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9 바알신의 신전 Baalbek

성경에 보면 이단신의 표본으로 나오는 바알. 어렸을때부터 주입식으로 들어온 잘못된 종교의 상징이었던 바알이라는 신을 모시던 신전이 있던 곳이 바알벡이라는 곳이 오늘 우리의 하이라이트이다.
오랜만에 부페로 제대로 된 아침을 먹을수 있을것이란 기대감에 피곤한 몸을 무릅쓰고 벌떡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갔지만, 아침은 부페이긴하나 오믈렛 하나 없는 평범한 조식이었다. 뭐 그래도 부페로 마음껏 먹을수 있으니 배급철판에 주는 것보다는 나았다. 오늘 밤 호텔을 예약 안 한 관계로 이것저것 찾아보았으나 위치나 가격이 마땅한게 없었다. Sidon이라는 아랫쪽 유적/휴양지 바닷가 호텔을 가려 했으나 방은 텅텅 비었지만 할인은 못 해주겠다는 말에 마음이 돌아섰고 기왕 이렇게 된거 돌아다니다가 호텔이나 모텔이 보이면 들어가보자 생각하고 짐을 챙겨 나와 체크아웃을 했다.

앞서 말한 오늘 우리의 하이라이트인 바알벡을 향하여 출발을 했다. 바알벡은 잘레부터 40분정도 떨어져 있었다. 꽤나 도시일줄 알았던 바알벡은 유적과 inn수준의 호텔 몇개말고는 매우 작은 동네였다. 차를 세우고 입장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꽤 센데 달러는 안 받는다고 적혀 있었다. ATM에서 돈을 찾아도 달러와 리라중 선택해 찾을수 있고 카드를 긁어도 달러와 리라중 선택해 긁을수 있는 달러 천국인 레바논에서 달러를 안 받는다니.. 수중에 레바논리라는 얼마 갖고 있지 않아 혹시나 하고 카운터에 물어봤더니 환하게 웃으며 받는다. 아마도 자체 환전을 거쳐 살짝 이익을 낼것 같은데 뭐 통상 사용되는 환율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그냥 내고 들어갔다.
바알벡이라는 도시 이름이 바알한테서 왔고 워낙 어렸을때부터 많이 들어본 pagan 신중 하나였기 떄문에 그때 유적을 볼수 있을까 기대를 했으나, 바알벡 유적은 로마시절의 유적이었다. 그동안 꽤 많은 로마 유적을 봐왔고 살짝 지겨웠지만 그래도 바알벡 유적이 그동안 보아온 로마 유적중 가장 마음에 들 정도로 잘 남아있고 꽤나 웅장했다.  요르단 제라시의 유적도 꽤 잘 남아있지만 그곳은 살짝 일반 적인 도시의 모습만 넓게 퍼져 있고 큰 건물이 그닥 없는데 이곳은 상당한 규모의 건물들이 남아 있었다. 특히나  앞만 남아있는 신전이라든가 내부까지 꽤나 남아있는 신전등은 그리스에 갈 이유가 없을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멋졌다. 로마시절에는 헬리오폴리스라는 이름이었다고 하는데, 그당시에도 상당한 규모의 신전타운이었던듯 하다.

한것도 별로 없는데 열두시쯤 체크아웃을 하고 바알벡 구경을 마치고 다시 베이루트 방향으로 돌아오다 보니 벌써 해가 어둑어둑 지고 있었다. 하지만 모텔은 처음에 잘레 근처에서 한개 보고 그 이후로는 길거리에 딱히 보이지 않아 오다보니 거의 베이루트에 다 와가고 있었다. 다행히도 베이루트까지 한 20분 남겨두고 꽤 큰 규모의 호텔이 보이길래 가격을 알아보러 나 혼자 들어가봤다. 이미 주차장에는 차가 거의 없어보여 방은 있을듯 했으나 역시 관건은 가격이었다.
문을 열고 리셉션으로 들어갔더니 혼자 빈둥빈둥 거리던 언니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오늘 방이 있느냐는 말에 우선 방부터 보라고 날 데리고 갔다. 보통 방부터 보여주는 곳은 객실이 꽤 괜찮은 편인데 역시 여기도 그랬다.
대단한것은 없지만 TV, 냉장고 등 기본은 모두 갖추고 있었고 방이 상당히 넓고 깨끗해 보였다. 가격을 물어보니 조식없이 120불이나 부르는데, 난 너무 비싸다고 깍아달라고 했더니 나보고 어디서 왔냐길래 한국에서 왔다니까, 멀리서 왔으니 특별히 80불까지 준다는 것을 웃으며 60불로 후려쳤다.  그가격엔 안된다며 70불에 주겠다는것을 서로 5불씩 양보해서 65불에 자게되었다. 다른 나라라면 꽤나 당연한 가격이겠지만 이나라에서 65불이면 상당히 싼 호텔가격이었다. 차에서 기다리던 달룡이도 호텔 수준에 매우 좋아했다. 조금 불만이라면 방이 좀 추웠는데 히터를 두개나 갖다줬고 그외에는 인터넷이 안된다는 것 정도였다. 뭐 그래도 가격대비 매우 좋은 곳에 왔으니 너무 좋았다.
호텔에서 조금 있다가 점심을 건너뛴 관계로 일찍 배가 고파 먹을것을 찾아 나갔다. 어제 오는 길에 여기보다 좀 더 베이루트 방향으로 가면 레스토랑들이 몇개 있었던것 같아 그쪽으로 우선 가봤는데 10분이 지나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 포기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오다 보니 맥도날드 사인이 보여 그쪽을 찾아가지 맥도날드 뿐 아니라 KFC, 도미노스까지 다 모여있는 꽤 큰 동네였다. 뭘 먹을까 하다가 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싼 먹거리인 도미노스를 갔는데 가격은 심지어 그 싸다는 함라 지점보다도 2000리라나 쌌다. Take out 으로 주문을 해놓고 준비되는 동안 근처 슈퍼에서 맥주와 음료수등을 사서 피자를 찾아 호텔로 돌아왔다.
역시 맛은 똑같이 없었지만 맥주도 있고, 어제와는 달리 크게 고생한게 없다는 것에 행복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 역시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다. 레바논은 중동에서 맥주도 쉽고 싸게 구할수 있어서 그 점은 참 좋았다.
오랜만에 보는 조식뷔페

중동에서 많이 보게 된 문으로 열고 들어가는 작은 엘리베이터


중동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긴 어렵지만 두바이와 레바논은 예외

방빼고는 모두 멋진 그랜드 호텔 카드리

Baalbek가는 길


바알벡


지하에 있던 지하무덤 박물관과 바알벡 출구에도 박물관같이 전시해 놓은 모습

상당히 아름다웠던 바알벡의 모스크

다시 베이루트로 돌아가는 안개자욱한 산길

우리를 구해준 Legend Hotel. 살짝 건축하다 부도나서 멈춘 모습이지만 객실은 넓고 깨끗하다
레바논에서 도미노피자보다 싼 음식은 없다. 수프림 미디움 한판이 64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