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5/10 아이슬란드 덕분에 아일랜드 공항에 발이 묶이다

우린 여느때같이 비행기를 타러 새벽에 셔틀버스를 타고 더블린 공항으로 향했다. 6시 25분 비행기니 우리가 공항에 가기 위해 일어난 시간은 새벽 3시40분. 4시 첫 차를 타고 공항까지 가서 체크인을 할때 까지만 해도 모든게 순조로왔다. 올때 큰 가방은 모두 런던의 민박집 2층으로 올라가는 층계아래 쌓아놓고 왔으니 짐도 부칠게 없고 짧았지만 아름답던 더블린을 회상하며 priority pass를 이용해 라운지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있었다. 아무것도 공짜로 안 주는 라이언에어니 라운지에서 음료수까지 챙겨 출발 30분전쯤 비행기를 타러 가는데, 우리 비행기가 delay로 모니터에 나왔다. 언제나 비행기나 다른 교통수단의 연착은 가장 짜증나는 일이다. 이미 라운지에서는 나와버렸는데 언제 출발할지도 모르는 비행기를 기다리러 게이트앞에 갔더니 우리가 탈 비행기와 몇몇 편들이 무더기로 취소되었다는 것 이었다.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어이가 없었지만 게이트에는 항공사 직원도 한명 없었고 공항 직원만이 한명 있었는데 자기도 취소된것 밖에 모르니 아래로 내려가서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설명대로 아래로 내려갔더니 baggage claim하는 곳이 나와 비행기 취소된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었지만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고 인파를 따라 옆으로 다시 올라갔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따라가고 있었기에 별 생각없이 간 길에는 다시 짐 검색을 하고 있었고 우린 liquid라고 라운지에서 가져온 음료수들을 모두 뺏기고 다시 들어간 곳은 아까 처음 왔던 게이트 근처였다. 똑바른 안내도 없는 이 상황에 짜증이 확 나서 아무 지나가던 직원들에게 물어봤지만 정확히 상황을 아는 사람도 없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는 사람도 없었다. 다시 아래로 내려가라는 말에 쳇바퀴 돌듯 다시 가서 이번에는 아까 갈라진 길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면서 두어번 confirm을 하고 걸어 이번에는 처음 check in하던 카운터들이 쭉 있는 곳으로 갔다.


이미 그곳은 난장판으로 인산인해였고, 항공사들마다 미친듯한 줄이 있었는데 그중 가장 긴 줄은 단연코 라이언에어였다. 처음에는 비행기가 연착이 된다길래 안개가 끼었나 했는데 그정도 문제가 아닌것 같았지만 그 누구도 확실히 아는 사람도 없고 우리를 도와줄 공항이나 항공사 직원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줄 근처에 서 있던 단 한명의 항공사 직원에게 어쨋건 다시 줄을 서서 비행 일정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황당한 얘기를 듣고 영문도 모른채 줄에 서 있기 시작했다. 줄은 놀이동산은 저리가라 꼬이고 꼬여 서 있었는데 두시간이나 서 있으며 보니 더 많은 비행기들이 취소 되기 시작했고 우린 거의 세시간을 서 있고서 무슨 일이 터진건지 알게 되었다. 
우리가 있던 아일랜드도 아닌 저 멀리 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을 해 거기서 나온 화산재 때문에 비행기가 전혀 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걸 공항내 방송으로 알려주면서 비행일정 리스케쥴은 인터넷으로도 가능하다며 무료로 wifi를 개방해줬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폭주덕분에 인터넷은 전혀 할수 없을 지경으로 홈페이지들은 5초에 한번씩 튕겨나갔다.


아침 6시 조금 넘어부터 서 있던 줄은 9시가 되었지만 여전히 계속되었다.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오고 우리 뒤로는 줄이 계속 늘고 있었다. 한시간은 더 서 있은 후에야 간신히 우리 차례가 돌아왔는데, 이미 지쳐 쓰러질것 같은 라이언에어 직원에겐 화도 낼수 없었다. 우리도 힘들지만 저사람인들 뭐가 좋겠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스러워보였다.  직원언니는 이미 오늘은 단 한대도 뜰수 없고 내일 오후나 되야 비행금지가 풀릴것 같다고 했다. 그것도 일찍 가는 표는 이미 없고 내일 밤 표만 있다고 했다. 그것도 우리가 온 스탠스테드 공항이 아니라 다른 저가 허브인 Luton공항으로만 있었다. 아까 헤매지 않고 잽싸게 왔다면 더 좋은 시간에 일찍 갈수 있는 게 있었을텐데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당장 오늘은 뭘 할까를 고민해보니 근처 공항 호텔은 이미 인파로 넘칠것이고 가격도 싸지 않을것 같았다. 여기서 시내까지는 일반 시내버스로 저렴하고 편히 갈수 있었고, 내일도 아침일찍 나와야 하는 게 아니니 시내로 돌아가 시간을 보내는게 가장 나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공항내 인터넷은 모두 불통이고 여기선 예약도 할수 없어 우린 무작정 다운타운으로 가는 시내버스에 몸을 실고 시내로 향했다.


이젠 익숙한 더블린 다운타운에 내려 가장 가까이 보이는 커피숍을 찾아봤다. 역시 무료로 인터넷을 쓰기엔 커피숍만한 곳이 없어 찾아보니 대학교 카페테리아 같은 곳이 하나 보였다. 들어가서 우선 무료 wifi가 있는지 확인 후 커피 한잔 시켜놓고 오늘 묵을 방 검색에 들어갔다. 다행히 시내 호텔들은 아직까진 사태 영향이 없어 그런지 여전히 저렴한 가격이었고 우린 다운타운에 있는 Blooms 호텔이란 곳을 40 유로에 예약을 하고 걸어 5분도 채 안 떨어진 그 곳으로 갔다. 이미 새벽 4시에 일어나 4시간이나 줄에 서 있는 전쟁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아직 오전 11시밖에 안된 놀라운 하루였다.
우리도 이젠 곧 쓰러질 것 같았지만 우리가 예약한지 10분밖에 안되었고 준비된 방이 없어 한시간정도 후에 오라기에 근처에 있는 백화점도 가고 간단하게 점심도 먹고 돌아왔더니 방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방은 그리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깨끗한게 마치 이비스 호텔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먼저 줘서 그런지 원래는 트리플용으로 침대도 하나 남았지만 언제나 좁은것보다는 넓은게 나았다.

Blooms호텔은 다운타운에서도 Temple Bar라는 유흥지역에 있었는데 템플바는 수많은 술집들이 다양하게 모여 있는 곳이었다. 호텔에서 충분히 휴식을 하고는 저녁도 먹을겸 템플바를 구경나갔는데 이곳을 못 보고 갔으면 더블린에 갔다 왔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문화의 중심이었다. 이곳을 안 가고 더블린을 떠나려고 했기에 우린 돌아오게 되었나보다 싶을 정도로 안보고 갔다면 아쉬울뻔 했다. 언제나 buffalo wing을 좋아하는 내가 갈 곳은 Elephant & Castle이란 곳으로 이미 정해져 있었다.ㅋ 더블린에서 가장 윙이 맛 있다는 찬사를 받는 집이니 당연한 선택이었다. 6시밖에 안된 시간인데도 이미 만원이라 이름을 남겨두고 40분 있다가 오라기에 독특한 분위기와 모습이 아름다운 템플바의 술집들을 구경하다가 시간맞춰 갔다.

메뉴는 매우 다양했지만 당연히 볼 것도 없이 윙을 하나 시키고 고민끝에 홍합을 시켰다. 맥주는 특이하게 기네스 같은 아일랜드 흑맥주가 없어 스코틀랜드의 ale을 시켰는데 맛은 당연 좋았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 나온 우리의 안주겸 저녁식사는 놀라울 정도로 맛 있었다. 윙이야 워낙 맛있다고 했으니 어쩌면 당연했는데 별 기대없이 시킨 홍합도 끝내줬다. 오늘 하루의 고생이 보상받는것 같은 놀라운 맛이었는데, 만약 내가 언제고 다시 아일랜드에 돌아온다면 그것은 바로 여기때문일거다.

호텔에 돌아와서는 계속해서 나오는 뉴스에 눈을 뗄수가 없었다. 결항하는 비행기가 아직도 계속 늘어나고 있었고, 우리의 내일 저녁 가는 비행기도 이미 취소되었다. 인터넷으로도 변경 가능하다는데 라이언 에어 홈페이지 자체가 거의 접속불가였고, 내일 아침 다시 공항에 가봐야 할듯 하다.


비록 우리 비행기는 이미 취소되었지만, 몇시간 후면 갈 줄 알던 순간. 하지만 cancelled 사인은 자꾸 늘어나고..


돌고 돌게 되어 있는 이미 끝이 안 보이는 줄

자꾸 늘어가는 취소 사인들

9시가 넘으니 이젠 뉴스에서도 사태에 대해 볼수 있었다

시내로 돌아와 그래도 백화점에서 하나 샀다고 좋아하는 달룡이

소박하지만 위치좋고 깨끗했던 호텔.

이제 tv에는 온통 이 뉴스만

색채 강하고 아름답던 템플바 거리

뭐하나 불만이 있을수 없는 Elephant & Castle

아직 밖은 어둡지도 않았지만 줄은 엄청 길었다

제임스 조이스와 허그하는 달룡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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