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1/10 Addo 코끼리 국립공원에서 내 차타고 하는 사파리 + 꿈같은 캠핑

우리 남아공 여행의 초반 일정은 케냐에서 기적적으로 예약 하게 된 내일 갈 리조트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오늘은 그쪽으로 이동하는 김에 가는 길에 저렴히 국립공원서 자기로 했다. 그래서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을 해서 렌트카를 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길. 호텔에서 불러주는 택시는 당연 더 비쌀 것 같아 일반 택시를 타고 싶었지만 길에서 쉽게 잡을 수 있는 아닌지라 택시를 불러 달라고 부탁을 해 두었다. 잠시 후 도착한 차는 벤츠에서 나온 Vito라는 마치 VW의 Caddy같은 mpv였는데 여기나 남미 같은 나라만 나가는 모델이 아닌가 싶었다. 암튼 그래도 벤츠가 오니 요금이 비쌀까 떨고 있었지만 심지어 처음 공항에서 올 때 보다 10랜드 싸게 나와 기분좋게 팁도 줄 수 있었다.

우리가 렌트 하기로 한 회사는 유럽에서 많이 보던 Europcar로 우리의 일정은 오늘 차를 빌려 국립공원과 사립공원 각 1군데씩을 들러 다시 중간에 하루 자면서 케이프타운까지 이틀에 걸쳐 올라가는 것이었다. One way rental인 것을 감안하면 4박5일 렌트 비용으로 약 1500랜드로 약 23만원인게 상당히 저렴했다. 남아공이 대중교통은 비행기 말고 좀 치안이 걱정이 되었고, 특히 타고 내리는 터미널도 당연 좋은 동네에 있을리가 없는지라 편리함을 제외하고라도 비용이나 안전적인 면에서도 매우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렌트카를 하려니 문제가 생겼는데 바로 내 신용카드였다. 파리에서 소매치기 당한 후 한장을 임시 카드(응급카드)로 발급받아 잘 쓰고 있었는데 이 카드는 일반 카드와 모두 같지만 뒷면에 3자리 숫자인 CVV 코드가 없었다. 그런데 이 코드가 온라인 주문할 때만 보통 사용되는데 이곳에서는 렌트카 할 때도 꼭 필요하다고 했다.
불행중 다행으로 남아공은 영어를 쓰는 나라라서 그동안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볼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자기네들도 해 줄수 있는게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지금 차를 렌트 못하면 예약해놓은 숙박 일정도 모두 어긋나고 골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고민끝에 영국에서 썼던 방법을 생각해내, 달룡이 이름으로는 정상 신용카드가 있으니 이 카드로 긁을수는 없냐고 했더니 자기네끼리 한참논의를 하더니 그러면 달룡이를 국제면허 없이도 2nd 드라이버로 등록을 해 줄테니 그러면 가능하다고 해 3만원을 더 내고 가까스로 문제를 해결했다.
어쨋건 우린 차를 빌려 출발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출혈이 조금 더 있었지만 되었다.

우리가 빌린 가장 저렴한 차는 기아 모닝으로 창문까지 수동인 깡통이었지만 문 잠그는것은 자동인 차였다. 파워 핸들이 아니라 매우 뻑뻑하고 오랜만에 그것도 우핸들에 스틱이지만 마지막에 했던 곳이 비교적 최근인 영국, 아일랜드라 그런지 전혀 헤매지 않고 바로 안정적으로 운전을 할 수 있었다. 차도 있겠다 우핸들 스틱 운전도 거뜬하겠다 엑스페리아에 깔아놓은 내비켜고 기분좋게 출발을 했다. 우리가 오늘 가는 Addo Elephant Park는 이름답게 코끼리가 많은 국립 공원이었다. 포트 엘리자베스에서는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라 거리가 가까워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오늘 저녁 공원에서 자면서 해먹을 장도 봐서 여유롭게 출발을 했다. 도중에 남아공에서는 Township이라 불리우는 녹색 핑크색 같은 원색으로 칠해진 슬럼가를 지날때는 살짝 무서웠지만 다행히 신호등에 섰을 때 갑자기 누가 다가온다거나 하는 위협같은 것은 없었다.

포트 엘리자베스 지나고 교외에 있는 타운십 지나니 정말 아득히 평야만 보이는 길이 이어졌다. 문득 이런데서 차 펑크라도 나면 정말 무섭겠다 싶을 정도로 주변에는 주유소 하나 없었다. 그런 길을 40분 더 달리고 나니 아도 국립공원 입구가 나타났다. 우리의 예약사실을 확인하고 빌리지로 안내해줘 도착한 캠프 안내소에서는 간단한 확인 후 방 키와 우리 방이 있는 곳을 표시한 지도 그리고 공원 전체 지도등 여러 안내지를 줬다. 아도 공원내에는 RV캠핑장은 기본으로 텐트부터 호텔 같은 통나무집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린 내일 비싼 숙소가 예약되어 있는지라 오늘 하루는 무조건 싸게 하루를 난다는 생각으로 가장 저렴한 텐트를 예약해 두었다

우리는 숙박비 375 랜드+국립공원 입장료 130랜드씩 토탈 635랜드로 방값만 보면 5만원 정도밖에 안되는 셈이라 당연 시설은 제발 깨끗하지만을 바라는 정도였는데 도착한 텐트는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멋졌다. 우거진 나무사이로 덩쿨로 된 담이 옆 집과 각각 별채로 독립적인 구조에 앞에는 짐승들이 물을 먹고 갈수도 있는 웅덩이가 펼쳐져 있고 거기를 바라보는 패티오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분위기 있게 세팅 되어 있었다. 텐트에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말이 텐트지, 천으로 만들었을 뿐 나무로 된 바닥에 옷장, 스탠드, 사이드테이블 같은 가구에 추울 수 있는 밤을 위해 전기 라디에타와 큼지막한 냉장고까지 준비되어 있는게 완전 끝내줬다. 여기는 가장 싼 숙소로 샤워실이 있는 화장실과 부엌은 공용이라는데 privacy 좋아하는 서양애들이니 화장실이야 들어가면 개별로 깨끗하게 관리되는 것은 기본일 수도 있는데 부엌은 무려 각각 텐트마다 캐비넷이 정해져 있어 그 위에는 내 쿡탑이 있고 캐비넷을 열면 그릇, 프라이팬, 냄비와 소형가전 등 취사에 필요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거기에 텐트 옆 아늑한 곳에 바베큐 그릴까지 준비되어 있으니 정말 필요한 것은 내가 먹을 음식뿐이었다. 다만 그릴에 기름때가 많이 껴서 그것만 나중에 빌리지내 마트에서 큰 맘먹고 7천원 내고 사왔다.

암튼 우린 짐을 내려놓고 그 길로 바로 우리 차를 타고 하는 사파리를 나섰다. 내 차를 직접 운전하고 하는 사파리야 말로 어떻게 보면 남아공 사파리가 그 외 아프리카의 사파리와 가장 다른 면이 아닐까 싶다. 좋게 보면 그만큼 안전 하도록 시스템이 갖춰 지고 운영 되고 있는 것이었고 나쁘게 보자면 그만큼 완전 자연에서는 살짝 거리가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일반인은 아무래도 지도 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사파리 입구에서는 원하면 저렴한 가격에 ranger를 태우고 그사람이 가라는 안내에 따라서도 다닐 수도 있으니 길치라 해도 문제가 없겠으나 그런거에 돈 쓰기 싫어하는 우린 당연 우리끼리 나섰다.

공원 지도를 보면 포장 도로, 그리고 비포장 도로도 잘 표시 되어 있고 길이 미로처럼 복잡하지 않아 길 잃을 걱정은 별로 없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푯말도 잘 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동물이 잘 출몰되는 곳들은 우리가 들어온 빌리지쪽에서 가까운 쪽에 많다고 하니 깊게 안 들어가도 동물은 꽤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길을 따라 행여나 동물들이 놀라지 않도록 속도제한인 40키로보다 한 참 아래로 운전을 하며 양 옆을 살폈다. 자연 보호색이라는게 참 대단한지라 아무것도 없는 숲 같은데도 잘 보면 사슴같은 임팔라들이 숨어있고 짐승 하나를 볼때마다 우린 놀라움에 빠질 만큼 모든 것이 신기했다. 도로 옆으로 펜스도 울타리도 없고 그 길로 동물이 지나가기도 하고 내가 가면 옆에 서 있기도 한다는게 너무나 놀라웠다. 차들을 하도 많이 봐서 차는 봐도 안 놀라는데 그래도 야생이라 갑자기 사람이 내리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어 차에서 내리는 것은 내려도 좋다는 사인이 있는 뷰포인트를 제외하면 절대 금지였다. 처음에는 임팔라나 쿠두같은 개체수가 많은 사슴과도 보기도 어렵더니 조금 다니다보니 타조, 맷돼지 같은 짐슬들부터 육지 거북이, 소똥구리 같은 조금 더 희귀한 놈들까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코끼리 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만큼 코끼리들을 떼지어 볼수 있었는데 스리랑카에서 자주보던 인도쪽 코끼리와는 다른 각진 귀가 매력적이었다.
공원은 17만 헥타르로 웨일즈 땅의 1/4이라더니 꽤 넓구나 싶었는데 다녀보니 정말 커서 몇시간을 다녀도 사이즈로 보면 한참 남았다.  남아공에서도 3번째로 크긴 하나 가장 큰 크루거에 비하면 턱없는 사이즈라고 한다. 어쨋건 우리 능력으로는 볼 만큼 보고 내일 새벽에 나와 물 먹는 사자라도 한번 찾아보자며 완전 들뜬 마음으로 우리의 텐트로 돌아와 조금 휴식을 취하며 저녁준비에 들어갔다.

아까 슈퍼에서 맛있어 보이는 남아공의 소고기 돼지고기를 마음껏 담아 밥까지 해서 진수성찬을 먹을 생각에 침이 꼴깍 넘어갔지만 새로운 챌린지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슈퍼에서 사온 charcoal은 아무 처리가 안되어 있는 차콜이었는데 그외에 불을 지필 만한 도구라고는 성냥밖에 준비를 안 했던 것 이었다. 근처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등을 모아 차콜 몇개 던져 놓고 불을 붙이려 하나 불이 붙을리가 있겠는가. 미국에선 딴 거 없어도 기름으로 물총같이 쏴놓고 성냥 하나 던져 놓으면 쉽게 붙었었는데 너무 오랜만이라 그 생각을 못 했었다. 결국 몇번의 시도끝에도 실패하고 옆 텐트에 도움을 요청하러 갔다. 마음씨 좋은 우리 이웃은 불 붙이는 용도의 고체 연료를 몇 덩어리나 떼어줘서 그걸 아래에 놓고 불을 지피니 드디어 불이 활활 타기 시작했다.
연기가 걷히고 그 위에 비로소 고기를 굽기 시작하고 달룡이는 공동 부엌 가서 밥 하면서 양파도 볶아 오고.. 우리가 사온 삼겹살, 갈비살, 립아이 모두 어쩜 그리 질이 좋은지 완전 꿀맛이었다. 정말 이 대단한 남아공의 대자연에서 해먹는 삼겹살은 맛이 좋구나! 거기에 40랜드짜리 저렴한 남아공 와인마저 너무 잘 어울려 장장 4시간에 걸쳐 밥을 먹으며 바라보는 하늘의 무수한 별은 요르단의 와디럼에서 보던 밤하늘 이후로 가장 아름다웠다.

 

 

공항까지 탄 택시의 번호판 가운데 있는 코끼리가 이국적이다



트렁크가 작아 우리 러기지 한개는 뒷자리에 실어야 했던 우리 모닝



드디어 출발!


지나가다 좋아 보이는 동네가 보이길래 슈퍼를 들르기 위해 잠시 정차


슈퍼 브랜드는 독일쪽에서 많이 봤던 SPAR였다. 여기서 차콜 살때 스타터도 생각을 했는데.. 결국 개고생했다


아프리카라고는 전혀 생각이 안 드는 남아공의 슈퍼


하지만 주차장에는 경비도 있고


펜스도 쳐져 있었다.


고속도로 옆에 서서 히치하이크를 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걸어가는 사람들


남아공의 슬럼가 Township


타운쉽을 지나니 드넓은 평야가 나왔다


아직 공원 입구도 아니지만 얼룩말이 뛰어놀고 있다.


도착한 아도 코끼리 공원


공원내에는 3군데의 캠프사이트가 있고 그중 우리가 있는 곳이 메인으로 다양한 종류의 숙소 형태가 있었다.우린 맨 아래 ^
표시로 된 텐트들 중 가운데 집 당첨




영화에 나올법한 물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만의 패티오

위만 열어 환기도 할 수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완전 호텔급 막사


청결은 기본, 라디에터부터 냉장고까지 뭐 하나 아쉬운게 없는 시설


놀라움의 연속인 공동 부엌


체크인할때 받은 부엌키로 캐비넷을 열면.. 식기 조리기구는 물론 와인잔, 토스터 커피메이커까지 준비되어있다.


텐트 투어를 마치고 사파리 출발! 지도에는 이곳에서 볼수 있는 모든 짐승과 새들의 체크리스트도 준비되어 있다.


지도에서 보다시피 다행히 동물들은 캠프에서 가까운 북쪽에서 주로 출몰한다


소똥구리 한마리라도 다치지 않도록 미친듯한 서행은 기본


슬슬 쿠두, 임팔라 같은 사슴류부터 보인다


사자를 볼 수 있는 곳이라 하여 기대하고 왔건만 앙상한 짐승뼈만 남아있던 저수지




어쩌면 오늘 본 것중 가장 희귀한 놈인것 같은 육지 거북이


그리고 코끼리 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코끼리떼

하지만 임팔라나 쿠두 공원이라도 했어도 되었을듯 ㅋ


공원의 대부분의 길은 좀더 자연친화적인 비포장 도로인데 다니는데 문제가 있을만한 곳은 없었다


우리가 바로 옆에 지나가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밥을 먹고 있는 코끼리

너도 참 주름이 많구나..


공원 저멀리까지 내려다볼수 있는 뷰포인트 그리고 사자조심 사인 ㅋ




오늘의 사파리를 마치고 다시 캠프로


이제 중요한 것은 저녁준비, 하지만 불이 안 붙는다!


옆집 청년의 도움으로 간신히 저녁을 먹을수 있던 아름다운 밤


가격대비 매우 맛이 좋아 놀랬던 5천원짜리 와인


역시 우리 입맛에서는 집만 나오면 삽겹살이 ㅋㅋㅋ


그리고 무엇보다 정성스럽게 완성시킨 립아이 스테이크


가장 완벽하게 구워냈다!



우리 렌즈와 우리 기술로는 표현할수 없던 너무나 아름답던 아프리카의 밤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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