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6월.Seychelles&Qa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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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도착한 도하를 하루 구경하고 다시 그날 밤 12시쯤 타게 된 세이셸행 비행기는 세이셸 시간 아침 7시쯤 Mahe 국제공항에 내렸다. 많은 휴양지들이 그렇듯 입국 심사줄은 느려터졌지만 입국심사는 다행히 그리 까다롭지 않았고 세이셸의 명물인 coco de mei 모양으로 된 독특한 입국 도장을 꽝 찍어줬다.
시골 마을 대합실 같은 공항을 나올때 분명 택시기사들이 달려들테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단 한명의 택시기사도 외국인 관광객인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 어딜가냐? cheap price다따위 호객이 일체 없었다. 유럽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택시가 관광객들에게 쿨할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우리가 택시한테 다가갈일도 없었다.
세이셸 준비하면서 가장 놀란것은 바로 물가. 케냐가 있는 동아프리카에서 1500키로 떨어져 있는 섬나라니 물가가 비싼것은 기본인지 모르겠지만 거기에 플러스로 여기 오는 관광객이 주로 유럽인들이라 물가를 팍팍 올려놓은듯했다. 장기여행을 하며 느낀것은 유럽 여행객들은 물가를 올리고 미국 여행객들은 봉사료를 올린다.. 암튼 앞으로 가는 곳 마다 물가얘기가 빠질수 없겠지만 공항에서 나온 우리에게 가장 먼저 직시한 물가는 바로 교통 물가였다.
세이셸은 큰섬 몇개와 작은 섬들로 이뤄진 나라다. 우리가 내린 공항이 있는 세이셸에서 가장 큰 섬인 마헤섬에는 시내버스가 다니지만 배차간격이 30분에서 한시간에 한대 정도로 띄엄띄엄 있어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택시, 렌트카 등을 이용했다. 하지만 그 가격이 대단해 공항에서 11키로 떨어져 있는 빅토리아 시내까지 기본 20불은 한다고 했다. 섬이길래 커봤자 코앞이겠지 하며 우리가 예약해 놓은 오늘 하루잘 Constance Ephelia 호텔은 하필 섬 반대쪽에 있어 택시비는 얼마가 될지 감도 안 잡혔다. 우리는 사전조사를 하다가 마헤섬의 시내버스 시간표를 입수할수 있었고 몇십페이지 되는 시간표를 포켓북처럼 만들어 들고 왔는데 그 표에 의하면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버스를 우선 타고 시내에서 다시 호텔앞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다. 호텔까지 가는 버스는 낮시간엔 두세시간에 한대 있는데 아직 아침 8시이니 삽질을 조금 해도 무사히 아침 10시반차를 탈수 있을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 버스 정류장에서 빅토리아 시내행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 정류장은 소박한 공항 바로 건너편에 있었는데 출근을 하는 현지인들만 보일뿐 외국인이라고는 우리밖에 없었는데 몇분후 외국인 두명이 걸어왔다. 입국장에서 우리 바로 앞에 서 있던 언니네였는데 미국에서 온 이 커플은 힐튼호텔을 가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50불로 듣고 온 택시비가 50유로로 둔갑해 열받아 버스타러 우리와 합류했다. 미터도 아니고 대부분 흥정의 여지조차 없는 유럽 뺨치는 택시비 대안인 시내버스는 단돈 5루피. 인도양에 있다지만 아프리카에 더 가까운 것들이 돈 단위가 루피였는데 1루피는 약 90원으로 450원밖에 안되는 돈이었다. 가격에 걸맞게 인도에서 수입된 Leyland Ashoka사의 버스의는 그리 좋다고 할수는 없지만 케냐에서 봤던 KBS(Kenya Bus System)의 버스에 비하면 훨씬 괜찮았다. 에어컨도 없지만 이 역시 저렴한 가격에 문제가 없었다. 다만 출근시간이라 버스는 만원이었고 짐을 싣고 버스에 올라타기엔 살짝 눈치도 보이고 미안도 했다. 암튼 한손으로는 짐을 붙잡고 한손은 손잡이에 매달려 20분 정도를 달려 빅토리아 시내 종합 터미널에 도착했다.
미국인 커플들에게는 내 버스시간표에서 힐튼가는 시간과 버스를 알려주고 우리는 내일 Praslin 섬 들어갈 페리 티켓을 예약하러 갔다. 본섬인 마헤섬 다음으로 큰 섬인 프랠린섬까지 교통수단이라면 편도 100불 이상하는 비행기와 그나마 덜 비싼 페리가 있었다. 당연히 우린 페리를 선택했는데 이 역시도 비행기 대비 덜 비싸다뿐이지 1인당 왕복 80유로나 했다. Cat-coco 페리 사무소는 버스터미널에서 도보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빅토리아 중심가에 있었다. 중심가라고 해봤자 은행, 카페, 여행사등 상점이 한 20개 모여 있는듯 했다. 다행히 우리 일정대로 내일 가서 4일후 돌아오는 페리에 자리가 있어 160유로를 내고 티켓을 구입한 후 다시 버스 터미널로 돌아왔다. 버스 터미널에는 꽤 큰 슈퍼가 하나 있었는데 물이랑 간식을 사갈까 했는데 물건 가격들이 역시 비쌌다. 콜라 페트가 3-4천원에 생수도 1리터에 1500원이 넘어갔다. 버스터미널에 붙어있다고 덤탱이를 씌우는 건지 아직은 알수가 없었던지라 그냥 우선 호텔로 가기로 했다.
세이셸은 온지 이제 3시간밖에 안 되었지만 참 신기한 곳이었다. 유명한 관광지인데 택시들이 삐끼짓을 안하고, 버스는 싸지만 식료품은 무지 비싸고, 인도권이나 아프리카권 여느 나라들처럼 그리 잘살아보이진 않지만 매우 질서를 잘 지켰다. 버스 터미널에서도 버스 번호마다 게이트처럼 되어 있어 한줄로 된 레일을 따라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가 매우 질서있게 올라탔다. 우린 우리 호텔이 있는 Port Launay행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시내를 벗어나 섬중앙인듯한 언덕을 올랐는데 섬 반대쪽으로 절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어디를 봐도 그림같은 시퍼런 바다를 끼고 몇십분 더 달려 출발한지 50분쯤 되었을때 우리가 가는 에필리아 리조트의 간판이 보여 버스기사에게 세워달라고 부탁을 해서 (원래는 이것도 사전에 벨을 눌러야만 세워주는게 완전 선진국시스템이었다 ㅋ) 암튼 호텔에 도착했다. 힐튼이 50유로니 하필 이 섬에서 공항에서 가장 먼 리조트인 에필리아까지는 적어도 70유로는 받았을텐데 암튼 도합 1.2유로정도에 해결했다는것이 매우 뿌듯했다. 하지만 리조트 입구부터 리조트까지는 상당히 멀었고 햇빛은 뜨거웠으며 당연한 얘기지만 짐끌고 걸어들어오는 사람은 우리뿐이었다.
도하에서 탑승후 바로 정신을 잃었는데 어느새 아름다운 인도양 위에 떠 있는 세이셸 섬들이 보였다
세이셸의 관문인 마헤(마히) 국제 공항
이곳도 입국장까지는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
세이셸 국적기 세이셸 항공. 저것타면 프랠린섬까지 편히 갈수 있다건만 ㅠㅠ
공항 건너편 버스 기다리는 곳 앞에서.. 공항앞이고 상당히 메인 도로지만 매우 한가했다.
시내의 중심가에 있던 프랠린행 페리 사무소
모든 버스가 출발하는 곳인 종합터미널의 모습. 너무나 질서정연했다
버스타고 호텔로 가는 길 풍경들
산넘고 물건너 오후 12시가 다 되어 드디어 호텔이 저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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