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6일째 라낙푸르를 들러 조드푸르로


쿰발가르의 밤은 에어컨을 켜고 자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선선했다. 하지만 그만큼 뜨거운 샤워가 간절한 곳이지만 애석하개도 에어컨은 매우 잘 작동을 하고 뜨거운 물은 미지근 한 정도만 나왔다.
대충 준비를 하고 열한시에 맞춰 체크아웃을 하고 (뜨거운 물에 대해 말했으나 별다른 반응은 없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택시를 타고 조드푸르로 가는 길에 올랐다.


우리가 타고 가는 택시는 어제 탄 차와같은 타타의 인디카. 같은 차지만 좀더 낡고 에어컨이 없는 차였다. 이 곳 산간지방에서는 에어컨이 없어도 시원했지만 지도상으로는 20키로 정도 떨어져 보이는 라낙푸르를 꼬불 꼬불 산길을 타고 내려와 60키로 정도를  한시간반정도 타고 내려오니 본격적으로 다시 더워졌다.

라낙푸르에서는 유적지인 자인교 사원에 들렀는데 자인교의 교리는 잘은 몰라도 가죽물품은 모두 밖에 두고 가야한다고 적혀있었지만 관광객이 너무 많은 탓인지 신경쓰지않아으며 다만 반바지만 금해 20루피씩 내고 옷을 빌려 덧입고 들어갔다.
이곳 템플은 자인교 템플 중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라 해는데 규모도 대단했지만 기둥등까지 빼백하게  새겨져 있는 디테일이 엄청났다. 가장 큰 템플에는 1444개의 기둥과 29개의 홀이 있다는데, 종교의 힘이 없었다면 이정도까지 할 수는 없었으리라.


조드푸르로 가는 길의 도로사정은 정말 열악했다.
한대가 간신히 다닐수 있도록 보이는 길에 반대쪽에서 차가 오면 아스팔트에서 살짝 벗어나 비켜 있어야 하기도 하고 수십마리의 소때를 만나면 horn을 누르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때로는 그래도 비키지 않은 소를 차로 천천히 툭 밀치면서 200키로 중 120키로를 세시간에 넘게 달렸다.  창문을 열고 있어도 들어오는 바람은 컨벡션 오븐에서 부는듯한  훈풍뿐이고 지속적으로 덜컹거리는 도로덕분에 잠깐 멈추면 온몸에 진동이 베어버려 오히려 멍했다. 밥맛도 잃어버린채 어떻게든 빨리만 도착하고 싶었다.
그래도 세시간 후 puri라는 곳부터는 길도 양쪽에 두대정도 다닐수 있을 정도로 넓어져 나머지 80키로 정도는 한시간 반정도에 매우 빠르게 왔다.

다섯시 반쯤 조드푸르 시내로 들어온 우리는 숙소를 정해야 했는데 첫번째 옵션으로 국내 인도 카페에서 가장 평판이 좋던 한 힐뷰라는 게스트 하우스와 만실이거나 상태가 안좋은 경우 백업으로 중급 호텔을 알아놨는데 힐뷰에 방이 있다하여 그쪽으로 향했다.
조드푸르 시내 지리에 약한 우리 순박한 드라이버는 네번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 메헤란가르 성벽 근처란 내 말만 듣고 성있는 언덕 위까지 올라갔고 거기서 전화를 걸었더니 성을 중심으로 반때쪽에 있는데 차로는 돌아가야 하니 마중을 보낼테니 걸어내려오라 했다.
비탈진 언덕길을 드라이버 아저씨가 고맙게도 가방을 들어줘 비교적 손쉽게 오분정도 길을 내려왔더니 성벽에서 가장 가까운쪽인 언덕 맨 윗 부분쯤 게스트하우스가 위치하고 있었다. 비탈진 언덕길때문에  오르락내리락 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언덕위라 전망이 좋고 바람이 잘드는데다 성과 가까이 있었다. 그리고 무었보다 여행자들 중 평판이 좋을수밖에 없을만큼 푸근하면서도 친절한 주인 아줌마 자프란과 깨끗한 객실이 275루피밖에 하지 않았다.

객실은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답게 침대외에는 별다른 가구는 없어으나 침구류도 매우 깨끗했고 화장실도 개별로 방에 붙어있어는데 스리랑카 첫 일년간 살던 우리집이 생각났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저녁을 먹으면서 인도와서 처음으로 맥주 한잔 마셨는데 kingfisher라는 이 맥주의 맛은 살다살다 마셔본 것 중 최악이었다. 저알콜인지 별다른 알콜을 느끼기 어려웠으며 전체적으로 맛이 얕았다.  이전까지의 최악의 맥주는 말레이시아에선가 마셨던 블루인가 하는 것으로 편의점에서 다른 맥주보다 몇원 싸서 사먹어다가 피본적이 있어는데 킹피셔에 비하면 세배정도 맛 있었다.  (다음에 또 먹어보니 그렇게 맛 없진 않다, 이날만 특히 뭔가 이상했던듯)


식사를 하며 달룡이의 불평불만이 쏟아졌는데 이렇게 힘들게 여행을 할 줄 몰랐다며 안 타게는 됏지만 현지 버스까지 타려 하는지는 몰랐다며 게다가 하루에 한번씩 짐 싸고 옮기는것 너무 힘들다는데.. 그럼 뭘 생각햇냐기에 자기는 차 대절해서 다니던 그런것을 생각했다나 하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고.. 결국 협의 끝에 왠만하면 한 도시에서 이박이상 하기,오지탐험은 줄이기, 인도에서는 기차로 갈수 없는데는 안 가기로 협정을 맺었다.  인생이 그렇지만 혼자 하는 여행이 아니니 포기할건 포기하고 서로 맞춰야 한다..
그러고 피곤에 쓰러져 일찍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