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4/10 상파울루의 일본 타운, 한인 타운

마티즈 맨하탄의 밤은 무척이나 추웠다. 아무리 지금 남반구는 겨울이라 해도 브라질이 추울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해봤었는데 우리 호텔은 별도의 히터는 없는지 밤새 냉장고에 들어 있는 것처럼 이불을 덮고 있는데도 몸이 온도를 빼앗기고 있었다. 보통 벽에 걸린 벽걸이 형식의 에어컨은 히터 겸용이던데 여긴 모델 명을 인터넷에 찾아봐도 에어컨 전용이었다. 아침 6시쯤 도저히 견디다 못해 프론트를 찾아가서 춥다고 히터는 없냐고 하려는데 말이 안 통한다. 영어로 heater를 아무리 얘기해봤자 뭔지 모를 정도로 영어와는 담 싼 직원이 지키고 있었는데 사실 어제 체크인할때부터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구나. 내 핸드폰에 포르투갈어 사전은 없고 스페인어 사전은 있어 찾아보여줬더니 그제서야 이해를 했다. 남미는 바깥이 눈 오도록 추운건 아닌데 추위에 대한 대책이 없는 곳이 많아 '얼마인가요'이후 처음 익히게 된 서바이벌 스패니쉬는 'Calefaccion Roto'였다.(broken heater) 여담이지만 우리가 어디가서 배운 스패니쉬가 이건걸 얘기하면 모두 자지러질정도로 반응이 좋다 ㅋ

암튼 직원과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대화에 실패하고 10시에 영어 할줄 아는 사람이 오니 그때 다시 오라는 얘기만 간신히 전달받았다.  아침에 찾아가니 영어를 할줄 아는 조금 더 높은 사람이 보였지만 히터를 찾는 우리의 희망을 산산조각 내듯 그런것은 없다고 한다. 호텔에 포터블 히터 하나 없다니.. 궁여지책으로 그러면 방이라도 남향으로 옮기면 좀 나을것 같아 남향을 얘기하니 당연 향에 대한 개념이 없는지라 나에게 방을 여러 곳 보여줬다 하지만 호텔에 남향은 없었다. 아줌마는 갑자기 뭔가를 꺠쳐서 나를 데리고 간 곳은 아직 공사전인 오래된 방이었는데 거기 달린 사각형 창문형 에어컨은 히터겸용이었다. 처음에는 그 기기를 떼어다 방으로 갖다 줬는데 이게 볼트가 달랐다. 남미는 보통 220볼트였는데 브라질은 스탠다드된 볼트가 따로 없어 110불트와 220볼트가 막 뒤섞여 있는 나라였다. 근데 호텔을 레노베이션 하면서 우리가 묵던 새로운 방은 220볼트였고 오래된 방의 에어컨등은 110볼트에 연결되어 있던 것이었다. 결국 우리는 따듯한 히터를 따라 개조도 안된 구형방으로 방을 옮겼다. 어차피 곧 허물 방이라 아까 떼었던 에어컨도 대충 창문에 걸쳐만 놔줘 한번 켜면 소리가 대박 요란했지만 뭐 따뜻한 바람이 나오니 좋더라. (분명 다른 구형 방이 있을텐데 굳이 이방에 넣어줬는지 역시 미스테리..) 다른 호텔로 옮기겠다고 할 생각도 안한게 어차피 이 동네에 더 싼 호텔은 없었다.

암튼 오전에 한바탕 소동과 이사를 하고, 시내를 나가 우선 가본 곳은 일본인 거리였다. 어제 길거리 노점상에서도 야키소바를 팔고 현지인들이 너무나 잘 먹는게 신기했는데 알고보니 상파울루에는 이미 100년전부터 온 일본인 이민자들이 상당히 많아 그 문화가 현지 문화로 뿌리를 박았다고 한다. Liberdade라는 지역에 있는 일본인 타운은 동명의 역을 찾아가니 바로 펼쳐졌는데 이미 한 눈에 보이는 타운 규모가 상당히 커 보였다. 곳곳에 일본 식당과 슈퍼가 즐비했는데 새우깡이나 간장같은 것도 이미 현지화해서 나와 아르헨티나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쌌다. 특히 간장은 어딜가나 Sakura라는 브랜드의 현지 간장이 보일 정도로 흔했다. 남미에서의 대규모 일본 타운은 생각도 안 해봤던 것이라 매우 신선했고 도로 가로등같은 것도 일본풍으로 꾸며놓은 것이 조성도 상당히 잘되어 있었다. 반면 그다음에 들리게 된 한인타운은 실망이었다. Bom Retiro라고 쓰고 봉 헤치로라고 읽는 다는 한인타운 지역은 일본타운 같은 정리된 것을 바란 것은 아니지만 옷가게들 사이로 보이는 한인 가게들은 주로 굳게 닫혀 있고 아르헨티나처럼 벨을 눌러야 한다는 것이 슬펐다. 좋은 동네 살고 싶은 사람없고 그만큼 어려운 시기에  와서 어렵게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조성된 느낌의 한인타운을 찾아본다는 것은 아직 쉽지 않다. 그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백구 지역에 비하면야 훨씬 좋고 안전해 보였지만 음식값이나 미용실은 그만큼 비쌌다. 가격이 싸면 머리나 자를까 하고 갔던 것이었는데 결국 구경만 하다 슈퍼에서 장 조금 봐서 돌아왔다.  

현지 은행이나 맥도날드마저 일본풍으로 꾸민 Liberdade 거리


현지인부터 관광객까지 모두 찾을만큼 조성도 잘되어 있고 특색이 넘쳤다

이곳에서도 인기 좋은 한국 드라마들

브라질 명물 킬로로 파는 부페도 동양식 ㅋ

유럽 뺨 치게 비싼 지하철타고 한인타운인 봉 헤찌로로

하지만 봉 헤치로는 횡했다, 백구만큼 무섭지는 않았지만 또 그만큼 순박함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한국제품중 가장 많이 보인 것은 삼성 핸드폰, 현대 자동차도 아닌 바로 메로나. 고급 카페에서도 저 메로나 냉동고를 볼수 있었다.

다시 돌아온 폴리스타. 폴리스타 거리의 건물들은 밖에서 봤을땐 그냥 빌딩인데 상당수가 쇼핑 아케이드가 조성되어 있었다

영화는 더빙도 있지만 다행히 자막도 있었다

그리고 호텔이 있던 폴리스타에서 두어블럭 들어간 곳 거주지역들. 상당히 고급스러운 시내거주지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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