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7~08/19/10 여행의 마지막 장거리 버스를 타고 칸쿤으로

18일 오후 2시반에 출발하는 칸쿤행 버스를 끊어놓은지라 17일은 특별한 일정은 없어 지하철 타고 다시 Polanco지역으로 가서 시간을 보냈다. 멕시코 지하철들은 지하철내 노선도에 정거장마다 그동네를 상징하는 심볼을 그려놓아 우리같은 외국인들도 손쉽게 그곳에 뭐가 있는지 알아보기가 쉬운것은 참 좋았다.

다음날 호텔을 체크아웃 하고 버스 시간에 맞춰 Norte 터미널로 지하철을 타고 갔다. 지하철은 은근히 짐을 갖고 타는 것에 대한 제재가 심하다던데 다행히 별 문제없이 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우리가 타고 가는 버스는 멕시코에서 가장 좋고 안전하다는 ADO버스. ADO버스에도 등급이 있어 180도 의자가 눕는다는 가장 좋은 ADO Platino, 그다음 좋은 ADO GL이 있었지만 우리가 타고 가는 것은 그냥 일반 버스였다. Platino는 멕시코시티에서 칸쿤가는 것은 없는것 같았고, GL은 있었는데 돈도 많이 쓴것 조금이라도 더 싼거 타자고 해서 일반을 선택했다. 멕시코는 역시 같은 라틴 국가같은데 남미 생활권이 아닌지 남미에서 흔히 볼수 있는 럭셔리 버스의 상징인 Marcopolo의 2층버스 같은 것은 없었다.

한눈에 튀던 남미의 2층버스와는 달리 멕시코의 버스들은 매우 일반적으로 생겨 우리가 타고 갈 버스도 한국에서 보던 버스보다 조금 클 뿐이지 큰 특색은 없어보였다. 의자가 180도 가까이 눕혀지지 않는 것은 기본이었고, 좌석간의 공간도 조금 좁아보였다. 그리고 남미버스의 발받침 같은건 없었다. 그래도 우린 맨 앞자리를 예약해둬서 괜찮았다.

칸쿤까지 장장 26시간을 가는 이 버스는 기내식 서비스는 없었고 그래도 화장실은 들어있었다. 저녁밥은 터미널에 들릴때 알아서 사먹어야 했는데 터미널내의 식당들은 가격만 비싸보여 밖에 나갔더니 현지식 샌드위치 가게가 있어 거기서 간단히 먹었다. 멕시코 시티에서 칸쿤까지의 장장 26시간의 여정은 상당히 길고, 버스도 남미만큼 쾌적하진 않으니 사실 쉽지는 않았다. 가격으로 봐도 비행기 타는 것과 아주 많이 차이가 나지는 않아 괜히 이걸 선택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안그래도 시간도 많은데 1박도 해결할수 있었고, 과테말라를 빼서 그런지, 이제 무서운 중남미는 끝내고 칸쿤가서 늘어져 있다가 미국으로 간다는 마음에 달룡이는 아무런 군말없이 26시간의 버스를 아주 행복하게 타고 갔다.

다행히도 버스는 연착은 안하고 오히려 한시간 정도 일찍 도착을 해서 다음날 오후 3시반쯤 칸쿤의 터미널에 도착했다. 오랜 버스로 몸이 녹초가 되서 어서 가서 눕고 싶었지만, 어제 저녁 이후로 밥도 부실히 먹어 우선 터미널 바로 앞에 보이는 맥도날드 가서 밥을 먹고 호텔로 이동을 했다.

버스 터미널이 있던 칸쿤 시내와, 리조트들이 모여 있는 Zona Hotelera는 거리가 꽤 떨어져 있었다. Zona Hotelera는 바닷가 쪽으로 가늘고 길게 형성되어 있어 Zona Hotelera라고 붙어 있는 아무 버스나 타면 모두 한줄로 훑어준다. 칸쿤의 택시비가 많이 비싸다고 하더니 이 버스에는 현지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탔다.  외국인이라고 해봤자 거의 100% 미국인들인듯 한데, 버스 타면서 현지돈도 없이 그냥 1불 짜리를 냈다. 그러면 운전수 아저씨가 자체 환전을 해서 대충 잔돈을 주는듯 보였다. 버스는 6페소로 멕시코 시티의 지하철이 3페소인것과 비교하자면 두배 비쌌지만 미국돈으로는 50센트도 안 할테니 여전히 쌌다. 

우리가 가장 먼저 3박을 할 호텔은 Grand Royal Lagoon이라는 곳으로 Zona Hotelera안에 있으면서 저렴한 걸로 골랐더니 하루에 30불 정도 하는 곳이었다. 이 호텔은 대형 호텔이 아니니 잘 보이지 않았고 기사아저씨한테 인터컨티넨탈앞에 세워 달라고 해서 내렸다. 인터컨티넨탈에서 바로 앞이라고 들었는데도 찾을수가 없어 길에 있는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골목 안쪽으로 있다고 알려줘 찾아갔다. 리조트나 호텔이라는 이름보다는 저가 아파트에 온듯한 이곳은 자기네 말은 3스타랬는데 스타랑은 관계가 별로 없어 보였다. 7월4일생 같은 영화에서 미국의 상이군인들이 멕시코 넘어와 장기체류 하며 술에 쩔어있는 곳이 이런곳이 아니었을까? 워낙 피곤했던 탓에 침대에 바로 쓰러졌다.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는 지하철내 노선도


나에게 있어 멕시코시티의 가장 즐거운 점은 여러 타코 먹기였다. 워낙 맛있고 싼 덕분에 다른 것을 먹어볼 기회가 적었다.

폴랑코에서 먹었던 미친듯히 매웠던 타코. 부촌이라고 타코도 비싸 다른데 4개 가격과 같았다.

그리고 호텔이 있던 Zocalo의 타코 노점상이 쭉 있는 곳중 하나

노점들은 이렇게 다양한 고기를 미리 만들어 놓고 시키면 그 분량만큼 떼어 다시 볶아줬다


이건 얇지만 암튼 갈지 않은 고기가 통째로 들어가고 프라이도 넣어주는 스테이크 타코.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쌌다

이제 26시간 버스 탈 시간 -_-
점심은 지하철에서 파는 두개에 30페소짜리 도미노 피자

우리가 타고 갈 버스. 외관상 남미 버스에 많이 포스가 뒤진다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볼수있는 집들. 멕시코 시티가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인지 실감난다

저녁먹으라고 30분 쉬어간 이름모를 도시.

상당히 장사가 잘되보여 들어간 샌드위치 가게

멕시코 음식은 난 다 좋은데 실란트로가 많이 들어가 달룡이는 조금 힘들어했다. 빼달라고 생각하다가도 내가 별로 안 거슬리니까 자꾸 까먹었다 ㅋ

밤새 달려 다음날 오후 3시쯤 나온 칸쿤 사인

Zona Hotelera (Hotel Zone)으로 가는 R-1버스 타고 호텔찾아 가는 중

앞으로 3박을 하게 될 Grand Royal Lagoon. 시내말고 Zona Hotelera에 있는 곳 중에선 제일 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