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0/10 Weskar Lodge에서 다음 일정 짜기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호텔을 3군데 예약하며 맨 마지막 가는 곳은 Weskar Lodge라는 곳이었다. 가격도 100불 정도로 어제의 거의 반 값이니 그저께부터 1박당 50%씩 내려간 셈이 되었다. 푸에르토 나탈레스 시내를 벗어나면 가장 시내 가까이 이 호텔이 있고, 그다음 2키로 정도 가면 레모타가 있고 또 거기서 2키로를 가면 알티플라니코가 있었다. 사실 내가 예약했던 호텔이 한줄로 쭉 있는 것을 알았다면 예약을 하지 않았을텐데 이놈의 시골 호텔은 주소로 호텔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객실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면 침실이 있고 거기서 또 문을 열면 한단 내려간 Den이라고 해야 할 만한 공간이 따로 있었다. 공간이 분리되어 뜻하지 않게 2중 구조가 된 객실은 짐을 풀기도 힘들만큼 비좁았는데 대신 매우 따뜻했다. 그리고 작은 책상이 있는 앞쪽 공간은 탁 트인 피요르드가 한눈에 들어와 사색에 잠겨 글 쓰기 좋을듯 했다.

뭐 여행을 다니며 내가 한 사색은 언제나 한가지. 다음일정 짜기다. 푼타 아레나스 내려올 때부터 잡아놓은 일정은 오늘까지일뿐, 그 뒤로는 크게 우슈아이아를 갈까 토레스 델 파이네를 갈까 고민이었다. 우슈아이아는 아르헨티나 쪽에 있는 도시로서 푼타아레나스보다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 남극을 빼고는 가장 최남단에 위치한 도시라 유명했다. 반면 토레스 델 파이네는 무식한 우리는 남미 올때까지 별로 들어본 적도 없지만 남미에서 가장 유명한 국립공원이라고 했다. 우슈아이아를 가려면 첫번째 문제가 교통비가 상당히 든다는 점으로 길이 나빠 이곳에서 시간도 꽤 걸렸다. 그리고 우리가 남극을 갈 것도 아닌데 이정도면 충분히 오지스럽지 않나라는 생각에 과연 우슈아이아 간다고 푸에르토 나탈레스와 푼타 아레나스와 특별히 다른 경치를 볼 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토레스 델 파이네는 무엇보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한시간정도만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가기가 용이했다. 하지만 겨울철은 비수기라 공원내에 숙소들도 거의 문을 닫고 공원내 갈 수 있는 곳도 한정적이며 무엇보다 우린 하이킹용 장비라고 할 것이 전혀 없는데 갈 수 있을까 싶었다.

양쪽에 대해 정보를 열심히 찾아보니 아무리 고민을 해 봐도 지금 여기서 더 교통비를 써서 우슈아이아를 간다고 해서 특별히 보고 싶은 것이 없었고 토레스 델 파이네는 비수기를 맞아 가장 저렴한 잠자리를 대신 호텔을 주고 있었다. 그래서 바로 시내에 있는 예약 사무소를 찾아갔다. 웨스카 롯지는 택시를 안타고 시내를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워 피요르드 옆으로 걸어갔다. 푸에르토 나탈레스 와서 며칠째 보는 피요르드 풍경이지만 다시 봐도 감탄이 나올만큼 아름다웠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숙박 예약은 Fantastico Sur이라는 여행사가 담당을 하고 있었는데 사무실은 가정집을 개조한 곳이었다. 다행히 우리가 가고 싶은 내일 모레 방이 있었고 우린 하룻밤에 인당 3만페소에 조식포함 예약을 할 수 있었다. 비수기 객실 가격이 250불-300불 정도 하니 절반 이상 싸졌다. 국립공원에서 하룻밤은 조금 짧은것 같아 2박으로 예약을 하고 토레스 델 파이네 가는 교통편을 예약하러 갔다.  이 교통편 역시 성수기라면 여러 회사에서 버스를 운행할텐데 지금은 비수기라 택시 말고는 한 회사밖에 선택이 없었다. 가격은 인당 17000 페소. 그것도 만약 가는 사람이 우리밖에 없으면 더 줘야 하는데 다행히 내일 모레는 가는 일행이 있어 싼 것이라고 했다. 암튼 필요한 예약을 모두 마치고 시내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관광도시답게 외식 물가도 비싸다. 원래는 웨스카에서 2박을 할 예정이었지만 비싼 돈 내고 이곳에서 내일 하루 더 잘 필요도 없고 내일 모레 아침에 버스 타러 가기만 어려울 것 같아 내일 하루를 취소를 했다. 사실 날짜 다되서 취소를 하는 것은 매우 안좋은 행동이었고 취소가 안된다 해도 할 말은 없지만 고맙고 미안하게도 취소를 해줬다.

시내를 벗어나 언덕위에 나란히 있는 호텔중 가장 시내에 가까운  Weskar Lodge 



방은 거실이라 할 수 있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상당히 좁게 느껴졌다

대신 창가쪽 한단 밑으로 거실같은 Den이 따로 있어 1장1단이 있다.

언덕 밑으로는 자쿠지도 준비되어 있다

평온한 시골길

푸에르토 나탈레스를 알리는 도시 상징 마스코트 동상

멀리서는 곰인줄 알았는데 개미핥기같은 희안한 동물이다

여행책은 푸에르토 나탈레스를 단지 토레스 델 파이네의 관문으로만 소개하지만 피요르드를 포함한 주변 환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곳이었다

사실 웨스카 대신 Indigo라는 이 호텔을 가보고 싶었는데 비수기를 맞이하여 문을 닫았다

성수기에는 세계에서 온 여행객으로 북적거리겠지만 한겨울의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길에서 사람을 찾기 어려울만큼 한가하다

시내에서 볼일 다보고 돌아오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