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3/10 샴와리 오전 사파리. 치타를 보다 (1/2)

어제 밤 늦게 잠이 들어 피곤했지만 알람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 아침을 먹으러 갔다. 사실 새벽에 아침 먹고 사파리 를 한번 더 하는 것과, 비싼 방에서 그만큼 시간을 더 보내는 것 중에 무엇이 더 값어치를 하는 건지는 애매하지만 어제 못 본 동물도 많고 언제 또 사파리를 해 보겠냐는 마음으로 아침 사파리에 나섰다. 아침은 다시 다섯가지 정도의 선택이 있었는데 역시 어제 저녁 부페보다 맛있었다. 우리 팀은 렌져까지 7명이 모두 다 나왔는데 가뜩이나 네명밖에 안 되던 또 다른 팀은 어젯밤 과음으로 렌져까지 셋이서 단촐히 출발을 하고 우리도 아침을 먹고 사파리를 나섰나. 아침에는 꽤 추울거라며 옷을 많이 입고 오라 했지만 긴팔이라곤 얇은 후디 하나 말고는 아무것도 남김 없이 모두 영국에서 부쳤기 땜에 난 어차피 단벌이었는데 새벽 공기는 정말 추웠다. 어제 맨 앞 자리에 탔었으니 우리가 오늘은 양보해서 맨 뒤에 앉았는데 끝이라 바람이 더 부는 것인지... 그나마 스캇이 담요를 꺼내줘 동사는 막을수 있었다.

어제 오후 고생에도 불구하고 많은 동물은 보지 못했던 반면, 오늘은 아침이라 그런지 스캇의 계략인지 더욱 많은 동물들을 볼 수 있었는데 희안한 원숭이, 하마, 얼룩말 등 어제 못 본 애들도 많이 보고 특히나 엄마코뿔소 옆에 딱 붙은아기 코뿔소가 너무나 귀여웠다. 게다가 코뿔소가 대변보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감의 장면도 포착할 수 있었다. 코뿔소가 많이 부끄러웠는지 갑자기 우리 차를 공격해 살짝 무섭기도 했으나 스캇이 소리를 지르며 위협하는 행동을 하니 이내 멈춰 가벼운 에피소드로 끝날 수 있었다.
사실 많은 종류의 동물을 몇 분 이동하며 계속 볼 수 있으니 어딘지 모르게 동물원 같은 느낌도 없잖았는데 이런 야수같은 모습을 보니 오히려 반가웠다.

거의 세시간을 돌고 돌아오는 길에 오래된 나무라고 철조망까지 쳐서 보호를 하는 한 나무 옆에서 치타를 발견했다. 맨날 늘어져 있는 게으른 사자 말고 여우나 치타 표범등은 개체수도 적고 워낙 날쌔 보기가 힘들다고 들었는데 무려 치타가 나무를 올라타는 장면을 포착할 수 있었다. 스캇은 바로 무전을 쳐서 이 곳에 치타가 있음을 알리고, 한번도 열지 않던 글러브 컴파트먼트에서 텔레스코픽 렌즈가 달린 프로장비 같은 자신의 카메라까지 꺼내 드는걸 보니 매일 보는 장면은 아닌가 싶었다. 치타는 휙 나무에 올라 잠깐 앉아 있더니 우리를 의식했는지 이내 내려와 어디론가 사라졌고. 스캇은 총을 꺼내 들고 우리보고 차에서 내려 따라오라고 했다.
마치 보이스카웃 탐험 가듯이 우린 한줄로 조용하고 신속하게 스캇의 뒤를 따라 치타를 찾으러 갔다. 치타는 멀지 않은 곳에 덩굴 속에 숨어 있었는데 우리가 쪽수가 많아서인지 위협행동은 하지 않고 서로 쳐다만 보다 사라져 우리도 돌아왔다.
우린 왠지 대단한 것을 본 것 같아 모두 엄청 기빼했으니 스캇의 봉사료로 적립되었으리라.

앞서 말한 동물 외에도 기린, 버팔로, 산양등 이쪽 아프리카에서 볼수 있는 동물은 거의 다 본 듯 했는데 하필 코끼리만 볼 수가 없었다. 스캇 말로는 얼마전부터 이쪽에서 코끼리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 하더니 진짜였다. 우린 덕분에 엊그제 다녀온 아도 코끼리 공원이 더욱 값졌다. 샴와리는 땅은 사유지 이지만 사방이 막혀 있는 커다란 울타리 같은 구조가 아니라 동물들이 자유롭게 오갈수 있도록 되어있어서 이렇게 보기 힘든 동물도 있는가 하면 없던 동물이 오기도 한다고 한다.

오전 사파리에서 돌아오니 벌써 11시가 되었고, 슬슬 체크아웃을 해야했다. 우린 방으로 돌아가 잠깐 쉬고 씻고 오늘 가야 할 길이 짧지 않은지라 남아공에서는 우선 해 떨어지기 전에만 움직이려는 계획때문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 곳을 떠나야 했다. 네덜란드 커플과 우리는 모두 완전 휴양이 아닌 장기 여행의 성격이라 그런지 이 럭셔리하고 고급스런 시설을 하루 맛만 보고 체크아웃을 하고 멕시코 부부는 하루 더 있다 간다고 했다. 사실 엊그제 갔던 아도와 비교해보면 샴와리가 열배 넘게 비싼 만큼 좋다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번쯤은 경험해 보면 매우 색다르고 즐거운 곳 같다.  그래도 아부다비의 에미레이츠 팔레스 호텔이나 인도 우다이푸르의 타즈 레이크 팔레스같은 살짝 거만한 서비스가 아닌 매우 친절하고 음식도 맛 있고, 사파리도 즐거웠다. 특히 거의 전담 선생님같은 렌저의 역할이 단지 차를 태워주고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밥도 같이 먹고 샴페인도 마시며 분위기도 띄워주고 일정도 조절해주는 담당 컨시어지같은 부분까지 다양하고 가까운 서비스를 하는 점은 매우 좋았다. 우린 케냐의 사파리 대신 어제와 오늘의 일정을 선택하길 잘 한것 같아 왠지 뿌듯한 마음을 뒤로하고 오늘의 목적지 Knysna (나이스나)를 향해 출발했다.

우리가 타고 다니던 사파리용으로 개조된 랜드 크루저


맛있었던 아침식사

사바나..는 아니지만 어쨋건 아프리카 자연에서 맞는 두번째 아침

머리를 민 스캇은 추운지 비니를 쓰셨다

여기저기서 가장 흔하게 볼수 있던 멧돼지

엄청 희귀한 새라고 하던데.. 난 새는 치킨밖에 몰라서 ㅋ

물속에 들어가 코만 내놓고 있는 하마

필기류로 잘 알려진 얼룩말 ㅋ

오릭스였나? 암튼 날쌔서 휙 가버렸다

우리에게 그만 부끄러운 모습을 들켜버린 코뿔소

미국의 버팔로나 스리랑카의 버팔로와는 다르게 머리에 갓을 쓰고 있는 아프리카 버팔로

완전 깜찍한 애기 코뿔소 한살도 안되었다고 한다

밥으로 거의 진공청소기처럼 풀을 일자로 걸어가며 흡입하듯 먹어치운다.

야 저기봐라 하는 순간 저 멀리 가는 하이예나

오랜만에 차에서 내려 간단히 갖는 티타임

기린을 쉽게 보지 못 했는데 멀리서나마 이제야 봤다

그리고 우리 사파리의 하이라이트,치타

휙 나무 위로 뛰어오르는 치타

스캇의 오더에 따라 조용히 치타에게 다가가는 우리들

그 어떤 동물도 자연속에 섞여있으면 쉽게 눈에 띄지를 않는 것이 놀라웠다.

숙소로 돌아오니 곧 떠날 건데도 방을 정리해놓았다.
떠나기 전 아쉬운 마음에 미니바에 있던 맥주도 두캔 마시고 마지막으로 방도 찍고

야생 동물들에게 울타리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를 보여주듯 나오는 길에 펜스에 있던 많은 동물을 볼 수 있었다

그 보기 어렵던 기린은 다 여기 있었구나

우리를 따라 오던 네덜란드 커플의 차량을 뒤로 하고 우린 나이스나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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