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7 불안하게 시작된 터키에서의 렌트카 여행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렌트카를 빌리기 위해 이스탄불 공항으로 버스를 타고 갔다. 원래는 7일간 렌트를 해서 카파도키아 있는 곳까지 돌고 오려 했으나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터키의 기름값과 터키의 일정이 너무 길어지는 듯 하여 3일으로 렌트카 예약을 그저께 수정을 했다.
차를 빌리기로 한 공항은 저번에 우리가 내린 저가공항이 아닌 이스탄불의 메인 공항이었는데 이곳까지는 탁심에서 공항버스나 시내버스를 탈수 있어 우린 저렴한 시내 버스를 타고 갔다. 거리 때문인지 일반 시내 버스 요금의 두배를 받고 40분 정도 달려 공항에 도착을 했는데 공항은 역시 우리가 내렸던 곳보다는 규모가 있었다.
하지만 공항에 들어가기만 하는데도 벨트까지 풀러 스캔을 통과해야 하는것이 매우 귀찮았다. 줄서서 벨트 풀르고 짐까지 모두 검색대를 통과해서 arrival 홀에 있는 Payless렌트카 사무소에 갔다.

영어도 잘 하고 친절은 하지만 왠지 정이 안가는 스타일의 매니저와 정겹게 대화를 나누며 가능하면 디젤로 달라니 선뜻 해준다 하여 일이 잘 풀리나 했다. 차 키를 받고 바깥에 나가 서 있는 우리 차 외부를 점검했다. 피아트 차이긴 하지만 개발도상국 전용 모델인듯 상당히 깡통처럼 보이는 우리차는 그래도 디젤이고 새차니 좋았다. 다 점검을 하고 출발을 하려고 운전석에 앉는 순간, 차가 뭔가 이상한것을 깨달았다.
어이없게 차는 수동이었던 것이다. 나는 분명 자동으로 예약했는데 수동이라니.. 황급히 다시 줄을 서서 벨트풀고 검색대 통과해 사무소 가서 차가 뭐가 잘못되었다고 수동이라고 했더니 내가 분명 수동으로 예약했다는 것이다.
그럴리가 없다고 인터넷 접속해서 예약 confirmation을 보여주겠다고 그곳 컴퓨터를 이용해 이메일을 체크해 봤더니, 정말 차가 수동으로 되어 있었다. 그전 이메일까지 체크해보니 어이없게도 그저께 렌탈 기간을 바꿀때 자동이었던 차가 지네 맘대로 수동으로 바뀐것이었다. 물론 제대로 체크를 못 한 내 잘못이겠지만 지금 출발해야하는 나는 황당하기 그지없었고 수동을 못하는데 자동은 없냐니 벤츠 c클래스만 남았다고 특가인 1일당 150유로에 준다길래 무시했다.
그럼 난 운전을 할수없으니 환불해달라고 했더니 자기네끼리 막 얘기한후 어디에 전화를 걸더니 조금있다 다른 사무소에서 미츠비시 랜서를 갖고 온다고 대신 segment가 올라가니 차액을 내라 해서 조금 깍아 절반정도를 부담했다.

30분 정도 기다려 도착한 우리차는 렌트카로서는 진작에 폐차를 했어야 만큼 내외관 모두 개판이었다. 그래도 선택이 없으니 차를 타고 출발을 했는데, 출발해서 공항 밖으로 나가보니 차에 경고등 한개가 꺼지지 않았다. 게다가 브레이크 밟을때마다 쇳소리 갈리는것 같은게 나고 완전 엉망이었다. 이차로는 도저히 안심이 안되 게다가 공사까지 막히는 공항앞길을 다시 돌아 들어와 다시 검색대를 통과해 사무실로 가서 차가 쓰레기라 못 타겠으니 차라리 아까 그 수동을 달라고 했다.
그쪽에서도 내가 수동은 못 한다고 한 것을 아니 선뜻 주지는 못하고 다시 자기네들끼리 대화를 길게 나누더니 이스탄불에서 수동은 어렵다며 대신 차 가격을 깍아주겠다고 했다. 경고등은 미츠비시차들은 원래 들어와 있다는 말과 함께..
결국 실랑이끝에 그렇게 다시 랜서를 받아들고 나오게 되었다.
차 상태가 영 불안하지만 3일안에 뭔일이 생기겠냐는 생각과 문제생기면 지네가 와서 바꿔주겠지 하면서 2시가 넘어서야 출발하게 되었다. 오늘의 목표는 트로이를 보는 것이었는데 이미 너무 시간이 지체되어 그건 어렵게 되었고 암튼 가는 곳까지 가보자고 트로이 방향으로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두어시간 타더니 그 이후 길은 국도였다. 동네길같은 곳도 지나고 좀 넓은 길도 지나며 가다가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소에 들어갔다.
새로 오픈한 주유소라 가격이 다른곳보다 조금 싸서 기름을 넉넉히 80리라 어치 넣었다. 그리고 계산하려 카드를 냈는데 그쪽에서 외국카드라 내 카드가 안되는 것이었다. 영어가 짧은 주인을 도와 다른 조금 덜 짧은 사람이 통역을 해주고 조금있다 다시 해보자고 해 기다리다 다시하고를 반복해 15분동안 주유소에 있었다. 하지만 결국 되지 않았고 언제나 현금을 조금만 들고 다니는 우린 50리라가 다였다.  주인아저씨는 그럼 그것만 주고 나중에 들릴일이 있으면 나머지를 달라고 했다. 우린 여행객이라 이쪽에 언제 다시 올줄 모른다며 곤란해 했더니 오히려 웃으면서 괜찮다고 그것만 주고 가라고 했다. 너무나 미안해 동전까지 탈탈 털어 내놨더니 3-4리라 정도 되는 그돈을 오히려 당황해 하며 다시 우리에게 쥐어주는데 눈물이 팽 돌았다.
중동인들은 대체로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은데 특히 관광업에 쩌들었을 터키마저 우리를 감동시키는 일이 이렇게 자꾸 일어날줄은 기대도 안 했었다.
암튼 마음좋은 주유소 아저씨 덕분에 다시 출발할수 있었고 우린 두어시간을 더 달려 갔더니 Eceabat이라는 작은 동네가 나왔다. 이곳에서 트로이 방향인 차낙칼레 방향 이정표를 찾으니 그곳에서 끝나 있었다. 제대로 된 지도 한장 없이 론리 플래넷에 있는 한페이지 짜리 터키 지도만을 참고해서 이곳까지 왔는데 더이상 길이 없었다.
이사람 저사람한테 물어보니 이곳에서는 페리를 타고 가야 한다길래 그럴리가 없을것 같아 우리의 지도를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주 살짝 떨어져 있게 보였다. 한마디로 여기도 해협이었던 것이다. 다리는 없고 페리만 있는 것이 맞는데 배는 40분후 오늘 마지막 배가 있긴 했는데 아직 저녁도 못 먹고 해서 오늘은 여기서 자기로 하고 잠 잘 만한 곳을 알아보다 페리터미널 바로 앞에 보이는 Hotel Ece라는 곳에 들어갔다. 방은 원래 6인용짜리 dorm인듯 한데 그냥 우리끼리 쓰라고 했다.
제대로 비수기에 오늘 밤이 거의 다 되었으니 가격도 40리라에 준다니 3만5천원도 안하는 가격에 나쁘지 않아 이곳에서 자기로 했다.  다사다난했던 오늘 하루 덕분에 몸이 녹초가 되어 근처 레스토랑에서 밥과 생선을 to go해서 먹고 바로 쓰러졌다.

아직은 아침이라 한가한 탁심 거리


이스탄불 공항의 렌트카 사무소 있는 지역

3일간 우리랑 함께 할뻔 했던 피아트의 이름모를 전략형 저가차
문 잠그는 것도 따로 버튼 없이 문 여는 것을 눌러놓으면 되는게 특이하다

깨끗했던 피아트는 가고 자동이란 이유로 우리에게 떨어진 폐차 직전의 미츠비시 랜서. 여기저기 기스안난 곳이 없다

어쨋건 우여곡절 끝에 출발. 날이 흐려서 더욱 빨리 어두워진듯 

첫날 공항 노숙할때 따뜻한 차를 갖다 줬던 렌트카 직원 이후 또한번 눈물을 돌게한 고마운 주유소 사장님

오늘 하루 묵게된 Eceabat의 호텔 Ece(에제) 때론 예약을 안하고 움직이는게 편한것이 있다

여기저기 침대로 가득했던 우리 방. 그래도 tv도 있고 깨끗하고 화장실도 딸려 있었다.

마음씨좋은 지방도시처럼 생겨서는 꽤 비쌌던 레스토랑. 레스토랑도 호텔처럼 성수기/비수기 가격이 있었음 좋겠다
하루의 고단함을 싹 씻어주는 자반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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