05/24/10 그림같은 남아공 남부 해안 도로의 모습과 스텔렌보쉬의 와인밭

스코틀랜드 이후 오랜만에 B&B에서 먹는 아침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침에 처음 보게 된 주인 아줌마는 반갑게 우릴 맞아주셨고, 아침메뉴로 원하는 것을 물었다. 오랜만에 보는 과일 샐러드부터 무엇보다 빨간콩, 버섯 볶음 까지 맛 있었다. 커피도 프렌치 프레스로 내주고 큰 jar에 들어 있는 각종 쥬스들까지..수영장과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너무나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왜 이곳을 하루만 잡았을까, 하루만 더 여유롭게 있으며 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을 만큼 나이스나도 아름답고 Augusta Bay 게스트하우스도 끝내줬다. 
원래는 오늘 나가는 길에 굴 양식장 들러 굴 좀 더 먹고 가고 싶었는데, 시간을 계산해보니 오늘 가는 길이도 생각보다 오래 걸릴것 같아 그냥 10시쯤 나서 도로에 올랐다.

오늘의 행선지는 Stellenbosch. 스텔렌보쉬는 남아공 와인의 가장 중심지역이었다. 케이프 타운에 내일 아침에 차를 리턴해야 해서 가까이 가서 자던 시내 가서 자던 해야했는데, 스텔렌보쉬가 한시간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 다음날 케이프 타운으로 가기도 편하고, 왠지 와인밭에서 잔다는 낭만도 있어 이곳으로 정했다. 여기에는 남아공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도 있고 관심가는 숙소가 몇군데 있었는데 와인밭에서 직접 운영하는 한 B&B로 예약을 해놨다.

나이스나에서 출발하여 바다를 끼고 달리는 N2 고속도로의 풍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어제보다 훨씬 아름다운 길이 펼쳐지는게 왜 이쪽 경치가 남아공의 최고 관광포인트인지는 듣지 않아도 알것 같았다. 특히 차를 멈춰 세울 수 있는 viewpoint가 있는 곳은 절경이 따로 없어 갈 길 바쁜 우리도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차에서 내려 경치에 감탄하고 있는 가운데 바다 한가운데 머리같은게 보여 그게 뭔지 옆에서 구경하던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물개라고 했다. 스코트랜드 오크니에서만 봤던 물개를 여기서도 볼수 있는게 신기하고 그때와 같이 머리밖에 못 보는게 살짝 아쉬웠다.

남아공은 우리가 가 본 나라들 중에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경치가 넘쳐 흐르는 곳이었지만 그만큼 살짝 무서운 슬럼이라 할 수 있는 타운쉽들도 있었으니, 조금만 큰 도시를 지나가기 전에는 어김없이 나타났다. Mossel Bay라는 도시를 지나가기 전 타운쉽은 상당히 가까이 있고, 고속도로가 약간 국도처럼 변해 지나가는 곳이었는데 수많은 흑인들이 돈을 꺼내 보이며 히치하이크를 시도하는게 못 태워주는게 살짝 미안하기도 하고 살짝 무섭기도 하며 만감이 교차했다.

나이스나에서 스텔렌보쉬까지는 500키로 가까이 되어 6시간 넘게 걸려 점심도 거르고 주유소에서 산 과자로 때우며 부랴부랴 갔다. 남아공에서는 원래 해 떨어지기 전에 목적지에 들어가려는 목표도 있었고, 게다가 여긴 체크인 할 수 있는 시간이 오후 6시 이전으로 정해져 있어 그 시간에 맞춰 간신히 도착했다. 고속도로에서 내려 30분 정도 더 달려 스텔렌보쉬로 들어서자 마자 사방에 와인 밭으로 둘러 싸인게 역시 세계적인 와인 동네에 온 느낌이 났다. 가다보니 Spier라는 우리가 6000천원 주고 사서 아도 공원에서 캠핑할때 너무나 감명 깊게 마셨던 와인 농장도 보였는데 알고보니 Spier는 남아공에서 손 꼽힐 정도로 엄청 큰 농장이었다.

우리가 자는 와인 밭은 Lovane이라는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지는 몇년 안되는 곳이었는데 그만큼 밭도 이쪽 기준에서는 소박해 보였다. B&B 사무를 보는 언니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줬고, 우리가 예약해 놓은 방으로 안내했다. 우린 이곳에서 가장 싼 방인 장애인 전용 객실을 예약했는데, 일반 객실을 화장실을 장애인이 사용하기 더 쉽도록 좀 크게 하고 대신 방을 그만큼 좁게 한 방으로 출입이 쉽도록 1층 주차장에 바로 붙어 있었다. 방 좁은 것은 상관이 없는데 주차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그래도 와인밭에서 자는데 조금 너무하다 싶어, 방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얼마인지를 물어보러 언니한테 갔다.
언니는 딱 정가 가격차이만큼 얘기를 하길래 살짝 DC를 부탁했더니 완전 쿨하게 그냥 같은 값으로 위층에 전망 좋은 객실로 올려줬다. 방도 마음에 들고 무선 인터넷도 있다는 것이 좋았지만 결정적으로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어제 나이스나에 이어 여기 스텔렌보쉬도 정전이라는 것을 보니 남아공이 아무리 아프리카에서 잘 산다 해도 기본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게 많아 보였다. 대략 6시반쯤 들어온다고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 7시가 되어도 전기는 아직이어서 저녁이나 스텔렌보쉬 시내로 먹으러 나가려 했다. 하지만 6시간 넘게 차를 타고 온 달룡이는 가벼운 몸살 증상이 있었다. 원래 건강한 체질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케냐 이후로 좀 골골한 것 같았다. 어쩔수 없이 나 혼자 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 테이크 아웃 해올 레스토랑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수동을 운전하며 내비로 마땅한 식당을 찾는게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곳은 약간 고풍스러우며 관광 도시같은게 간단한 테이크 아웃은 보이지 않았고 우리 내비에 들어있던 맥도날드는 가보니 틀린 정보였다. 결국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전기가 들어오길 기다려 9시가 되서야 뽀글이 하나 먹고 잘 수 있었다.

Knysna의 Augusta Bay에서 아름다운 아침 식사



계란, 그릴트 토마토와 머쉬룸, 빨간콩까지 완벽한 영국식 아침식사. 미국은 살짝 다른데 남아공은 영국식과 진짜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정말 호텔 부럽지 않은 5성급 B&B의 경치와 위용


하루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스텔렌보쉬로 출발


Wilderness를 지날 때 정도의 바다 모습. 말이 필요없다


이번에도 머리만 목격한 물개


남아공의 가장 중요한 남해안 고속도로 바로 옆인데도 너무나 평안해 보이는 바닷가 집


그리고 바로 비교되는 타운쉽의 알록달록한 가건물들


남아공의 주유소는 카드도 잘 받고 가격도 왠만하고 편했다. 기름 넣고 점심 대신 할 과자를 사서 다시 출발


마구 달려 해 지기 전에 도착한 스텔렌보쉬

여기가 우리가 오늘 자고 갈 Lovane 농장


우리와 기후가 뒤바뀐 남아공은 5월인 지금 이미 포도 추수는 끝났다


심플하지만 단아한 객실


미니바에는 자신들의 와인을 판매도 하고 있었다.


노을지는 아름다운 와인밭


추수는 끝났지만 몇톨 남아있는 포도가 반가웠다. 이래저래 한번도 제철에 와인밭은 못 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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