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6월.Seychelles&Qa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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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의 택시비는 기름값이 싼 나라 답게 그리 비싼 편이 아니었다. 공항에서 시내 대부분을 10-20 리얄이면 갈수 있었는데 3천원-6천원 수준이니 준수했지만 공항에서 택시를 타면 25리얄의 공항 surcharge가 붙었다. 그래서 우리는 시내까지 택시 대신 버스를 타고 가려고 생각을 했었다. 공항 입국장에는 생각외로 야매 택시 운전수들이 많았다. 그들을 무시하고 공항 버스를 타려고 바깥으로 나왔지만 버스 스탑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근처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가 보이길래 이게 시내 가는 버스인지 물어봤더니 이건 공항내를 순환하는 셔틀버스이고 시내로 가는 버스는 여기 안 선다고 거기까지 태워다줄까 하길래 올라탔다. 두바이와 마찬가지로 카타르도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모두 인도인 아니면 필리핀인듯 우리를 태워준 고마운 기사아저씨도 필리핀인인지라 말이 잘 통해 다행이었다. 우린 공항 입국장쪽으로 데려다 주는줄 알았는데 공항 옆 대로변에 있는 버스정류장 앞에까지 태워다줘서 너무 고마웠다.
도하의 버스 정류장은 두바이처럼 에어컨이 나온다거나 하지는 않는 일반 적인 정류장이었다. 주변은 온통 공사판으로 버스가 진짜 설지조차 의심이 갈 정도였는데 10분 정도 기다리니 버스가 한대 왔다. 인도인 운전수는 교통카드가 없냐며 현금으로는 20리얄이라고 한다. 내가 알아온 가격과 많이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3불이나 한다니 관광객이라고 사기를 처먹나, 어차피 우리가 가려고 하는 곳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도 아니었길래 내려서 택시를 잡아 탔다.
중동은 상당히 늦게부터 움직이는터라 아직 오전에 별로 갈 곳도 없고 도하 자체가 크게 볼거리가 있는 동네는 아니라 우선 아시안 게임 스타디움과 그 옆에 있는 빌라지오라는 쇼핑몰을 가자고 했다. 그랬더니 40리얄이라는 것이다. 미터기가 있는데 가격을 얘기하다니.. 카타르면 모든게 UAE수준일줄 알았더니 대중교통 운전수들 수준이 두바이보다는 인도와 가까웠다. 미터로 가자고 하니 고장났다고 뻥을 쳐서 눈치껏 15에 가자고 했더니 그건 미터보다도 적단다. 결국 달리는 택시문을 열고 내리는 시늉까지 해서 20리얄에 타고 갔다. 웃긴건 흥정이 끝나고 나니 미터기를 켜는 것이었다. 정말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건지, 미터만큼은 사납을 하고 나머지는 챙기는건지 암튼 쇼핑몰에 도착했을때는 20리얄 근접하게 미터기도 나왔다.
빌라지오는 아시안 게임 공원 단지에 만들어진 쇼핑몰로 카타르에서 가장 좋은 쇼핑몰이라고 했다. 이름은 벨라지오 호텔에서 따고 내부는 베니치아 호텔에서 땄는지 안에는 수로도 있고 곤돌라도 다녔다. 패스트 패션부터 고급브랜드까지 브랜드도 꽤 다양하고 특히 명품관쪽으론 인테리어도 휘황찬란했다. 하지만 밤새 비행기를 타고온 피곤에 찌든 우리에겐 별 재미가 없었다. 매장은 꽤 많았지만 특별히 세일하는 것도 없으니 한국보다 싸지도 않고 결국 금세 한바퀴를 돌아보고 학수고대하던 행오버2를 보기로 했다. 한국에는 11월이 되어서야 개봉을 했으니 이걸 볼수 있던것은 꽤나 보람찼다. 하지만 영화 중간 노출이 있는 부분이 있었는지 바에 찾아가서 술집아가씨에게 물어보는 씬이 통쨰로 날라버려놨다.
오랜만에 찾는 중동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 좁힌 선택은 양갈비(lamb chop)으로 교민들과 한국인 여행객에게 인기가 좋은 중동식당과 도하에 사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터키 식당. 고민끝에 터키 식당이 아무리 맛있다 해도 왠지 도하에서 먹기엔 양갈비가 아쉬워 택시를 타고 Al Khaima레스토랑으로 갔다. 이번에는 미터로 가는지 확인을 하고 식당이 있는 대략적인 위치를 얘기하고 갔다. 미터로 가긴 했으나 고급 쇼핑몰앞에 기다리고 있던 택시 답게(?) 어떤 조작을 해놨는지 아까 온 거리의 절반도 안되는데 17리얄이나 나왔다.
알 까이마 레스토랑은 입구가 두개가 있었는데 한개는 남자 전용이라며 우리는 가족실 입구로 들어가게 했다. 식당 분위기가 상당히 고급으로 보여 가격이 살짝 걱정 될 정도였다. 한국인에게 익숙한지 웨이터는 바로 램찹?을 외치고 500그램과 1키로 중 고민끝에 1키로를 mixed salad와 함께 시켰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에서 먹는 식빵류중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게 아랍빵인데 이집것은 거의 1미터는 되 보이는 긴 아랍빵을 가져다 주는데 맛도 끝내줬다. 그리고 나온 오늘의 메인요리인 양갈비 역시 500그램 시켰으면 큰일날뻔 할만큼 너무나 맛있었다. 살짝 양념이 세기는 했지만 불맛이 가득한 양갈비를 하나도 안 남기고 꺠끗이 싹 비웠더니 배가 터질것 같았다.
이제 밥을 먹었으니 시내 구경을 해야 할텐데 해는 미친듯이 뜨겁고 사실 도하는 별로 볼게 없었다. 그나마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무료로 개방하는 이슬람 미술 박물관인데 하필 오늘은 1주일에 한번 문닫는 날이었다. 바깥을 걸어 다니기에도 너무 덥고 고민끝에 다운타운에 있는 City Mall이라는 쇼핑몰을 들러 해 떨어진 후 바닷가와 수크를 돌아보기로 했다. 시티몰은 교외에 있는 빌라지오보다 좋은 점이라고는 시내 중심에 있는 위치뿐일만큼 그냥 여거저기서 볼수 있는 동네 쇼핑몰 수준이라 가뜩이나 피곤한 우리는 한바퀴 휙 둘러보고 지쳐 벤치에 앉아 해가 좀 지기를 기다리며 쓰러져 있었다.
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는 컨디션이다. 밤을 거의 새우다시피하고 시내를 돌아다니려니 재미있을것도 재미가 없을텐데 도하 시내는 진짜로 별로 볼게 없다. 현대적인 빌딩이라고 할것도 이제 올라가고 있는 5-6개가 다인듯 하고,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해 보였다. 거기에 어딜 갈때마다 택시기사들과 신경전도 해야 하니 한나절 돌아다녔을뿐인데 꽤나 녹초가 되었다. 날도 더운데 바닷가를 걸으면 뭘 하겠냐며 바로 택시를 타고 도하의 메인 수크로 이동을 했다.
중동식 제래 시장인 Souq(또는 Souk)는 걸프쪽 중동 도시면 어디서든 찾을수 있었는데 도하의 수크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수크하면 떠오르는 제래시장의 모습도 남아 있어 개,새같은 애완동물부터 소쿠리, 바구니 같은 주방용품에 향신료등 시장에서 팔만한 것들은 다 팔고 있으면서 한켠은 카페거리가 형성이 되어 있었다. 카페트가 깔려 있고 물담배를 피게 생긴 전통 찻집도 보이고 하겐다즈, 커피빈같은 현대 카페들도 조화롭게 있는 모습이 일종의 테마파크같은 느낌이었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할듯한 레스토랑들도 많이 보였는데 몇시간전에 양갈비 1키로를 먹은 우리에겐 어차피 그림의 떡이었다. 목은 조금 말랐지만 괜히 카페에 앉아 돈을 쓰느니 돌아가서 라운지 가서 쉬기나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모든게 다 귀찮고 시차+피곤에 쓰러질것 같은 피로감만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몇시간 더 있는 것도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이만 공항 가서 쉬기로 했다. 핸드폰에 넣어간 지도에 의하면 수크 근처에는 시내버스들이 모이는 중앙 터미널같은 곳이 있어 공항가는 버스를 찾아갔다. 터미널가서 안 사실은 정말로 버스 가격이 아까 운전수가 말한 가격이 맞은 것이었다. 버스 카드가 있으면 3리얄이지만 현금을 내면 무려 10리얄로 며칠전 변경되었다고 벽에 붙어 있는데 현금가가 3배가 넘는 돈이라니.. 게다가 하루 다녀보니 20리얄이면 택시타고 시내에서는 왠만한곳은 못 갈 곳이 없던데 가뜩이나 30분에 한대 올까 말까한 버스 시스템을 가지고 너무 유세떤다.
암튼 둘이서 20이면 택시비나 마찬가지였으므로 미터기로는 안가겠다는 택시운전수를 구워삶아 25리얄을 내고 공항으로 돌아왔다. 새벽에 내려 이미 몇시간을 있었던 라운지는 6시간 시간제한이 있는 곳이라 살짝 걱정을 했는데 재방문에 대한 제제는 없었다. 자리를 잡자마자 바로 쓰러져 몇시간 후 눈 떴을때는 이제 진짜 세이셸을 갈 시간이 되었다.
도하는 택시도 길에 잘 없어 쇼핑몰같은데 아니면 택시 잡기도 힘들어 콜을 해야 하고 버스는 잘 안오고.. 우리가 피곤에 쩔어 의욕이 없는 것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볼것, 할것이 부족한 동네였다.예전에는 transit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낙타시장, 시내구경등을 시켜주고 밥도 주는 유료 트랜짓 투어가 있었던데 이제는 그것도 없어진 마당에 싸지않은 비자비까지 있으니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곳이다. 세계일주할때 무작정 도하를 와보고 싶어서 두바이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까 고민을 하다가 포기한것이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입국장과 출국장이 멀리 떨어져 있던 도하 공항의 출국장.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후끈한 훈풍이 얼굴을 강타했다
공항에서 시내가는 버스는 안보이고.. 저멀리 버스들이 주착되어 있는것을 보고 달려가봤지만 공항내 셔틀버스였다. 그래도 고마운 아저씨가 시내버스 타는 곳까지 태워다줬다.
아저씨가 버스 타라고 내려준 곳. 어딘가 황량하다
역시 길에는 우리말고 걷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걸프지역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온 도하의 택시 운전수들은 여전히 자기네 나라를 잊지 못하는듯 미터기는 있지만 택시는 흥정이 기본. 약간의 실갱이 끝에 20리얄(약6불)내고 타고 간 아시안게임 공원 컴플렉스. 나가서 사진 한장 찍을까 했지만 이미 밖은 뜨거웠고 목적지인 빌라지오 쇼핑몰까지는 꽤 멀어보여 차안에서만 봤다.
도하에서 가장 좋은 쇼핑몰인 Villagio.
이름은 라스베가스의 벨라지오 호텔을 연상시키고 내부는 베니치아호텔이다. 곤돌라도 다닌다
전체적으로 인테리어가 모두 테마파크처럼 훌륭했지만 특히 고급스럽던 명품가
이젠 한국에도 들어온 Dean&Deluca도 있다
언제봐도 신기한 중동 인형들
IMAX관도 있던 빌라지오의 극장. 행오버2를 볼수 있어 만족!
한국 축구대표팀도 도하 오면 꼭 먹고 간다는 알 카이마 레스토랑
이날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동의 대표 dip인 Humus와 중동식 샐러드가 한가득 나오는 Mixed salad
그리고 오늘의 메인 요리 양갈비 1kg. 남자 둘이 먹기엔 적당하고 남녀가 먹기엔 조금 많은 양이었다.
밥을 먹고 나서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태양은 피해야겠다고 해서 오게 된 City Center
내부도 평범하고 아이스 스케이트장이 있다는걸 빼면 특별할건 없는 동네 쇼핑몰수준
도하는 두바이가 되고 싶어하는듯 하나 아직 인프라나 빌딩들이 많이 모자랐다. 이런 곳에서 몇년후 월드컵을 한다니...
궁인듯?
사진에 보이는 건물들이 도하의 신식 고층 건물 거의 전부다.
이슬람 사원인지 도하 그림같은곳에 자주 등장하는 타워
노을이 잘 어울리는 도하의 수크 Souq Waqif
애완동물부터 시장에서 팔만한 것은 모두 파는 수크 와키프
그리고 카페와 레스토랑거리까지 있는게 다른 수크들과의 차별점이었다
도하의 시내버스들이 대부분 집결하는 수크 근처 Al Ghamin bus station
얘네가 공항가는 버스이긴 한데 인당 10리얄씩 20리얄을 내면 택시비나 차이가 없다. 버스카드를 사려면 3리얄이면 가는데 카드를 살려면 인당 최소 30리얄을 내야 한다 (10리얄 보증금, 20리얄 선충전) 한마디로 우리같은 하루짜리 단기 여행객들은 고민하게 만드는 시스템인듯.. 문제는 버스도 한시간에 한두대 다닌다.
에서 어디보다 내집 안방만큼 편안하던 Oryx Lounge로 컴백
몇시간의 휴식과 샤워와 간단한 식사를 라운지에서 해결하고 드디어 세이셸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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