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3/11 세이셸 최고의 해변 Anse Lazio

프랠린 섬에서 온전하게 하루를 있게 된 날이라 프랠린 섬의 관광을 오늘 모두 집중시켰다.
그래서 세이셸의 상징같은 존재인 Coco de Mai 야자수들을 볼수 있는 Vallee de Mai 국립공원을 오전에 갔다가 오후에는 프랠린의 대표 해변가인 엉스 라지오(안세 라지오)를 가기로 하고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타러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세이셸의 게스트하우스들은 대부분 렌트카, 투어등 여행사 업무도 함께 하고 있었다. 우리 숙소인 아쿠아리오의 리셉션도 작은 여행사를 겸하고 있어 현대 i10이 렌트용으로 마당에 서 있었다. 사실 프랠린은 버스도 워낙 띄엄띄엄 오고 우린 호텔에서 서쪽에 있는 국립공원 갔다가 다시 북동쪽 끝에 있에 있는 해변도 갈 계획인지라 렌트카의 유혹이 상당히 컸다. 하지만 하루에 40유로인 렌트카는 반나절만 빌릴수는 없었고 500원밖에 안하는 버스가 워낙 싼 지라 약간의 망설임끝에 이내 포기하고는 집근처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게스트하우스에서 혼자 아침을 먹던 유럽인 아저씨도 버스를 타러 왔다. 아저씨는 독일인으로 벌써 세이셸에 온지 꽤 되었다고 했다. 우리가 지금 가려고 하는 발레 드 메이 국립공원은 가봤냐고 어떠냐고 물었더니 개인적으로는 입장료 아깝다며 택시타고 지나가다 보이는 풍경이나 다를바 없다며 섬 전체가 국립공원같은 느낌인데 뭘 돈을 내고 들어가냐고 하는데 입장료 안내는데에는 팔랑귀인 우리 부부 생각에도 그럴싸했다. 코코 열매야 우리방에도 도어스탑으로 이용되고 있던데 뭘 그걸 돈내고 들어가나 가뜩이나 입장료도 비싸고 거기 갔다 오면 귀한 시간이 후딱 갈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한테 그럼 엉스 라지오는 어떠냐고 물었더니 세이셸 전체에서 가장 좋은 바닷가인듯 하다며 그곳과 반대쪽 끝에 있는 레무리아 리조트의 프라이빗 비치만 월드 클래스급이라며 칭찬을 하셨다. 아저씨 말에 의하면 나머지 해변들은 스노클링이 아닌 일반적인 물놀이로는 부적합하다는데 다른곳 가느니 그 두곳을 여러번 가는게 나을거라고 했다. 그래서 우린 아저씨의 의견에 따라 국립공원은 때려치고 바로 엉스 라지오로 가기로 계획을 바꿔 반대쪽 버스 정류장으로 옮겼다.

버스가 떠난지 몇십분 안되어 다음버스를 기다리다가 결국 5키로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날씨도 좋고 풍경도 멋졌지만 헥헥거리며 죽어갈때쯤 다행히 버스 한대가 오길래 잡아서 탔다. 정류장 아니면 잘 안태워주는것 같은데 우리와 다른 외국인 2명이 더 있어서 태워준것 같았다. 암튼 버스를 타고 달리니 감히 이 길을 걸어가려 했다는 것이 어이없을 정도로 5키로는 멀었다. 하지만 버스조차 바닷가 바로 앞에 내려주는건아니고 버스에서 내려 1키로는 걸어가야 하는데 이게 고개 한개를 넘어야 했기에 저질 체력인 우리에게 있어 가장 아름답다는 바다를 보는 것은 간단하진 않았다.

등이 땀으로 축축해지고 다리가 풀릴때쯤 나타난 숲속 사이로 나타난 엉스 라지오는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 잔잔한 파도와 하얀 백사장은 맑고 투명한 바다를 만들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 하지만 세계에 맑고 투명한 바다는 많은데 이곳이 차별화되는 가장 큰 포인트는 바로 바위들이었다. 해변과 그 뒤에 여기저기 있는 큰 바위들은 이곳의 분위기를 매우 특별하게 해줬다. 우리도 비치타월을 깔고 그 위에 짐을 놓고 미친듯이 놀다가 배가 고파져 근처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

엉스 라지오 근처에 시설이라고는 식당 두개가 다인지라 어차피 메뉴도 비슷하고 해서 우린 더 가까운 쪽으로 갔다. 음식은 파스타 같은 기본 서양음식도 있고 현지음식도 있어 우린 현지식으로 생선 카레와 문어카레를 하나씩 시켰다. 뉴올리언즈 음식도 크레올식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음식 역시 크레올요리라고 한다. 프랑스인에 흑인이 섞인게 크레올이니 뜻은같은데 음식의 스타일은 두 크레올식이 무관해서 이곳 요리들은 대부분 카레였다. 밥에 카레 나오고 옆에 야채 채친 간단한 샐러드가 나오는 접시가 무려 400-500루피였으니 둘이 먹으면 10만원에 육박했다. 세이셸 물가는 접할때마다 한번씩 놀랜다.

하지만 음식맛은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맛이있었다. 카레가 인도식과는 또 다른 맛으로 뭔가 마일드하면서도 카레를 오래 우려내서 단 맛이 아주 맛 있었다. 비싼 가격을 정당화 시키기 위한 포함되어 있는 커피+디저트 중 커피는 블랙 커피 믹스인듯해 별 맛은 없었으나 주니까 먹은 수준. 암튼 비싸긴 했지만 결국 세이셸에 있는 동안 먹은 음식중 가장 생각나는 맛으로 꼽을만큼 밥 잘 먹고 몇시간 더 바다에서 놀다가 돌아왔다.

아쿠아리오의 심플한 아침식사


이틀간 프랠린에서 묵었던 아쿠아리오 게스트하우스의 모습. 주변에 할게 별로 없는 것 빼곤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고 친절하고 깨끗하고 좋았다

분위기 좋던 정류장에서 국립공원 가려고 기다리던중 (결국 바닷가로 직행ㅋ)

하지만 버스는 오지않고 5키로나 되는 산행을 걸어가겠다고 나섰다..

다행히 10분후 버스가 와서 타고 갔다

싱가폴의 유명 호텔 체인인 Raffles의 리조트

버스에서 내려 다시 1키로를 고개넘어 가면 엉스 라지오 도착

유명세에 비해 매우 한적했던 엉스 라지오. 아름다웠다

맑은 바다의 필수조건인 곱고 하얀 모래




놀다 지쳐 밥 먹으러

세이셸산 진저에일과 함께 하는 점심

이게 1인당 4만원.. ㅠㅠ 하지만 맛은 최고였다 

특히 먹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던 문어 카레!

뭐 생선 카레도 맛있었다.

점심에 포함되어 있던 디저트. 커피라도 믹스말고 일반 주시지..

밥먹고 몇시간 더 엉스 라지오에서 물놀이하다가 돌아왔다.

버스 탄 김에 게스트하우스보다 한정거장 더 가서 동네구경 갔는데 슈퍼 물가는 마헤섬이나 차이가 없었다.

프랠린의 유명한 젤라또집 Gelataria da Luca

살짝 덜 얼어 금방 녹긴 했지만 생과일로 만들었다는 젤라또들의 향이 끝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