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뭄바이 도착

삽질시작

인천 공항에서 출발해서 뭄바이공항에 여덟시간만에 내렸다
시각은 현지 시각으로 0시반, 착륙하고 이것저것 다 하고 입국심사하고 나니 한시 조금 넘었다
사전조사결과 시내가는 택시는 해 떨어진 후에는 위험하니
무조건 새벽까지 공항에서 버티다 나가라는 조언을 수도 없이 많이 보아온지라
그럴 작정이었다.

priority pass라운지를 이용하면 편히 있을 수 있겠지만
출국 쪽에서만 가능하고 그쪽으로 가려면 기본적으로 핸드캐리 외에 짐이 없어야 하기에
포기.(짐이 없어도 그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암튼, 그냥 대합실에서 앉아 아침이 오기를 기다릴 심산이었으나.
당연히 별 생각없이 입국삼사 하고 짐 찾고 환전하는 곳을 지나
사람들이 마중나와있는 대합실쪽으로 나왔으나 그곳은 놀갑게도 실외였다!

조금만 주의해서 봤으면 지붕만 덮인 실외라는걸 알 수 있었겠지만..
부주의와 성급한 일반화가 부른 화였다
이미 나온 바깥세상.. 날씨는 29도에 안경에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습도가 높고
의자는 모두 등받이가 없는 형태에
현지인들에 택시기사에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우글우글 하는 상황.

이 곳에서 장장네시간 이상을 버틸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하고
달룡이는 며칠째 계속되는 장염+어제 시작된 생리크리에 기압차까지...
한쪽을 보니 출국장 쪽으로 가려면 건물 왼쪽끝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고 적혀있었다.

스리랑카의 경우 입국쪽도 여권과 비행기 표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하니 그쪽으로 짐을 끌고 털털거리며 가고 있었는데
공항관계자가 어딜 가냐며 이쪽 가봐야 아무것도 없다고 공항호텔로 싼데를 알려준다며
택시스탠드 근처로 우리를 안내했다.
잠시 별 생각없던나는 그제서야 공항 관계자건 뭐건 모두 삐끼라는 생각이 스치고.
호텔로 가는 공짜택시를 뿌리치고 다시 처음에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왔더니
이번에는 다른 공항관계자라는 놈이 와서, 누가 귀찮게 구냐며
그럼 자기랑 저쪽 경찰에 신고하러 가자고 해서 됐다고 했더니
역시 싼 호텔을 가르쳐주겠다는 본색을 드러냈다.
그  후에도 옆에 앉아 있던 호텔서 마중나온 듯 보이는 사람이
자긴 호텔 직원이라고 호텔 알려준다고 해서 됐다고 하니.
가격이 문제냐며 더 싼 호텔도 있다며 호텔 명함을 네개까지 꺼내더니 사라졌다.

시계를 보니 한시도 안됐다.
도저히 앞으로 4시간을 그 상태로 버틸 엄두가 나지 않고
차라리 저 삐끼를 따라갈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데...
말도 안되는 줄 알지만...다시 건물로 들어가있게 해달라고 사정을 하자고 했더니
달룡이는, 말도 안되는 거 뻔히 알면서 왔다갔다하는 것 자체가 표적이 된다고 안간다는걸
이대로는 도저히 못 있을 것 같으니 해보자해서
문을 지키는 군인처럼 보이는 시큐리티한테 사정을 했더니 안된다는걸 제발 부탁한다고 하니
옆에 자기 상관한테 말해보라 하고... 
세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하고 사정에 사정을 해서 결국 들어갔다!!!!

실내에 있는 의자도 눕는건 불가능했지만 에어컨도 나오고 삐끼도 없고
완전 천국이다!
여기서 우린 와이어로 짐 묶어놓고 첫 날 일박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