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7/10 칠레 최남단 도시 푼타 아레나스를 거쳐 푸에르토 나탈레스까지

다행히 푼타아레나스의 폭설은 어제로써 끝이 났는지 우린 예정대로 아침을 먹고 호텔을 나섰다. 어제와 같이 단체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와서 비행기를 타고 푼타아레나스에 도착을 하니 어느덧 낮 한시가 가까워 지고 있었다. 하늘에서 보인 푼타아레나스는 어제 폭설 덕분에 온통 눈으로 뒤덮힌게 뭔가 오지에 왔나보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공항 바깥으로 나와 처음 공기를 맡은 느낌은 생각보다 춥지는 않다는 생각이었다. 음 이정도면 지금 입고 있는 유일한 겨울옷인 스웨터 한개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했다가 달룡이한테 혼만 났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버스가 있다고 듣긴 했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어서 마침 공항에 들어오는 택시에게 가격을 물어보니 8천페소라고 한다. 가격을 깍아 6천 페소에 시내까지 가기로 하고 올라탔는데 공항을 벗어나니 거의 도로가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눈밭길이었다. 어제 눈이 많이 왔나보다라고 운전수에게 말을 건내니 엄청 왔다며 오늘자 신문을 보여주는데 거의 찢어지다시피 박살난 자동차 사고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었다.

시내 까지는 거리가 꽤 있어 20분 정도 택시를 타고 가는데 온통 하얀 주변 모습을 보니 옷을 사긴 사야할것 같았다. 그래서 가는 길에 있던 면세구역까지만 가기로 하고 운전수에게는 미안했지만 천페소를 깍았다. 워낙 오지이다 보니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면세구역 쇼핑센터를 차려준것 같은데 암튼 듣기로는 면세덕분에 전자제품등은 칠레에서 이곳이 가장 싸다고 했다. 우리 망가진 렌즈나 구할 수 있었으면 하지만 남미에서 전자제품 젤 싸다는 우루과이에서도 못 찾았고 가격도 안 쌌기 때문에 그 기대는 없었다.

Zona Franca라고 불리우는 이곳의 면세 쇼핑 지역은 큰 쇼핑센터 모습을 한 건물이 하나 있었고, 그외에도 주변에 대형 마트같이 생긴 것이 두어개 더 있었다. 우린 택시 아저씨가 내려주는 대로 쇼핑센터로 들어갔는데, 쇼핑센터의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 찾아보니 이곳은 12시반부터 오후 3시까지는 굳이 쉬는 시간이라고 한다. 지금 시간은 한시반밖에 안되었는데.. 아니 차라리 한 정오부터 늦게 열지 아침에 열었다 중간에 놀아버리는것은 왜 하는지... 고민끝에 어쨋건 옷은 사야하고 다행히 푸드코트는 열려있어 밥을 먹고 3시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음식 판매하는 곳이 5-6군데 있던 푸드코트는 가격이 상당히 비쌌다. 푼타아레나스가 워낙 오지라 기본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비싼듯 했다. 음식들도 체인도 아니고 현지식도 아닌 그냥 자기네가 만들어파는 햄버거, 피자류가 다였다. 별로 먹고 싶지 않은 메뉴지만 어쩔수 없이 치즈피자와 프렌치프라이에 소세지를 토핑으로 주는 정체불명의 메뉴를 시켜 먹고 축구를 보며 매장들이 문을 열기만을 기다렸다. 매장들은 세시가 가까워지니 한두곳씩 문을 열기 시작했다.

센터내의 매장들은 대부분이 전자제품 매장으로 카메라와 소형가전등이 주를 이뤘고, 초콜렛, 담배 등 일반적으로 면세점에서 인기가 좋은 공산품들을 파는 매장들도 보였다. 세계적인 국립공원인 토레스 델 파이네의 관문같은 곳이라 다행히 아웃도어 캠핑용품을 파는 곳들은 조금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역시 컬럼비아나 노스페이스같은 것은 비싸서 2-30만원은 줘야 가능했다. 결국 35000페소를 (약 7만원) 주고 칠레 아웃도어 브랜드라는 Doite라는 곳에서 플리스 자켓 같은 것을 하나 샀다. 너무 두꺼우면 가격도 가격이지만 들고 다니는데 짐이 될것 같고 이게 다른 옷에 비해 워낙 싸서 이걸로 입고 추우면 스웨터부터 갖고 있는 옷을 덧입기로 했다. 푸에르토 나탈레스 가는 버스를 알아보려면 빨리 가야해서 나머지 매장들은 보는둥 마는둥 하고 나왔는데 주요 카메라샵 가격을 보니 남미치고는 쌌지만 역시 미국이나 우리나라 가격과는 차이가 있고 무엇보다 소니용 렌즈는 없었다. 한 매장에 GH1이 보이길래 가격을 물어보니 렌즈포함 110만원 정도니 (당시) 가격으로는 아주 많이 비싼 것은 아닌듯 했다.

쇼핑센터를 나와 택시를 2천페소에 잡아타고 푸에르토 나탈레스 가는 버스 회사로 가자고 했다. 푼타 아레나스에는 종합터미널은 없고 버스 회사마다 자기네 회사에서 출발을 했다. 푸에르토 나탈레스까지 가는 버스는 3회사가 있다고 책에 나와있었는데 그중 홈페이지가 제일 잘 되어 있고 자주 출발하는 곳이 Fernandez였다. 버스회사에 도착해서 다음 버스 시간을 물어보니 다행히 한시간정도 남은 5시차가 있었는데 그것도 표가 거의 다 팔려 달룡이라 떨어져 앉게 되었지만 그래도 표를 구할수 있었으니 됐다 (가격은 1인당 4500페소로 약 만원정도였다). 시내는 보도블럭은 물론 차도까지 다 빙판길이라 구경을 다닐 생각도 못하고 그냥 버스회사에서 한시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출발을 했다. 버스 들어오는 차고가 한개뿐인 지방의 작은 회사였지만 카드도 받고 짐을 실을때는 태그까지 달아 주는 상당히 선진화된 서비스였다. 그리고 달룡이 옆에 앉은 형이 자리를 흔쾌히 바꿔줘서 우린 함께 앉아서 출발을 했다.

푼타아레나스에서 푸에르토 나탈레스까지는 버스로 약 3시간이 걸린다고 했지만 워낙 도로 상태가 나빠 시간은 조금 더 걸려 저녁 8시반이 넘어서야 도착을 했다. 버스는 바로 차고지로 가지 않고 시내 곳곳에서 두어번 사람들을 내려줘서 우리도 지도와 현재 도로를 잘 비교해가며 비교적 오늘 묵을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내렸다. 사방이 컴컴하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어 살짝 무서웠지만 고맙게도 버스에서 내린 한명이 같은 호스텔로 가고 있어서 그사람만 따라갔다. 내일 나름 이 멀리까지 온 하이라이트인 Remota호텔이라는 곳을 갈 심산으로 오늘은 잠만 자고 이동을 할 것이니 가장 싼 곳을 찾아서 오게 된 곳이 오늘 자는 Lili Patagonia 호스텔이었는데, 길을 걸어올때는 살짝 주변이 무서워 보였지만 집안은 상당히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남미에 와서 특히 추위에 민감해졌었는데 이곳에는 신기하게 생긴 가스 히터가 달려있어 볼이 발그레 해질 정도로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Puerto Montt공항에서 다시 수속중. 어제는 워낙 경황이 없어 잘 몰랐는데 공항이 크지는 않지만 상당히 아름답다.





푸에르도 몽트에서 푼타아레나스까지는 약 두시간정도 걸렸다. 하늘에서 보는 설경이 기가 막혔다.

오지에 온 느낌이 팍팍 드는 휑한 주변


칠레가 남미에서 물가가 비싸다고 하는데 푼타아레나스는 더 비싸다. 다행히 한 택시가 가격을 깍아줘 6천페소에 시내로 출발



갑자기 마음을 바꿔 면세 센터를 왔는데 가게들은 휴식시간이라고 닫혀있고 밥은 값만 비쌌다.


그냥 현지형 쇼핑몰같은 느낌의 Zona Franca. 카메라같은 것이 정말 급하다면 남미라는 것을 감안하면 괜찮아 보였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와 푼타아레나스 사이 버스를 운행하는 페르난데즈 버스. 60주년이나 됐다고 붙어있다.


버스를 타고 가는길 아까 면세 센터를 지나, 공항 위로 계속 올라갔다.


방도 깔끔하고 따뜻하고 좋았던 Lili Patagonia 호스탈


TV는 있었지만 잘 나오지는 않았고 무엇보다 창 옆에 붙어 있던 가스 히터가 반가웠다. 알고보니 이쪽 지역은 자연 가스가 풍부해 난방비 걱정 없이 펑펑 틀 수 있다고 한다. 


부엌도 사용가능했는데 클래식한 스토브가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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