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8/10 야간버스를 타고 카이로로 복귀

아침을 먹고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버스 티켓 사무소였다. 카이로로 올라가는 기차는 애매한 일정과 가격때문에 일찌감치 제끼고 버스를 어제도 알아봤었는데 당일 판매만 가능하다 해서 부랴부랴 아침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나혼자 표를 사러 갔다. 카이로로 가는 버스는 따로 버스 터미널 같은 것은 없고 두 회사가 운행하는데 각각 자기 사무소에서 판매가 되었다. 난 가격 차이도 없길래 이집트 버스중 그나마 가장 좋다는 Super Jet라는 회사 사무소로 달려가 그날 저녁 8시 출발해서 아침 6시쯤 카이로로 들어간다는 버스를 끊었다. 표 가격은 65파운드를 달라는 것을 외국인 가격아니냐 우리도 현지인 가격으로 해달라고 웃으면서 얘기했더니 비수기라 그런지 약간의 말장난 끝에 55파운드씩을 내고 현지인 가격이라며 해줬다.

버스는 8시에 출발하는데 우린 별로 일정도 없으니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호텔에 2시에 late checkout을 하고 한 다섯시까지 호텔 수영장에 있어도 되겠냐 했더니 흔쾌히 우리의 부탁을 들어줬다. 정말 그저께 체크인 할때부터 서비스로 본다면 이집트 최고의 호텔이었다. 아침 먹은 기운으로 점심도 거르고 에어컨 나오는 호텔방에서 여유를 부리다 늦게 나와 수영장 가서 시간을 보낸 후 우린 5시 다 채우고서야 호텔을 나와 룩소르 와 있는 동안 우리의 인터넷카페가 된 스낵타임으로 자리를 옮겨 밥을 먹으며 인터넷을 했다. 인터넷 속도는 말도 안되게 느리지만 만도 근처의 pc방도 써보니 그리 빠르지 않았고 게다가 시간당 생각하면 매우 저렴했다.

컴퓨터로 오랜만에 이것저것 체크좀 하다 보니 어느새 7시가 되었고 우린 슬슬 레스토랑을 나와 버스 사무소 앞으로 갔다. 가는 길목에선 만도를 우연히 만나 마지막 작별인사도 나눴다. 아마 룩소르에서 가장 기억나는 것은 왕가의 계곡도 아니고 룩소르 신전도 아닌 바로 만도일것이다. 이미 이집트 오기 한참 전 부터 만도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런 현지인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신기했는데 실제로 유명인을 만나보니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분이었다. 특히 땀을 뻘뻘 흘리며 옥탑방에서 먹던 고추장 한 숟가락 안 들어간 것 같은 만도식 닭도리탕은 두고두고 생각날 음식이었다.
만도를 지나 룩소르역 바로 옆에 있는 슈퍼에선 버스 타서 먹을 과자랑 생수등을 구입했다. 역에서 나오는 기준으로 바로 왼쪽에는 슈퍼가 3개 붙어 있는데 이 곳들이 이집트에서 구입해본 생수나 과자등은 가장 쌌다. 외국인이라고 사기치는 것도 없고 바깥에 다 가격을 적고 있는 매우 선진 시스템이었는데 특히나 가장 왼쪽집이 가장 싸고 매우 친절해 룩소르 있는 3일간 요긴하게 이용을 했다.

모든 채비를 마치고 사무소 앞에 가니 왼쪽 공터에 버스가 올거라며 그쪽에 가 있으라고 했다. 우리 말고 외국인은 한명도 안 보였지만 카이로에서 장사를 한다는 한 청년이 영어로 꽤 친숙하게 우리와 시간을 때워줬다. 그렇게 기다리고 보니 버스가 한대 왔는데 모로코의 CTM버스정도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에어컨은 나오게 생긴 놈이었다. 탑승객이 그리 많치 않아 우린 맨 뒤에서 편히 누워 갈수 있었다. 외국인은 경찰을 대동하지 않으면 운전도 금지 되어 있다는 이집트의 지방도로의 명성은 뻥이 아닌듯 뻑하면 바리케이트를 쳐놓고 검문을 통과해야만 나갈수 있게 되어 있어 스피드 범프도 많아 승차감은 최악이었다.
그렇게 4시간을 달려 후르가다에서 손님을 내려주고 30분 정도 있다가 다시 딴 손님들을 태워 카이로로 출발을 했다.
후르가다는 나름 유명한 리조트 타운이었는데 버스가 이곳을 직접 관통하는줄 알았으면 여기서도 1박을 하고 가는 것도 좋을 뻔 했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버스는 그 후로는 정차 없이 6시경 카이로 공항 근처에 내려주고 30분 달려 첫날 공항버스에서 내렸던 그 버스 터미널에 내려줬다.

어제의 조식과 변화를 줘보겠다고 오늘은 야외에 앉았더니 골프장 와 있는 느낌이다 ㅋ 

어렸을때 상상하던 오아시스의 모습이 이런것이었을듯

왕가의 계곡, 왕비의 계곡 입장권 그리고 방키

어쩌면 지금까지 가장 긴 시간을 보낸 수영장일런지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룩소르 신전

우리가 타고갈 슈퍼젯 버스와 저 뒤에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

슈퍼젯 버스 사무소

이런저런 이유로 자주 왔어야 했던 룩소르 역. 은근히 정들었다

그래도 차가 비어 꽤 편히 새우잠을 자며 올수 있었다

룩소르, 아스완에 비해 매우 현대적인 모습이 놀라웠던 후르가다.

후르가다에서 30분 기다리던 곳 

어쩃건 10시간만에 무사히 카이로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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