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8 나에게만은 터키의 하이라이트 트로이. 그리고 에페스

오늘 아침 첫 배는 8시이기에 그걸 타기 위해 7시쯤 일어나 아침을 먹고 터미널로 나섰다.
배는 4-50분 정도 걸려 목적지인 차낙칼레에 도착을 했는데 차낙칼레에서 트로이까지 가는 한시간 정도의 거리동안 미친듯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어제도 계속 비가 오고 좋은 날씨는 아니었으나 오늘의 비는 거의 앞도 안 보이게 쏟아지는게 수준이 달랐다. 중동의 겨울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더니 정말 그랬다.
트로이에 도착했을때도 비는 멈추지 않아 결국 달룡이는 들어가기를 포기, 나혼자 요르단 페트라에서 구입했던 Wang이 크게 등에 적혀 있는 중국제 파란 우비를 꺼내입고 트로이 구경에 나섰다. 

트로이 유적은 그냥 보기에는 돌 몇 개 있는 것으로 느껴질 만큼, 잘 보존되어 있는 로마 유적들에 비하면 별게 아니게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핵심은 이건 로마 유적이 아니라는 거다 (로마 시대 것도 있지만..)
어쨋건 고등학교 시절에 오딧세이아를 매우 재미있게 읽었던 나로서는 지금까지 가본 그 어떤 유적지보다도 더욱 가슴이 벅차올랐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트로이 시절부터 나중 로마 시절까지 시대별로 표시가 되어 있고 구획이 나뉘어 있는 트로이 유적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던 나의 예상에 비하면 꽤 넓고, 그 이름값을 생각하면 도시로써는 그리 크지 않아 보였다.
우비까지 쓰고 카메라 젖을세라 다니던 중, 다행히 보니 비가 잦아들어 편히 볼수 있었고 비가 온 덕분에 유적지안에는 나말고는 아무도 없어 더욱 좋았다.
영화에서 보던 트로이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곳이 트로이라는 사실만으로 이곳이 너무나 대단했다.
사실 얼마전까지는 트로이가 터키라는 생각도 없었다. 터키라 하면 중동 혹은 오토만 제국에 대한 느낌만 있었는데 그만큼 우린 터키에 대해 무지했었고 터키는 유럽사에 오래전부터 등장하고 있었다.

차에서 기다리는 달룡이도 잊은채 한시간 남짓 트로이에 푹 빠져 구경을 잘 하고 차로 돌아와 에페스로 출발을 했다. 지도상으로 거리는 얼마 안되어 보여 3시 정도면 갈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두가지 변수가 생겼다.
첫번째는 비가 다시 억수로 쏟아져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라 속도를 전혀 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정말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쏟아지는 폭우는 길은 커녕 앞에 차의 리어라이트도 보기 힘들 정도였다. 그리고 두번째는 얼마 안되어 보이는 길이 산길이라는 것이었다. 에개해안을 따라 놓여 있는 에페스행 도로는 전체 구간의 절반정도가 언덕에 꼬불꼬불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반복하며 이어져 있었다. 1차선씩 놓여있는 도로 덕분에 앞에 트럭이 있으면 추월을 해야 하는데 시야가 워낙 나쁜 탓에 그냥 따라 가다 보니 속도가 전혀 안 나왔고, 결국 점심을 버거킹을 to go해서 차에서 운전하면서 먹었음에도 에페스가 있는 셀축에는 5시가 다 되어 도착을 했다.
4시반인지 5시인지에 문을 닫는다는 얘기를 들어 꼼짝없이 이곳에서 일박을 하고 내일 아침에나 출발해야 하려나 했는데 다행히 5시 반 까지 들어갈수 있었다.
성경 에베소서의 에베소로 잘 알려진 에페스는 로마 시절에는 꽤 컸던 동네였던 듯 하다.
현재 셀축이라는 도시에 3키로 정도 벗어난 곳에 있는 에페스 유적지는 돈을 내고 들어가면 산책로 같은 길을 지나 우선 보이는 상태좋고 엄청 큰 로마식 극장이 보였다. 거기까지는 다른 로마 유적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는데 그 뒤쪽으로 있는 도서관과 언덕위로 쭉 이어진 도로주변은 놀랍도록 잘 보존되어 있었다.
이곳 역시 비가 많이 온 덕분에 거의 우리끼리 볼수 있어 특별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한적한 로마의 거리는 로마유적에 지쳐가는 우리에게도 상당히 멋졌다. 사실 로마 유적이 몇 개 보다 보면 그게 그거 같고 극장 하나 보고 기둥 몇 개 보기를 반복하는 느낌에 비싼 입장료가 조금 아깝긴 하다. 에페스역시 사람많을 때 왔다면 돈 아까운 마음이 더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넓적한 돌을 타고 흐르는 시냇물 같은 빗물을 맞으며 새벽에 산책하듯 에페스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내친김에 파묵칼레까지 달리기로 했다. 파묵칼레는 셀축에서 2-3시간 떨어져 보였는데 중간에 자느니 파묵칼레가서 자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 구경하고 다음 행선지를 고민해 보기로 했다.
쉬지도 않고 달려 파묵칼레에 도착하니 저녁 9시 정도 되었고 메인 도로를 따라 잘만한 숙소를 찾아봤다. 관광지는 관광지인지 삐끼들이 호텔앞에서 자기네 오라고 호객행위들도 하고 있었고 우리는 그 끝쯤에 있는 삐끼 없는 호텔로 우선 들어가봤다. 빈 방이 있는지 얼만지 우선 물었더니 자신 있는 집의 전형으로 우선 방부터 보여준다고 나를 데려갔다. 딜럭스룸과 일반 객실을 보여주길래 좋은데는 필요없다고 일반객실을 물었는데 역시나 가격이 싸지 않았다. 거의 100불 가까이 부른 가격을 결국 깎고 깎아 65리라에 묵기로 했다. 아침도 주고 무료인터넷도 잘 잡히는데 파묵칼레가 보이는 객실이 이정도 가격이면 괜찮았다. 체크인을 한후 호텔리뷰사이트를 보니 평가도 꽤 좋은 곳이라 대충 찍어 들어온 것 치고는 상당히 우리의 운이 만족스러워 흐뭇한 마음에 잠이 들었다.

차낙칼레 가는 페리


Ece보다는 훨씬 큰 동네였던 차낙칼레

터키도로에서 상당히 자주 보았던 터키씩 bye bye. gule gule~

차낙칼레를 벗어나 얼마 가지 않아 빗방울이 미친듯이 굵어졌다

폭우를 뚫고 혼자 열심히 돌아다닌 트로이. 먼저 맞이해주는 것은 1970년대 만들었다는 가짜 목마 
세계 3대 허무 관광지라 할만큼 볼것없다는 트로이지만 트로이의 로망이 있는 자들에게는 최고의 유적지이다

트로이시의 복원예상모습과 시대별 모습. 트로이는 생각보다 오래 유지되어 로마시대까지 있었다

기둥 몇개 깨진 그릇 몇개가 다인줄 알았는데 도시 성벽의 모습마저 있다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시대별 성벽을 나타내주는 숫자들
이곳이 메인게이트였다는데 사실 저렇게 그림이 있어도 딱히 알아보기 쉽지 않다
트로이 둘러볼땐 날씨가 좀 좋아지나 싶더니 다시 굵어지는 빗방울
너무나 저렴한 가격으로 터키에서는 최고의 패스트푸드점인 버거킹. 숯불민족이라 그런지 맛도 좋다

이곳이 바로 에게해.  아름다울 바다도 많고, 유적도 많고, 도시도 아름답고 참으로 복받은 나라다

터키의 톨게이트. 차 렌트할때 5유로 내면 빌린 기간동안 무제한 톨을 패스할수 있는 하이패스같은것을 빌려줘 상당히 편하다. 하지만 나라 전체에 유료도로는 커녕 고속도로 자체가 그리 많지는 않다

미국 떠나온 이후론 보기 힘들던 고속도로에 다리처럼 놓여진 휴게소

드디어 셀축 도착. 처음엔 저 언덕위에 보이는게 에페스인줄 알았다

상당히 규모도 크고 잘 남아있는 에페스. 정말 로마는 지겨우리만치 많은 유적을 곳곳에 남겼다





내친김에 파묵칼레까지 달리다가 중간에 들른 대형슈퍼. 어떤나라든 외곽 대형슈퍼만 가면 상당히 싸다는게 차여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

아침부터 유적지 두개 보고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달려 도착한 파묵칼레의 Hal-Tur 호텔. 나름 파묵칼레 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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