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0/10 MOMA박물관, 뉴욕의 악명높은 빈대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하루만 더 자고 내일은 시카고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맨하탄이야 사실 업타운을 제외해 버리면 사이즈가 상당히 컴팩트해서 호텔은 그때그때 가격에 따라 움직이게 되었는데 마지막 날은 priceline을 통해 예약했는데 W 호텔이 되어 가게 되었다. top secret 호텔과 hotwire의 가격들보다 조금 싸게 해서 offer를 넣었는데 고맙게도 받아주셨다. 맨하탄에만도 W호텔이 4개가 있었고, 그중 우리가 가는 곳은 뒤에 다른 타이틀이 붙지 않는 그냥 W Hotel New York이었다. 좋은 것은 호텔이 우리가 있던 Afinia Shelburne호텔과 같은 렉싱턴 애비뉴에 있었고 불과 몇블록 떨어져 있어 이사가 쉬웠다. 반면 객실은 W보다는 그 아랫급인 Aloft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맨하탄의 객실은 주로 작기는 하지만 여긴 일본 비즈니스 호텔의 세비 더블급으로 좁아 TV부터 책상등이 답답하게 들어있었다. 

뉴욕 마지막날 어디를 갈까 하다가 나선 곳은 MOMA. 매번 박물관 앞에 있는 샵만 가봤지 박물관 자체는 하도 비싸고 볼것 없다고 해서 나도 처음이었다. 사설 박물관이기 때문에 도네이션 조금 하고 싸게 들어가는 것도 안되어 간적이 없는데 현대카드를 보여주면 무료 입장이길래 어차피 공짜니 한번 가봤다. 모마를 찾아 5번가와 6번가 사이의 53rd st를 찾아갔더니 한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상에 엄청 긴 줄이 서 있는 것이었다. 족히 20명은 넘을듯한 줄이 신기해서 뭔 음식인가 하고 봤더니 gyros, halal등이 써 있는 것이 일종의 중동 음식으로 보여 우리도 호기심에 줄에 동참을 했다.

10분 넘게 줄을 선 후에 받아들은 음식은 중동식 밥에 닭고기 양고기가 들어가 있고 거기에 플랫브레드를 잘라 넣고 매콤한 맛과 크리미한 소스 두가지를 넣은 음식이었다. 가격도 6불 정도로 착하고 양도 많아 우리 둘이서 한개만으로도 먹을 정도라 인기가 많은듯 했다. 게다가 맛도 매콤한 소스와 기로스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양고기가 아주 맛 있었다. 음료수 하나 같이 집어 들면 근처 아무 빌딩앞에 대충 앉아 물가 비싼 맨하탄에서 팁에대한 부담 없이 먹을수 있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아주 훌륭한 식사였다. 한쪽에서는 마치 악마를 보는 듯 이슬람들을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면서 백인 흑인 중동인 동양인 할 것 없이 중동의 음식을 exotic한 음식이 아니라 매일 먹는 음식 중 하나로 편히 생각하는 모습이 어딘가 신기했다. 중동인들에 대한 선입견도 그들의 음식만큼 선입견, 편견 없이 받아들여 줄수 있으면 문제의 절반은 해결될듯.

생각치도 않게 밥을 맛있게 먹고 모마에 들어가 현대카드를 보여주니 대단한것이 카드당 한명 또는 두명 그런 식으로 인원에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몇장 필요하냐며 원하는 만큼 공짜 표를 주는듯 했다.  MOMA는 Museum of Modern Art의 약자아닌가, MOMA는 이름 그대로 그냥 현대 미술 박물관이었다. 조금은 괴이한 현대 미술 작품들부터 반고흐 같은 알만한 사람들 작품까지 있는 그냥 현대 미술관이지, MOMA store에 있는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리 기대는 무너졌다.  이래서 사람들이 그런것만 좋아하면 스토어만 보고 박물관은 스킵해도 된다는 것이었구나. 그래도 박물관 한켠에라도 그런 소품들만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으면 했지만 그런 곳은 없었다.

이날은 이것말고는 별로 한 게 없었다. 왜냐하면 달룡이가 거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가려움증에 시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며칠전부터 이미 가렵다고 했었는데 난 사실 어느정도는 엄살이겠거니 했었다. 그런데 이게 갈수록 물린 자국이 늘어가고 급기야 오늘 아침에 보니 몸 전체가 벌레에 물린듯 울긋불긋 해져 있었다. 구글에 'New York Bed'를 치면 가장 먼저 완성되는 단어가 Bed Bug일만큼 알고나니 뉴욕의 오래된 건물들에는 빈대가 미친듯한 골치거리였다.  잠복기간도 있다고 하니 이게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였는지 싶었지만, 달룡이의 가려움증이 조금이라도 시작되었던 날을 기초로 추리를 해보니 왠지 베이비페이스 본날 Atlantic City에서 잤던 곳이 가장 유력했다.

소위 베드버그(Bed Bug)라고 하면 빈대나 벼룩을 떠올릴 수 있는데, 빈대와 벼룩은 인터넷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생긴 것도 다르고 물린 후의 상태도 완전히 다르다. 여행다니며 이집트 등 몇 번 벼룩으로 의심되는 것을 물려보긴 했는데 가려움의 정도나, 범위, 기간등에 있어 완전 월등히 앞섰다. 이때만 해도 나는 상태가 거의 멀쩡해 같은 침대서 잤는데 어떻게 한사람만 물리냐며 살짝 의심했었다. 하지만 몇일 뒤 나도 똑같이 온몸이 모기물린듯 부풀어 올랐고, 미친듯이 가려워지기 시작했다. 긁어도 딱히 시원한 맛은 없고 더 가렵기만 한 거 같은 찜찜함은 정말 경험해본 것들중 최강이었다. 우선 약국에 가서 바르는 가려움증 완화제를 설명을 잘 읽고 제일 나아 보이는 놈으로 고르긴 했으나 한국 물린디같은 바를 때의 시원함은 적었다. 왠지 인체에 해로움의 기준때문에 덜 독하게 쓴 건 아닐까 하며 별 상상을 다하며 가려움증에 뉴욕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W Hotel New York의 로비. 여기는 그래도 W호텔 같았는데..


마치 누군가의 기숙사에 와 있는듯한 모든게 비좁은 W호텔 뉴욕의 객실
아부다비의 Aloft이후 오랜만에 보는 Bliss제품들


MOMA 반대편쪽 한 노점상에 길게 서 있는 줄

샤와르마의 변형인듯한 중동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마치 타코샐러드처럼 이것저것 넣고 비벼 먹게 되는 음식인데, 특히 매운 소스까지 넣었더니 우리 입에도 잘 맞았다

밥 다먹고 이제 공짜로 MOMA구경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들도 싫지는 않지만 쿨한 가젯들이 많아야 할것 같은 곳에 죄다 이런것뿐..

그외 가려움증에 시달리며 맨하탄의 여기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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