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5/10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케냐에 운영하는 사파리 파크 호텔

어제 이곳 케냐 온지 3일이나 됐는데 하는것도 없고 매우 무료해진 난 사파리 파크 호텔을 생각해 냈다. 우리나라 파라다이스 호텔 그룹이 케냐 나이로비에 호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본 적 있었는데 한국의 호텔 체인이 외국에 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것은 흔치않고, 그것도 만리타향 케냐의 나이로비라니...  매우 흥미로웠다. 아침을 먹고 한국가든 사장님과 얘기를 나누던 중 사파리 파크호텔에 대해 여쭸더니 대뜸 거기 높으신 분과 친하다며 구경을 가보겠냐고 해주시는 바람에 덜컥 신세를 지게 되었다.
사장님은 직접 전무님께 전화를 걸어 조카들이 놀러왔다며 예약을 해주셨고 우린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호텔 구경을 가게 되었다. 우리가 시내에서 묵었던 쓰러져가는 six eighty호텔이 1박에 10만원 가까이 하듯 인프라가 열악한 아프리카에서 정상 호텔은 상당히 비쌌는데 덕분에 저렴히 가서 1박을 하고 오는 일종의 미니 여행을 하게 되었다. 
사파리 파크호텔에 가려면 택시를 불러타야 하는데 나이로비는 택시비도 비싸 편도 20불은 할거라며 레스토랑의 차로 싸게 태워 주시고, 다음날도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픽업을 보내주겠다고 하셨다. 우리의 신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호텔에서 1박을 하면 저녁도 사먹어야 했는데 거기서 먹는 현지 음식은 비싸고 입에 맞지 않을거라며 손수 도시락까지 싸주셨다.ㅠㅠ 정말 이 그치지 않는 신세에 몸둘바를 몰랐다.

우리는 덕분에 한국가든 방에 짐도 그대로 풀어놓고 제일 작은 위크엔드 가방으로 하나만 꾸려 자가용 타고 호텔까지 편히 가게 되었다. 사파리 파크 호텔은 나이로비 시내에서는 조금 벗어나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가는 곳까지의 도로는 다큐멘터리 등에서 보던 비포장 도로의 연속으로 게다가 비도 많이 와서 울퉁불퉁 장난이아니었다. 호텔은 진짜 사파리처럼 동물이 뛰어 다니는 것은 아니었지만 매우 넓은 대지에 리조트 형식으로 띄엄띄엄 퍼져 있었다. 로비 건물 한 가운데에는 나무로 만든 큰 코끼리 상이 서 있는데 마치 스리랑카의 호텔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체크인을 하고 벨보이의 안내를 받아 방으로 갔는데 좋은 방으로 준다고 해서 그런지 침대가 세개인 트리플 방이었다. 그것도 가지런하게 나란히 있는데 아니라 정사각형 방에 여기 저기 침대가 흩어져 있어서 어쩔수 없이 다시 프론트로 돌아와 다른 방으로 바꿨다. 바꾼 방은 큼직한 방 가운데 캐노피 달린 공주 침대도 있고 훨씬 좋았다. 그런데 방은 너무 넓은데 가구가 조금 부실하고 tv가 20인치도 안되는 놈이 있는게 조금 균형이 안 맞았다. 그리고 화장실 도기들의 많이 칩 되어 있어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물도 엄청 콸콸 나오진 않는게 여전히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였다.

그래도 리조트 같은 분위기에 마치 여행온 것 같아 매일 방에만 있다 바깥으로 나왔더니 기분이 좋았다. 여전히 힘들 달룡이 때문에 가볍게 넓은 정원 곳곳을 산책하고 방에 들어와 오랜만에 tv를 보는데 무려 한국채널이 3개나 나왔다. 호텔 전체에서 일식을 겸하고 있는 한식당이 하나 있는 것 빼면 한국 회사 소유라는 것을 느낄 부분은 많지 않았는데 아리랑, KBS, YTN까지 나오는 다양한 한국채널이 여기가 한국호텔임을 알게 해줬다.

한국가든에는 tv가 없는 바람에 꽤 오랫만에, 그것도 한국 채널 tv를 보면서 사장님께서 싸주신 도시락을 펼쳤는데.. 불고기 한 가득에 밥에 깍뚜기에 계란 장조림까지... 마치 엄마가 싸 주신것 같은 정성이 가득한 도시락에 눈물이 팽 돌았다. 여기 와서 너무나 많은 신세를 지고 당췌 우린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는건지..
너무나 넉넉하게 싸주셔서 다 먹고 나니 배가 터질 것 같은 와중, 9시에 맞춰 쇼를 보러 나갔다.

이곳에서 묵지 않아도 꼭 와서 한번은 보라고 하시던 이 호텔의 자랑인 아프리카 토속 쇼는 야외 무대에서 9시부터 한시간동안 매일 하고 있었다. 무대 앞은 아프리카 전통 레스토랑으로 슈라스코 같은 방식의 바베큐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만약 사장님께서 도시락을 안 싸주셨으면 이걸 먹고 있었겠지만 전혀 부럽지 않았다.
우린 밥 먹는 테이블 뒤쪽으로 준비되어 있는 드링크 손님용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시원하게 케냐 현지 맥주인 Tusker를 시켜 먹었다. 쇼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런 아프리카식 춤에서 시작하여 나중에는 거의 서커스 수준의 아크로배틱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재미있었다. 게다가 호텔 투숙객에게는 무료라니 상당한 메리트였다. 
신나게 쇼를 보고 있는데 한 직원이 우리한테 와서 혹시 미스터 리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니 자기가 여기 레스토랑 매니저라며 잘 모시라고 부탁을 받았다고 인사를 꾸벅 하는데 우리같은 애들에게 인사를 하는게 너무나 민망하고 여기까지 신경써주신 사장님과 전무님이 너무나 고마웠다.

게다가 쇼가 끝나고 계산을 하려는데 계산은 필요없다고 하니.. 우린 케냐와서 빚만 늘어서 간다.

오랜만에 보는 바깥 풍경


드디어 도착한 사파리 파크 호텔

상당히 크고 멋졌던 코끼리 상

소세지 나무라는데 잭프루츠 같이 생겼다

콜로니얼 풍의 객실은 멋진데 살짝 횡하고 호텔 전반적으로 유지 보수가 아쉽다.


눈물없이는 먹을수 없던 감동의 도시락

사파리 파크 호텔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민속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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