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4일째 우다이푸르에서 꿈같은 하루


기차안에서 잠을 때운 지 이틀만에 새벽 여섯시 반 쯤 우다이푸르에 드디어 도착했다. 인도에서의 일정 중 나름 하이라이트로 생각하고 예약한 호텔이 있는 곳이다. 너무 여행 초반이라 이런 호사를 누리긴 너무 이르지만 내 생일인 관계로 뒤로 고생하자고 다짐하며 잡은 이 곳은 taj lake palace hotel. 1750년즘 지은 곳으로 호수에 떠있는 궁전을 호텔로 바꾼 곳이다.

이나라의 호텔들은 타국대비 비싼감이 없잖아 드는데 특히나 초특급 호텔들이 몰려있는 이쪽 라자스탄 지역이 10시월부터 성수기로 접어드는 것도 후덜덜한 호텔값에 한 몫 했다. 이 곳도 일박에 약80만원정도 하는 곳으로 인도에는 이 가격하는 호텔들이 참으로 많다. 예산 관계상 한 군데를 골라야 했는데 비슷한 가격대의 호텔 중 이 곳을 고른 이유는 다른 곳보다 넘치는 역사와  상징성 때문 이었다.

암튼 체크인 시간은 열두시였지만 새벽에 내린 관계로 우선 호텔에 들러 체크인 해주면 다행이고 안 해주면 짐이라도 맡길 심산으로 호텔부터 가기로 했다.
기차역내에 있는 라자스탄 tourist information center에 들러 lake palace까지 툭툭을 타면 얼마인지 물어봤더니 30이라 하고 밖에서 듣고있던 한 젊고 예의발라하는 운전수가 지가 가겟다 해서 따라나섯다.
보통 그정도 급이면 비행기나 개인차로 오고오더라도 호텔서 픽업서비스를 이용하겟지만 툭툭을 타고나선 우리. 
운전수가 진짜 그 호텔에 가는거냐고 두번 이상 확인하고 가는데, 이미 호텔까지의 가격은 정해진 이상 도시관광등 다른 상품을 팔아보려는 운전수를 무시하고 호텔 전용 선착장에 도착했다.


호수 중심에 떠 있는 호텔을 들어가려면 호숫가에 있는 시티팔레스 궁전내에 있는 호텔 전용 선착장에서 예약을 확인한 후 보트를 타고 들어가게 되어있는데 도착하자마자 건내주는 200ml정도 되어보이는 앙증맞은 생수는 이틀간 고생하고 온 우리의 갈증을 해소해주었고 다행히도 일곱시도 안된 시간에 체크인도 해주었다. 시간당 3만원이 넘는 꼴이니 15만원 벌었다.
보트를 타고 들어가며 보이는 호텔과 호숫가의 시티팔레스의 경치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보트에서 내려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는 양산왈라가 양산을 씌워주고 호텔 이층에서는 꽃가루를 뿌려주는 등 별짓을 다햇다.


 
노숙자의 모습인 우리에게 더욱 단 웰컴드링크와 함께 한 체크인 후 우리의 개인 butler라고 하는 사람이 방까지 가는 길에 호텔 곳곳 및 activity를 설명해주고 방으로 안내해 주었는데 이곳의 버틀러 시스템은 물어볼거나 할것이 잇으면 프론트. 컨시어지. 레스토랑 등 따로 물어볼것 없이 이사람한테 물어보면 되고 하다못해 피크닉이라도 간다 그려면 뒤에서 피크닉 바구니 들고 따라온단다.  별로 우리에게 필요한 서비스는 아닌듯.
암튼 무료인 heritage walk나 전통 춤 공연에서부터 유료인 선셋 크루즈나 선상 스파 등 여려가지 할것들이 있엇다.


안내해준 객실은 city palace view로 한 예약 덕분에 호수와 앞에 궁전이 한눈에 보이는 정말 대단한 경치엿다. 다만 생일이브라 살짝 기대했던 룸 업그레이드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방은 조금 작았지만 화려해고 무엇보다 타즈마할 뭄바이보다  화장실이 매우 고급스러웠다.

최대한 호텔을 벗어나지 말고 호텔을 누리자 결심한 콸콸 넘치다 못해 욕조를 삼분만에 꽉 채우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고 노숙의 때를 벗어내고 잠을 좀 자고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아침에 객실로 오는 길에 버틀러가 반바지로는 호텔내 식당중 가장 캐주얼한 한군데 밖에 갈 수 없다고 알려준 덕분에 세끼를 같은 곳에서 먹을 수는 없기에 점심은 육지로 가서 궁전 근처의 한 식당에 가서 정체불명의 중국요리를 먹었다. 아직 인도 적응중인 와이프덕분에 중국요리 참 많이 먹는다. 
한국에 있을 땐 이곳에 오면 스리랑카 현지 중국식당에서 먹던 deviled시리즈를 많이 먹을 줄 알앗는데 그런 음식은 전혀 없고 대신 manchuria 시리즈와 hot butter 시리즈가 등장했다. 맛은 제목만 다를 뿐 뭐가 뭔지 모르고 먹는다. 중요한 것은 이 곳에선 뭘 시키든 코리앤더 혹은 고수라고 불리우는 베트남 쌀국수에 들어잇는 풀때기가 과하게 모든 요리에 들어간다. 심지어 오믈렛에도 들어가는데 시킬 때 이걸 빼달라 해야하는데 쌀국수도 아니고 들어가는 것을 까먹고 있다가 항상 당한다.

정체불명의 중국음식, garlic fried rice, non vegetable chop suey, manchurian chicken이라고 불리운 음식들  

암튼 점심 먹고 시티팔레스쪽을 후딱 둘러보고 우린 다시 우리 호텔방으로 돌아왔다. 하루에 이만원가까이 하는 인터넷도 연결해서 럭셔리하게 방에서 호수 바라보며 밀린 인터넷도 하고 수영도 하며 휴식을 즐겼다. 
수영장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이 호텔 어디서나 그렇듯 넘치는 과잉친절과 아름다운 경치가 있었다. 수영장왈라가 어찌나 자쿠지를 자랑하는지 도저히 한번 안들어가보면 안될 정도였다. 양쪽 필라에 두명 들어가면 꽉 찰 자쿠지가 찬물, 더운물 하나씩 있었는데 수영장왈라의 자랑에 한번 들어갔더니 문열고까지 들어와서 좋지 않냐고 확인하시고 가셨다. 그래도 타즈호텔에서 남발하는 미니생수는 기본이고 쥬스도 complimentary라고 주고 갔으니 좋은 분이시다.



수영장에서 너무 쉰 나머지 피곤하여 방에 돌아와 낮잠을 조금 자고 있는데 아침의 나의 버틀러와 게스트 릴레이션 쪽의 한명이 더와서 또다시 나의 생일을 축하해줬다.
조금 민망하지만 또다시 장미부케와 초코생일케잌을 받아들게됐다. 버틀러가 친절히 저녁에 특별한 arrangement가 필요하면 얘기해달라는데 본 목적은 이게 아니었을까 ㅋ

일곱시쯤 되어 우리가 갈수 있는 유일한 반바지가 허용되는 식당에 갔더니 저녁을 늦게 먹는 이 곳 특성상 아직 일러 사람이 많이 없었고 그래서인지 삼면지 호수로 둘러쌓여있는 공간을 주었는데 경치가 대단했다. 유일하게 반바지가 허용된다는 가장 캐쥬얼한 이곳마저 전혀 분위기는 캐쥬얼하지 않았다. (원래 마하라자가 식당 공간으로 이용하던 곳이라고 한다)
음식은 나쁘진 않았지만 view만큼 좋지는 못했다. 특히나 메뉴가 조금 부실했는데 vegetarian 메뉴를 다 제하고 나니 별로 먹을게 보이지 않앗다. 애피타이저들은 Lobster Bisque나 French Onion, Caesar Salad 모두 기본은 됐고 특히 이나라에서 먹기 힘들었던 신선한 풀떼기들은 매우 반가왔다, 물론 난 거기 들은 새우가 더 좋지만, 메인으로 시킨 파스타나 나시고렝(!)은 둘다 영 아니었다. 내가 남겼을 정도니.


식사후 호텔의 야경을 곳곳에서 감상하고 객실로 돌아와 먹은 내 생일케익은 뭄바이것보다는 훨씬 나앗다. 
그렇게 밤은 찾아왔고 난 만32살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