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0~05/01/10 모로코의 마지막 날들을 카사블랑카에서

모로코 와서 계속 리야드와 저가 호텔에 있었더니 은근히 편안한 스탠다드 호텔 방이 그리워져 오늘 카사블랑카의 마지막 밤은 특가가 나왔길래 카사블랑카 시내 멀쩡한 호텔에서 보내게 되었다. Barcelo라는 우리에겐 약간 생소한 이름이었는데 체크인 해서 알고보니 스페인의 호텔체인으로 스페인과 멕시코 등에 꽤 많은 체인이 있었다. 암튼 오랜만에 문명과 만난 것 같은 느낌의 스탠다드한 호텔로 꽤나 만족스러웠다.
우린 내일 밤 늦게 비행기를 타야해서 시간이 어중간하게 이틀이 남았는데 카사블랑카에선 딱히 할것도 없고 해서 오늘 저녁엔 영화 카사블랑카에 나오는 Rick's Cafe를 재현해놨다는 레스토랑 Rick's Cafe를 가기로 예약을 한 후 근처 KFC에서 점심을 먹고 오늘 밤 갈 이집트 일정도 짤겸 호텔에 있다 저녁 시간이 되서 나왔다.

영화에 나오는 릭스 카페는 사실 할리우드에 만들었던 세트장으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레스토랑이었지만 한 영리한 놈이 동명의 레스토랑을 만들어 카사블랑카 시내에선 분위기와 맛 모두 유명하기에 나름 큰 기대를 했었다. 거리는 호텔에서 15분 정도 걸려 택시를 타고 가기로 하고 택시를 잡았다. 카사블랑카에서 제일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이길래 레스토랑 이름만 대면 찾아 갈 줄 알고 호텔에 택시를 잡아달라고 하면 비쌀 건 뻔해 살짝 걸어나와 잡았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열이면 열 모두 레스토랑을 알지 못 했고, 결국 주소까지 보여줘 간신히 한놈과 흥정을 하고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 놈은 어느 시장 한 복판에 저 안 쪽으로 걸어들어가면 있다며 골목길이라 차는 못 간다 했다.
차도 못 들어가는 시장 속에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지만 대충 위치가 틀리지는 않는 것 같아 앞에까지 데려다 달라고 난리를 치다가 결국 내렸다. 하지만 시장은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처럼 가면 갈수록 미로에 날은 어두워 지고 방향은 절대 모르겠어서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헤맨 끝에 간신히 시장은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사람한테 물어보면 왼쪽, 다음 사람한테 물어보면 오른쪽을 가리키고, 행여나 인간들이 길 가르쳐 줬다며 돈까지 요구해 짜증이 이빠이 났는데 첩첩산중으로 걷다 보니 결국 우리 호텔 주변까지 나오고 말았다. 이미 예약 시간은 지났고 열은 받고, 결국 호텔 앞 골목에 있던 동양 음식 레스토랑에 가서 마키 몇 톨에 중국 음식같은게 나오는 세트 메뉴를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이사가는 바르셀로 호텔


오랜만에 만나는 정상 호텔방
언제나 우릴 인자하게 맞아주시는 할아버지 ㅋㅋ 모로코의 KFC는 우리나라 가격과 비슷해 현지에선 꽤 비쌌다. 맥도날드보다 훨씬 비쌌다

큰맘먹고 고급 레스토랑 찾아가는데 우릴 시장에 버리고 간 나쁜 택시 운전수

결국 헤매다보니 호텔 근처로 돌아오게되 앞 골목에 있던 퓨전 동양음식점에서 대충 먹었다. 그래도 카사블랑카 정도 되니까 이런 동네식당도 있다



다음날 아침은 오랜만에 호텔 아침 다운 조식 부페가 나왔다. 빵과 커피만 주던 리야드 식 아침에 비할수도 없을 만큼 바르셀로 호텔의 아침은 리조트 호텔이라도 온 듯 매우 훌륭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제대로 아침 부페를 먹어본것은 핀란드 이후로 처음이었다. 아침을 먹고 조금 밍기적 거리다 천천히 체크아웃을 하고 짐은 맡겨두고 우린 핫산 모스크로 향했다. 핫산II 모스크는 우리가 머스캣에서 봤던 모스크 다음으로 세계 두번째로 큰 모스크로 카사블랑카의 최고의 관광지라고 했다. 모스크 안 구경은 마당같아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다가 시간에 맞춰서만 들어갈수 있다 하여 밖에서만 봤는데, 그모습이 상당히 멋졌다.
사실 오래된 역사적인 모스크도 아니고 단지 규모로 승부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벽이나 분수속에 보이는 이슬람식 예술은 참으로 아름다웠고, 이란이나 시리아의 양식과는 조금 다른 것이 더욱 흥미로웠다.
모스크를 둘러본 후 우린 그저께 갔던 코니시로 가서 남는 시간에 영화나 한편 보기로 했다.

어차피 영화들은 모두 불어 더빙이라 사실 넘사벽이었는데, 그 중에서 우리가 고른 그린존은 더더욱 액션보다는 말로 때우길 좋아하는 영화라 보는 내내 매우 괴로웠다. 쉬지않고 불어로 떠들어 대는 맷 데이먼 형이나 그린그래스 감독 모두 본 시리즈에서 하도 뛰어 다녀 지쳤나보다. 영화를 너무 편히 대화로 풀어나가려 해서 우린 결국 영화 끝날때 마지막 이메일 내용으로 영화 전체 내용이 이런거였구나 하고 유추할수 있었다. 극장 시설은 외관이나 상영관은 멀쩡해 보였는데 화질, 음질은 완전 개판이었다. 그동안 다니면서 생각보다 수준높은 극장 수준에 가장 놀랐던 곳이 인도였다면, 예상외로 가장 떨어지는 수준은 단연코 모로코의 메가라마였다. 화면은 많았지만 냉방도 똑바로 되지 않아 걸레 썩는 냄새가 났고 가뜩이나 듣기 불편한 불어로 떠들어내는 사운드는 매 대사마다 찢어지는 소리로 괴로웠다. 서라운드는 커녕 스테레오나 되고 있는 건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처참했다. 

영화도 보고 다시 바다 한 바퀴 돌고 피자헛에서 피자로 이른 저녁을 먹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로비에서 인터넷을 하면서 두어시간을 보낸 후 우린 공항으로 향했다. 모로코는 다행히도 공항가는 기차가 있어서 비싼 돈내고 택시 타고 공항까지 갈 필요없이 10딜함에 딜을 해서 근처 기차역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기차는 상태는 인도 기차만큼 암울하고 어두웠지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공항까지 무사히 갈수 있는 교통 수단이 있는 것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카사블랑카에서 공항까지는 기차로 약 30분 정도 걸렸는데 공항 규모는 여기가 훨씬 크지만 분위기는 마라케쉬가 더 멋졌다. 우린 공항 은행에서 남은 딜함을 달러로 환전 을 한 후 카이로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기다렸다.

실로 오랜만에 만나보는 진수성찬 조식 부페

세계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핫산II 모스크. 생각외로 디테일이 상당히 아름답다


불어로 Green Zone을 보게 된 메가라마 극장 -_-


홀도 분위기는 다 잡았는데 결정적으로 화질 음질이 영 별로였다

중동같지 않던 코니시

오랜만에 피자헛을 보고 반가워 먹긴 했지만 영 실망스럽던 맛. 특히 Platter가 완전 별로

공항가는 기차를 탈 수 있는 Casa Voyageur역

표는 예약은 안되지만 자리는 널널했다. 가격은 25딜함인가 30딜함인가. 암튼 쌌다
시설은 별로지만 어쩄건 싸고 안전하게 공항 갈 수 있는 수단이 있는 것으로 만족!
기차는 바로 공항 지하에 정차해 매우 편리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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