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8/10 우유니 투어 첫날 - 볼리비아 국경넘어 라군 투어

오늘 출발하는 우유니 투어의 출발 장소는 시내 중심의 여행사 앞이었다. 호스텔을 나와 짐을 끌고 터벅 걸어갔더니 꽤 많은 인원이 이미 와 있었다. 출발시간인 8시가 되자 간단한 출석 체크를 한 후 근처에 있던 미니 버스에 우리를 태웠다. 버스는 우리를 태우더니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선 들러 칠레 출국 도장을 받았다. 그러고는 간식으로 준 마일로 비슷한 음료수를 하나씩 빨면서 2-30분 달려 사막 한가운데 오두막집 같은 곳에 우리를 내리게 했다. 그게 바로 볼리비아 국경이었다. 건물안에는 경찰 한명 없이 타성에 젖어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고 있는 공무원으로 보이지도 않는 공무원만 한명 있었다. 어차피 사전비자라 아무 문제없이 우리도 도장을 받고는 건물을 나왔다.

건물 밖으로는 테이블 위에 간단한 아침이 차려져 있었다. 큰 통에 들어있는 잼과 버터, 햄과 차 정도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국적을 불구하고는 빵은 버터에 문질러 먹고 햄도 대충 손으로 잡아 떼어 먹는게 이미 원시 스타일에 적응한 모습들이었다. 버스에서 내린 우리 일행은 대략 20명 정도 되어 보였는데 우리가 밥을 먹고 있는동안 SUV가 세 대 도착해 있었다.  슬쩍 보니 차들이 모두 상태도 다르고 모델도 달라 그중 제일 좋아보이는 것은 구형 렉서스 LX시리즈였고 나머지 두대는 더 낡아보이는 토요타 랜드크루저들이었으니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잽싸게 렉서스에 올라타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불행히도 이미 차에 타는 멤버는 정해져 있었다.

우리는 기대와는 달리 낡은 랜드크루저가 당첨되었다. 그나마 위안이 된 것은 우리차와 다른 랜드크루저는 6명씩 탔지만 렉서스에는 7명이 탔다. 차 멤버를 살펴보니 나름 그룹을 정해 태웠는데 한 차는 스페인어권, 한 차는 영어권, 그리고 우리가 탄 차는 제 3언어 혹은 연로자들ㅋ 탑승 차량이었다. 그만큼 젊은 사람들 위주의 투어로 우리를 제외한 두차는 모두 대학생들로 보였고 우리 차는 20대 후반대의 네덜란드 커플, 그리고 40대의 프랑스 커플로 구성되었다. 프랑스 커플은 알고보니 학교 선생님들이었는데 아줌마가 영어를 거의 한마디도 못 했고 또 놀라운건 둘이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같이 여행을 왔다는 것이었다. 대신 아줌마는 스페인서 교사라 영어를 전혀 못하던 우리 운전수와의 통역을 책임져줬다. 운전수와 아줌마가 스페인어로 말하고 그걸 역사 선생님이라는 아저씨에게 불어로 말해주면 아저씨가 길지 않은 영어로 우리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조금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완성했다.

여행 출발과 동시에 우리에겐 앞으로 여행이 끝날때까지 마실 식수로 생수를 5리터짜리 큰 페트로 인당 하나씩 나눠줬다. 자리는 조수석 1명, 뒷자석 3명, 그리고 3열에 두명이 타게 되어 있었는데 우린 남과 낑겨 타느니 조금 좁고 불편한 3열에 타는게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맨 뒷줄을 여행 끝까지 고수했다. 딴 사람들은 불편하지 않냐며 바꿔줄까 했지만 상대적 숏다리인 우린 뭐 탈만했다.

차를 타고 비포장 도로를 덜컹거리며 달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화이트 라군, 그다음은 그린 라군이었다. 화이트 라군은 흰색을, 그린 라군은 코발트 색을 띄는데 뭐 원래 물색에서 큰 차이는 없으니 상대적으로 신기함은 덜했지만 암튼 경치는 좋았다.

그다음에 들른 곳은 온천. 매서운 추위에 노천탕에서는 뜨거운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우린 이 추위에 들어가면 나올때 추위도 추위고 갈아입기도 힘들것 같아 발만 담그고 있는데 대부분의 인간들이 안에 수영복을 입고와 좋다고 물에 들어갔다. 역시나 우리차에 탔던 연로자들은 우리정도의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니 젊은게 다른가보다.

온천까지 찍고나니 오늘의 투어가 대충 끝났는지 숙소로 향했다. 침실이라는 곳에는 돌로 된 침대가 6개 있었으니 팀별로 한방에서 자게 되어 있었다. 히팅 시스템이 전혀 없는 방을 보니 밤이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는데 점심이 준비되었단 얘기에 걱정도 잊고 식당으로 달려갔다. 밥은 소세지 삶은 거에 매쉬 포테이토에 토마토와 오이가 전부였다. 아니 이건 점심보다는 아침에 더 어울리는 메뉴가 아닌가. 뭐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 맛있게 먹긴 했는데 문제는 양이 턱없이 적었다. 아무리 저가 여행이라도 밥의 질은 몰라도 양이라도 충분히 줘야지.. 뭐 그래도 밥 먹을때 같이 주는 콜라는 꿀맛이었다.

밥을 먹고 나서는 다시 차를 타고 레드 라군이라는 곳을 갔다. 아까 본 라군들의 색은 다른 곳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하나 이곳은 물이 무려 빨간 색인것이 매우 신기했다.  물속에 있는 미네랄 덕분에 이런 색을 띈다고 하는데 비록 나라는 못 사나 광물질은 풍부한 볼리비아라는게 실감갔다. 이곳이 진짜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레드 라군을 끝으로 다시 호스텔로 돌아오는데 프랑스 아저씨가 다들 여기서 내려서 조금 걸을까 하는데 너네는 어떻게 할래? 하면서 물었다.

숙소는 저멀리지만 암튼 보이기 하니 못 갈 거리는 아닌거 같고 일행 모두가 걷는다니 뭐 우리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하면서 차에서 따라 내렸는데 어이없게 프랑스 아줌마는 자기는 피곤하다며 차를 타고 가버렸다. 이상한 배신감이 드는건 왜일까 ㅋ 암튼 그외 우리를 포함한 5인은 차에서 내려 걸으며 주변의 정취에 빠져 들어야 하는데, 문제는 너무 멀었다. 가도가도 숙소는 가까워 지는 감이 없으니 공기가 너무 맑아 아무래도 생각보다 멀리서부터 숙소가 보여던 듯 하다. 게다가 우리가 간과한게 있었으니 바로 이곳의 높이였다. 아타카마도 해발 2500미터라고 했지만 우유니 지역은 3600미터에 육박을 하니 가만히 있어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이건 숨이 막히는줄 알았다. 그래도 쓰러지거나 하지는 않고 간신히 모두 안전히 숙소에 도착해 침대에 벌렁 누워 쉬었다.

저녁 메뉴는 따뜻한 수프와 스파게티로 그나마 다행히 점심보다는 조금더 포만감이 느껴지는 양이었다. 식당에는 난로도 있어 장작도 태우니 한결 따뜻했다.  하지만 우리 숙소에는 뜨거운 물도 없고 샤워 시설도 없었다. 식당에서 화장실만 다녀와도 얼어붙을것 같은 추위가 엄습했다. 침낭을 안갔고 왔단 얘기를 일행들과 하다 보니 한명이 이곳에서도 침낭을 빌려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직원한테 물어보니 개당 2천페소에 빌려주고 있었다. 덕분에 한개씩 빌려 걱정을 한결 덜수 있었고 거기에 어제 발견하게 된 페트난로까지 꼭 안고 자니 추위를 모르고 잠은 들수 있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곳이라 밥을 먹고 나니 별로 할 것도 없고 모두 일찍 자러 가서 우리도 9시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자다가 머리가 미친듯이 아파 깨서 시간을 보니 12시도 안됐다. 새벽 네시는 됐을것 같은데 이제 겨우 12시라니.. 문제는 그때부터 다시 잠이 드는게 아니라 갈수록 정신은 더욱 또렸해졌고 그때부터 몇시간째 잠도 못 자고 그대로 말똥말똥 깨 있었다. 나는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달룡이가 슬쩍 일어나더니 타이레놀을 찾아 먹는게 들렸다. 나도 달라고 해서 두알 먹고 우리 소리에 꺴는지 (분명 못 자고 있었을듯) 프랑스 아줌마부터 하나둘씩 일어나더니 모두 약을 찾아 먹었다. 결국 우리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고산병에 잠을 설치고 그나마 새벽에 다시 잠이 들어 몇시간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잠이 들 깬 상태로 여행사 앞에서 기다리는 우리


칠레쪽 국경

그리고 차 타고 달려온 볼리비아 국경. 사막 한가운데 건물 하나 놓고 저게 국경이었다.

어디건 대충 상을 펼치면 식당이었다. 국경서 먹는 아침식사

오래 됐지만 그래도 렉서스라고 맨 왼쪽 차가 편해 보였는데 우린 랜드크루저 당첨

white lagoon. 뭐 물은 원래 하얗지 않나

Green Lagoon

노천 온천



오늘 자고 가는 숙소. 전기도 최소한으로밖에 없고 뜨거운 물도 없고 샤워도 없다

한팀이 모두 한방에서 취침하는 침실

맛은 둘째치고 양이 너무나 부실했던 점심식사

오늘의 하이라이트였던 레드 라군.

물속에 있는 미역들을 건져 먹고 자라고 있는 라마들. 칠레 남쪽에서 보던 과나코보다 훨씬 보슬보슬하고 귀엽게 생겼다

귀에는 주인을 나타내는 표식인듯

아놔 어이없는 제안에 고산에서 하염없이 걷게 된 우리

저녁으로 준 수프와 스파게티. 아저씨가 면의 양을 잘못 계산 했는지 조금 넉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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