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알레포에서 안타캬 찍고 아다나 들러 카파도키아 괴레메까지

오늘은 터키 가는 날.
우리의 터키에서의 1차 목표는 다음주 월요일인 12월 7일까지 터키의 수도인 앙카라까지 어떻게든 가는 것이었다.
이유인즉슨 한국에서 출발할때부터 이란 테헤란에서 12월16일날 두바이 오는 비행기가 예약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란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앙카라가 제일 잘 나온다고 소문이 자자해 우선 그곳으로 가서 받아보려는게 목적이다.
신청하고 1주일씩 걸리는 파키스탄이나 인도와는 달리 앙카라는 하루나 이틀만에 나온다니 매우 놀라웠으나 비자 주는거야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를수도 있어 이젠 받아야 했기에 조바심이 났다. 나중에 터키가서 글을 읽다보니 다마스커스에서 당일 받았다는 사람이 있어 대체 왜 그 많은 날 다마스커스에 있으며 try도 안 해 봤는가 한탄을 했지만 뭐 이때는 몰랐으니..

암튼 아침에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역시 아침먹고 짐 들고 나왔더니 이미 10시반이었고 짐을 끌고 터미널 도착하니 11시가 되었다. 아쉽게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안타캬 행 택시에 타 있는 사람은 없었고 빈차에 우리가 기다리고 있어야 할 판이었다. 택시비는 한사람당 500씩 4명 계산되어 2천이었는데 거의 고정되어 있는 가격이라 할인등이 안 먹혔다. 고민끝에 그냥 우 리만 타고 가기로 했다. 정확하게 언제쯤 출발할수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한시바삐 출발하는게 나을것 같았다.
영어가 그나마 좀 통하는 기사를 붙잡고 가기로 하면서 대신 가는길에 베드로의 교회를 들려 사진만 후딱 찍고 가기로 했다.
안타캬의 옛이름은 안디옥으로 성경에 나오는 안디옥이 바로 이곳이다. 무엇보다 베드로가 처음으로 세웠다고 알려진 최초의 교회가 이곳에 있다는데 이것만 후딱 보고 아다나라는 곳으로 가려고 했다.
아다나는 터키에서 4번째로 큰 도시로 이곳 역시 볼것은 별게 없지만 카파도키아 괴레메로 직접 가는 교통편이 안타캬에서는 없다고 알려져 아다나 가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괴레메로 가려고 했는데 정확히 일정이 우리 마음대로 될지 몰라 아직 예약은 다음날 괴레메 1박만 해놓은 상태였다. 앙카라까지 가는게 1차 목표였으나 어차피 중간에 주말이었고 가는 길에 있는 터키 최고의 관광지 카파도키아를 들러 1박하며 구경하고 나중에 다시 들리려 했다.

여튼 그렇게 베드로 교회에 들러 안타캬 터미널에 내리기로 하고 출발을 했다. 차는 중국의 체리에서 나온 세단으로 중국차는 처음 타 보게 되었다. 인도차도 타본 우리이기에 중국차에 대한 악감정은 없었으나 안타깝게도 출발한지 1키로도 못 되어 미션이 고장나서 우린 다시 터미널로 돌아오게 되었다 -_-
기사아저씨가 바로 다른 차 불러온다고 해 차만 바꿔 가는 줄 알았지만 완전 다른 기사에 다른 차를 데리고 왔다. 하지만 이번 운전수는 영어를 전혀 못해 통역까지 모셔와 베드로 교회 들러 사진 찍고 간다는것을 확인하고 출발을 했다.
아저씨는 오랜만에 한 몫 잡았는지 신나게 밟았다. 우리도 빨리 가면 좋으니 신나게 갔다. 시리아 국경에서 거지같은 출국세 550파운드씩 1100파운드 내고 터키 국경갔더니 도장만 찍고 비자비도 없는 무비자였다. 돈도 아깝고 게다가 현지화로 받는지 달러로 받는지 그돈 맞춰 준비하는 것도 짜증났는데 두바이, 오만 이후 무비자는 오랜만이라 감격의 눈물의 흘렀다.
아저씨도 이런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거의 한국의 총알 택시로 날라가 안타캬에 두시간도 안되어 도착해 주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안타캬 들어와서 저멀리 교회 표지판이 보이는데 들리지도 않고 그냥 터미널로 간다.
내가 멈추라고 저기 들리기로 하지 않았냐고 했지만 귀머거리가 무기인지라 뭔 말인지 모른다는 시늉으로 그냥 잽싸게 터미널로 갔고 내리라기에 달룡이는 차에 꼭 있으라 하고 벌겋게 된 난 내려서 그놈한테 짐 꺼내려고 열어놓은 트렁크를 닫고 지랄지랄을 했다 다행히 나의 언성을 듣고 나타난 다른 운전수가 통역을 해줘서 뺴도박도 못하게 된 그놈은 꿍시렁 꿍시렁 하다가 교회 있는 쪽으로 돌아갔는데 그것도 언덕위에 있는 교회까지는 가지도 않고 언덕 아래에 차 세워놓고는 사진 빨리 찍으라고 닥달을 했다.
짜증이 버럭 났고 딴때 같으면 돈 안주고 버텼겠지만 문제는 출발할때 기름넣으면서 돈을 먼저 달라고 해서 준 상태였기에 울분을 꾹 참고 밑에서만 사진찍고 다시 터미널로 왔다.  그동안 시리아에서는 좋은 사람들만 만났는데 역시 운전수들은 그나라 인간성과는 별개로 다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줬다.

우리의 2006년 판 책에는 터미널로 되어 있는 이 서비스택시의 종착점은 더이상 버스터미널로는 이용되지 않는듯 텅빈 폐허에 사무실들만이 있었다. 물어보니 여기서 예매를 하면 된다길래 4-5개 사무실 중 가장 커 보이는 JET라는 회사 사무실로 가서 아다나 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삼십분 정도 후인 한시반쯤 출발한다고 했다. 20리라씩이고 3시간 정도 걸려 5시쯤 들어간다고 했다 괴레매 가는건 없냐니 바로 가는건 없고 3시쯤 카이세리 가는게 있는데 그걸 타고 가서 11시쯤 내려 한시간 더 타고 가면 된다고 하는데 알아본 것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가격도 비싸 그냥 아다나까지 가기로 했다.
20리라씩 40리라니 3만2천원 정도인 버스값을 카드도 안받고 터키리라가 없어 달러와 남은 파운드로 계산했는데 내 계산결과로는 내가 조금 이익봤다. ㅋ 하지만 한시반쯤 온다는 버스는 한시반이 되어도 보이지 않고 계속 물어보니 괜찮다고 기다리라는데 결국 30분 정도 늦게 밴 한대가 와서 우릴 태워갔다. 밴이 버스처럼 가는건가 했는데, 알고보니 밴은 서비스로 버스 탈 사람들을 여기 저기에서 태워 30명 정도 탈만한 중간 사이즈의 버스에 갈아태워줬다.

아다나까지는 200키로 정도밖에 안되는데 왜 3시간이나 걸리나 했더니 완행버스인듯 여기저기 들러 사람들을 태우고 내리고 하며 빙빙 돌아 아다나에 들어갔다. 나중에 터키의 버스 시스템에 대해 알게 되니 이나라에서 수많은 버스 회사들이 있고 회사들마다 서비스와 시간과 시설이 달랐다. 만약 옆에 있는 다른 사무실 갔으면 더 나은 버스라든가 더 빨리 갈 수도 있던것을 너무나 무지하게 왔다. 우리가 탄 버스는 버스 자체가 후지진 않았지만 손에 무슨 소독약 뿌려주는것 말고는 그 어떤 서비스도 없었다. 게다가 아다나에서 우리 버스가 내린 터미널은 서울로 치면 상봉 터미널로, 괴레메 가는 버스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환전을 안 한 관계로 atm을 찾았는데 이 터미널 안에는 보이지 않았다. 아다나에는 시티뱅크가 있다기에 수수료라도 아끼고자 돈을 안 찾고 여기까지 오게 된 업이었다. 시내버스가 오길래 여성 운전수분께 Merkezi Terminal가는데 이나라 돈이 없다고 달러를 받냐고 했더니 안 받지만 올라 타라고 해서 고맙게도 공짜로 가게 되었다. 2리라씩 4리라나 하는데 너무 고마웠다.

원래는 터미널 가서 시간이나 알아놓고 근처에 호텔 찾아가서 싸게 자려고 했는데, 도착한 터미널에서는 바로 20분후 여섯시반에 괴레메 가는 버스가 있었다. 11시쯤 도착한다는데 호텔 예약도 없이 너무 늦게 도착하는게 아닐까 싶었지만 살짝 비도 오는 아다나에서 호텔을 뒤져 자는것도 의미도 없을것 같아 무작정 가서 어떻게 해보기로 했다. 가격은 35리라씩이었는데 이곳 역시 현금만 되었다. 리라가 없다고 달러도 괜찮냐니까 괜찮다며 나한테 환율을 물었다. 대충 양심있게 답하니 정말 그 환율로 돈을 받고 50불짜리 한장을 내니 나머지는 리라로 거슬러줘 드디어 약간의 리라가 생겼다.

하지만 그렇게 아침이후로 밥도 못 먹고 바로 다시 버스에 올랐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버스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타본 여느 버스보다 좋아보였다. 우리나라 버스보다 1.5배는 넓은것 같은 버스는 꽤나 쾌적했다. 버스가 출발하니 트랜스포터의 Jason Statham을 닮은 카리스마 넘치는 안내양 아저씨가 커피, 차, 콜라 등의 음료수와 케익을 서빙해 줬다. 커피가 터키식 커피가 아닌 인스턴트 커피 믹스였는데 무려 맛 있었다. 버스 중간 중간에 있는 LCD TV로 TV도 틀어줘 심심하지 않게 한두시간 달리다 휴게소에 들러 가볍게 토스트를 사먹었다. 토스트는 그릴드 치즈같은 식으로 모자렐라 치즈같은 것을 넣고 빵을 눌러 구운건데 시장이 반찬이라 꽤 맛났다.
밥을 먹다가는 촉박할수도 있어 가볍게 토스트를 먹었는데 버스는 꽤나 출발을 안 했다. 기다리다가 행여나하고 핸드폰 무선랜을 켜보니 잡혀 깜짝 놀라 후딱 언제나 짊어지고 다니는 달룡이의 컴퓨터를 꺼내 켜고 booking.com들어가서 무조건 괴레메에서 제일 싼 곳 찾아 예약을 했다. 평이 나빠도 하려고 했는데 가격도 30불밖에 안 하는데 평도 나쁘지 않았다. 호텔 이름과 전화번호만 급하게 핸드폰에 입력해두고 출발하려는 버스에 올라탔다.

그러고 두어시간 더가던 중 버스를 세우서니 우리를 비롯해 몇명을 내리게 했다. 멍하니 있다가 부랴부랴 내리니 꽤 큰 도로에서 반태편에 있던 버스로 우리를 갈아태운다. 알고보니 이나라는 이렇게 a,b에서 오던 버스가 중간에 만나 서로 다른 곳 까지 가는 손님들을 나눠 태우곤 하나보다. 암튼 갈아타고 30분쯤 더 가니 우리의 목표인 괴레메가 나왔다. 밤늦은 괴레메는 상당히 조용했지만 카파도키아 특유의 뾰족뾰족한 건물들이 다채로와 보였다.
하지만 경치 구경할새도 없이 이미 머리속에는 호텔을 어떻게 찾고 가야하나하는걸로 가득차 짐을 꺼내고 있었는데 어두운 버스터미널에서 유일하게 불켜져 있는 한 부스에서 사람이 나오더니 우리에게 호텔이 필요하냐 물었다. 백프로 삐끼일것 같았지만 지금은 삐끼의 관심도 고마울 때라 혹시 Traveller's Cave Pension을 아냐고 물어봤더니 잘 안다고 거기 예약을 했냐 해서 그렇다 하니 그럼 자기가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해준다고 한다.

와 전화를 해 준다는 그 사람도 고마웠고 데리러 나와주는 호텔도 고마웠다. 그러면서 추운데 들어와서 앉으라며 어디서 왔냐 등등 친숙한 질문들을 하는데 여행사처럼 보이면서 전혀 뭘 팔려고 안하는게 너무나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곳에서 5분정도 기다리니 우리를 태우러 호텔 밴이 왔다. 부스속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밴을 타고 5분정도 가니 우리가 오늘 있을 곳이 나왔다. 객실은 비록 화장실은 없지만 카파도키아 특유의 동굴스타일 방이 너무나 아늑하고 이불등도 깨끗한게 시리아나 레바논의 저가호텔보다 훨씬 좋아보였다.
이게 아침포함 30불이니 평이 좋을만도 했다. 심지어 내일 다른곳 예약 안 해놨으면 여기서 더 있고 싶었다.
인터넷이 식당겸 공동 공간인 곳밖에 안되기 때문에 우리가 요르단에서 산 인도네시아산 컵라면 한개와 두바이부터 들고다닌 일본 컵라면 우동을 꺼내들고 식당으로 가서 라면을 꿀맛같이 먹으며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그곳에 있던 동양인이 말을 걸어 왔다. 알고보니 한국분이었는데 터키에서 루마니아 거쳐 노르웨이까지 올라간다는 그분은 우리에게 카파도키아에서 한 투어등 많은것 알려줬다.
식당 공간이 살짝 간사이 오뎅같은 일본 술집 느낌이 난다 했더니 이곳 주인 여친이 일본인으로 그래서인지(?)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암튼 덕분에 이것저것 정보도 듣고 좋은 시간이었지만 오늘 아침에 시리아에서 출발한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길고 험난한 하루여서 그런지 자꾸 정신이 나가는것 같아 양해를 구하고 들어와 쓰러졌다.

 바이트 와킬의 조식. 어제와는 다르게 오늘은 부페.


안타캬로 주로 가는 서비스 택시들. 차량은 체리가 주를 이룬다

굿바이 시리아. 저 아저씨 사진도 이제 끝

터키 국경 넘어 한적한 길을 한시간 정도 달리면 안타캬가 나온다


저 멀리서 간신히 찍은 베드로가 세운 최초의 교회

횡한 안타캬의 예전 터미널 부지..아직도 표는 여기서 판다
우리가 타게된 JET버스. 이동네에선 꽤 큰 회사인듯 하지만 그래서 더 많이 돌아간듯..
제트사의 아다나행 미니버스

이상한 터미널에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메인 터미널로

터키의 큰 터미널 가면 회사별로 부스가 있어 어디나 이렇게 난잡하다

카파도키아 괴레메까지 타고 가는 버스

휴게소에서 토스트

우리의 버스. 차를 무지 아끼는지 휴게소에서 쉬는 동안 세차하고 있다, 비오는데..

아늑한 동굴같은 우리의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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