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3/10 뉴저지로 급이동하여 베이비페이스 콘서트 관람

멕시코에서 미국갈 준비를 하며 일정을 짜면서 달룡이에게 미국가서 가장 보고 싶은게 뭔지 물어봤었다. 미국도 워낙 넓은지라 모든 지역을 다 커버할수는 없으니 꼭 가고 싶다는 곳이 있으면 그곳은 빼지 않아 보려고 물어봤는데, 달룡이의 답은 '콘서트'였다.  특정도시나 특정경치보다도 우리가 좋아하던 90년대초에 인기있던 가수의 콘서트를 볼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 시절 인기 좋던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활동을 거의 안했다. 게다가 우리가 미국에 있을 한달 정도의 기간안에 그런 가수가 우리가 갈수 있는 도시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을 확률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뭐 굳이 콘서트가 보고 싶다고 하니 콘서트 검색 사이트에서 달룡이가 좋아하던 가수들을 넣어봤는데, 하필 제일 좋아하던 Babyface가 뉴저지 아틀란틱 시티에서 오늘 콘서트를 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9월1일 미국에 들어오는 것은 이미 확정이었고 9월3일 뉴저지까지 가려면 결국 플로리다에서 하루만에 뉴저지를 가야했다. 플로리다는 나도 처음이라 여기저기 보고 싶긴 했지만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라는 생각에 어제 하루만 올랜도에서 체류를 하고 오늘 아침 비행기로 뜨게 되었다. 오늘 타고 가는 비행기는 US Airways로 예전에도 볼티모어 갈때는 자주 타봤던 비행기였다. 그때와 달라진 것은 역시 이젠 짐 값을 따로 내야 한다는 것. 유럽과는 반대로 저가항공을 제외한 일반 국내선은 모두 부치는 짐 값을 따로 받았는데 US Airways는 가방 한개에 25불이나 했다.

동부의 라스베가스라 할 수 있는 Atlantic City까지 가는 비행기는 금요일이라 그런지 가격이 비쌌고, 동부쪽 공항들을 하나씩 찍어보니 볼티모어와 워싱턴 DC 사이에 있는 BWI 공항이 80불로 제일 싸서 그곳으로 가서 렌트카를 빌려 AC까지 갔다 오기로 했다. 누나가 볼티모어에서 학교를 다녀 꽤 많이 와봤던 BWI공항에 도착하니 왠지 반가웠다. 렌트카 사무실은 공항안에 있지 않아 셔틀버스를 타고 사무실들이 모여 있는 건물까지 갔는데 차는 Chevy Cobalt라는 렌트카 중 가장 싼 차를 타게 되었다.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형 한국슈퍼인 롯데플라자 가서 간단한 간식도 사고 푸드 코트에서 밥을 먹은 다음 북쪽으로 운전을 하고 아틀란틱 시티까지 가니 벌써 오후 5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금요일 저녁인만큼 아틀란틱 시티에 있는 대형 카지노 호텔들은 가격이 찌를듯 비쌌고, 우린 생각치도 않게 비행기값등 교통비를 많이 쓰게 되었기에 찾을수 있는 가장 싼 호텔을 찾았더니 47불에 도시 외곽에 있는 Destiny Inn이라는 곳을 예약하게 되었는데 전형적인 미국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싸구려 인의 모습이었다. 화장실이나 침실 모두 청소상태가 매우 찜찜해 의자에 앉기도 망설여지는 곳이었는데, 가격대비로 보면 감히 마드리드에서 잤던 곳과 더불에 최악이 아닐까 싶었다. (게다가 이날은 몰랐는데 이곳에서 빈대를 물려 앞으로 우리 둘다 양팔이 모기가 문 것처럼 부풀어 오른게 100개는 되었고 간지러움에 환장하는 최악의 사태가 한달이나 계속되게 되었으니 이것까지 감안하면 최악의 숙소 맞다.)

콘서트는 9시에 시작이었기에 가서 표도 찾아야 하고 해서 7시반쯤 호텔을 나서 콘서트가 열리는 Borgata 호텔에 도착을했다. 보르가타 호텔은 전형적인 카지노 호텔로 베이비페이스 형은 연륜에 맞게 호텔내 콘서트장에서 공연을 했다. 우리가 콘서트를 예약할 당시에는 플로어석이라 할 수 있는 앞쪽은 모두 팔렸고 우린 그나마 다행히 발코니처럼 살짝 올라간 스태디움석 시작하는 맨 앞줄 중앙에 앉게 되었는데 다행히 극장이 많이 크지 않아 음악 감상하기에 나쁜 자리는 아닌듯 했다.

자리에 앉아 30분쯤 있다보니 콘서트는 시작되었고, 이름그대로 엄청난 동안의 베이비페이스가 등장하였고 첫번째는 모르는 노래였지만 두번째 불러준 곡은 내가 베이비페이스 곡 중에 가장 좋아하던 'Every Time I Close My Eyes'. 언플러그드 라이브 앨범에도 없는 트랙이라 콘서트에서 들을수 있을까 했는데 제일 첫 곡으로 불러주니 눈물이 맺혔다. 수많은 가수들이 그렇지만 라이브로, 그것도 세계일주 도중에 하필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 중 한명을 만나볼수 있다니 그 자체가 기적같았다. 최근 발표한 곡도 있지만 역시나 I'll make love to you, breathe again, whip appeal, end of the road, change the world, every little step 등 황금기였던 90년도 초반부터 중반까지 자신이 불렀거나 Boys2Men, 토니 브랙스턴 등 다른 가수에게 줬던 곡들까지 부르며 객석의 90% 정도 되는 형제님들의 들썩임으로 부흥회 같이 뜨겁게 불타오를 무렵, 베이비페이스는 무대에서 내려와 좌석을 한바퀴 돌아주시며 노래를 불렀고 2층 맨 앞에 있는 황인 두명이 눈에 띄었는지 달룡이는 무려 베이비페이스가 허그도 해주는 평생 잊지 못할 은혜를 입었으니, 플로리다를 포기하고 부랴부랴 올라온게 전혀 아깝지 않던 아름다운 밤이었다.

48시간을 채 있지 못하고 떠나는 올랜도 공항


오늘 타고 가는 비행기는 US Airways. BWI를 허브로 쓰고 있어서 자주 탔던 항공사였다.

우리가 빌린 가장 싼 Economy등급의 쉐비 코발트. 차 빌려주던 흑인언니가 너무 좁다며 큰거로 가라고 꼬셨지만 언제나 렌트카는 제일 싼 것으로 ㅋ

밥도 먹고 간식도 살겸 들렸던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롯데 플라자라는 대형 한국 슈퍼.

푸드코트에서 봉사료의 부담없이 먹을수 있던 간단한 점심

Maryland, Delaware를 거쳐 도착한 아틀란틱 시티 외곽의 오늘 잘 숙소

밖은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았는데..

침대와 이불은 눅눅하고 이날은 몰랐지만 빈대까지..

콘서트를 보러 온 Borgata 호텔내 극장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신 Babyface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