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11/7 후자이라를 들러 오만의 머스캣까지


두바이 온 다음날 아침 렌트카를 빌리러 아홉시에 호텔에서 공항까지 무료로 운행해주는 셔틀버스를 타고 두바이 공항을 갔다. 그 유명한 두바이 공항을 UAE입국하면서 기대를 했건만 우리가 차를 빌리러 간 터미널1은 그냥 그랬다. 샤르자 공항이 더 멋졌었을 정도니.

렌트카 사무실이 입국장내에 do not enter사인이 있는 문 안쪽에 있어 조금 걱정했지만 아무도 상관도 하지 않았고, 우리가 차를 빌리기로 한 Budget의 부스에서 무사히 빌렸다.
 미국에 있을때부터 렌트카는 아무데나 싼 회사에서 젤 싼 차를 빌려왔는데, 한번 작은 동네회사서 빌렸다가 사고나고 그처리 하는동안 짜증나는 일을 겪은후로 무조건 잘 알려진 전국구 또는 글로벌 체인에서 젤 싼데서만 빌린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곳 가격을 알아볼 때, National이 좀 더 쌌지만 UAE내에서만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어 오만을 다녀올 수 있는 Budget으로 빌렸다. 다행히 두바이는 렌트카값이 그리 비싸지 않아 하루에 30불 정도에 차를 빌렸고 오만에 넘어가 있는 동안에는 차 가격의 50%가 할증이 되었다.
우리가 빌린 차는 토요타 야리스로 오토중에서 가장 작은 그레이드를 빌렸는데 에어컨도 잘 나오고 문제는 없었지만 창문이 매뉴얼이라 좀 불편했다.

우리와 3박4일을 함께할 야리스를 체크중


렌트카 회사에 어이없게 지도가 없던 탓에 대충 설명만 듣고 후자이라를 향해 달렸다가 나가라는데를 놓쳐 결국 샤르자 시내에 들어가 30분 정도 헤매다 다행히 다시 궤도에 올라 한시간반 정도 내리 사막만 달리다가, 돌산들이 나오는 길을 30분 정도 더 달려 후자이라로 들어섰다.


UAE에서의 운전은 운전대도 우리랑 같은 방향이라 크게 어려운 점 없이 할수 있엇는데  고속도로 제한속도인 120으로 달리다가 동네가 나오기도 하고 로터리도 나오고 하는데 로터리에서 후자이라는 이쪽이라고 나오기도 하고 안 나오기도 해서 헷갈렸다. 대략 설명이 없으면 무조건 직진하다 보니 잘 갔다.
샤르자를 벗어나고는 큰 어려움 없이 후자이라까지 와서 우리의 숙소인 힐튼도 크게 어렵지 않게 찾았다.
다만 큰맘 먹고 예약한 힐튼이 너무나 별로였다.
이곳과 비슷한 가격대인 일본 JAL 리조트 중 고민을 하다가 이쪽으로 정했는데, 며칠전 훌륭한 시설을 갖춘 고아 파크하얏트에서 와서 그런지 비슷한 가격의 이곳은 참많이 별로였다. 특히 좋은 쪽으로 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뭐하나 보이지 않는 좁은 우리 방을 견디다 못해 바다 전망 방은 없냐 했더니 hilton honors용으로 따로 있는 객실로 옮겨줬다, 비록 트윈이었지만. 그나마 이쪽은 약간 사이드이긴 하나 바다도 보이고 덜 답답했다.  특이하게도 샴푸 린스등도 같은 crabtree & evelyn제품이지만  일반 객실 샴푸의 두세배 용량인  80ml 정도 되는 큰 것들이 놓여있었다.



점심은 다시 시내로 가서 KFC를 먹었다.
이나라의 KFC의 특이한 점이라고는 치킨만을 따로 시킬 수는 없고 모두 세트로밖에 안 팔았다. 치킨 많이 쌓아 두고 먹기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그 세트에는 비스킷도 아닌 햄버거 번이 꼭 끼어있다.
빵에 싸 먹길 좋아하는 아랍인이라더니, 치킨을 사서 빵에 넣어먹으라는건가 본데 이것역시 나로썬 돈 아깝다.
이쪽에만 파는 메뉴인지, 새로 나온건지 모르겠을 Jalapeno Filler인가 하는것도 하나 시켰는데, 엄청 큰 치킨 샌드위치에 할라페뇨 치즈 소스를 발라놓은듯 한 메뉴로 매운 진거버거 맛이었다.

점심을 먹고는 다시 호텔로 와서 바닷가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호텔은 좀 그래도 아라비아해의 바다만큼은 아름다울것이라 믿었건만 바다에 타르가 껴서 좀 어두컴컴하고 별로였다. 물에 잠깐 들어갔다 결국 타르제거제로 닦는데 시간이 더 걸렸다. 수영장 역시 구형 호텔 답게 Free form도 아니면서 한개 뿐인데 그닥 넓지 않아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 처럼 보였다.


저녁이 되어서는 이쪽 호텔들은 모두 부페를 하는 분위기인듯 하기에 정떨어진 여기 말고 얼마전 새로 생겻다는 jal리조트를 가면 왠지 스시도 있고 잘 먹을것 같아 jal리조트를 찾아 갔다. 후자이라 시내부터 계속 사인이 잇엇고 힐튼 객실에 있던 지도를 봐도 차로 한 십분 해안가를 따라 북쪽으로 가면 나올 줄 알았는데 이게 가도가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주유소에 들러 물어보니 십오키로 더 올라가면 나온다고 하는데 이미 좌절감이 밀려왔지만 오기로 올라가봤다. 알고보니 후자이라의 고급호텔들은 힐튼을 빼고는 모두 북쪽에 몰려 있었는데 이게 시내부터 45키로 정도 됐다.
두바이에서 온게 150정도인데 45키로라니 대체 왜 여기마저 후자이라라고 부르는지 어이가 없었다.
오기로 간신히 한시간이 걸려 도착했더니 부페는 금요일 저녁만 한다고 한다.  자기네 정통 일식집이 있다고 먹고 가라지만 난 부페가 먹고 싶었단 말이다!
결국 밥도 안 먹고 우리 호텔로 돌아오는 길 중간쯤인 곳에서 두바이에서도 본적있는 golden fork라는 모든걸 다파는 현지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밥 먹고 돌아와 잤다. 씨푸드 부터 이것저것 안 파는 것 없는 골든포크는 뭐 음식도 그냥 그렇다. 못 먹을 맛도 아니고 그렇다고 또 먹고 싶지도 않은 음식들을 동서양 구분없이 거의 다 판다.

다음날 우린 힐튼을 열시쯤 나와 남쪽으로 사십분 정도 가서 국경에 도착했다.
유럽 이후 육로로 건너는 국경은 처음이라 좀 떨렸지만 우리의 여권을 건내주니 UAE 출국도장이 찍혔고 다시 차를 타고 몇백미터 더가 오만 국경에 다다렀더니 별 질문도 없이 무비자로 입국도장이 찍혔다. (오만 비자는 무료이고 uae 출국비용으로 만원정도 디르함으로 냇다)


오만으로 들어서면 같은 길을 쭉 달리면 수도 머스캣으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고속도로가 되는데 우린 가다가 잠깐 옆 길로 새서 성도 살짝 구경하고 소하르란 동네에 고속도로변에 있는 쇼핑몰에 들러 밥을 먹고 쭉 머스캣을 향해 달렸다. 밥 먹을때 현지돈이 없어 어떡하나 했는데 UAE 디르함을 거의 모든 곳에서 받다싶이 하여 환전을 안 하고도 전혀 지장이 없었다. 결국 이틀간의 짧은 오만 여행동안 별다른 환전없이 생활이 가능했다.

120km고속도로를 무단횡단하는 현지인들등 지나가던 풍경들과 점심을 먹은 사피르몰
(속도표시 위에 써 있는게 아랍어 숫자다. UAE 돈에 이걸로만 적혀있어 고생했다.) 

중간에 처음으로 기름도 넣었는데 산유국 답게 리터당  450원 정도로 우리 야리스를 가득 채우니 만오천원정도 나왔다.
그렇게 약 네시간을 달려 머스캣에 도착했다. 별다른 지도나 가이드 하나 없이 온 머스캣이기에 우선 데이라시티센터와 같은 브랜드이 머스캣 시티센터 쇼핑몰이 보이길래 들어가서 호텔로 가는 길을 좀 공부하고 휴식을 가졌다.
우리랑 축구할때만 들어보던 오만마저 이렇게 잘사는지는 몰랐다며 우리의 무지를 탔할 정도로 쇼핑몰의 모습은 너무나 좋았다. 특이한점이라면 몰 안에서도 모든 사람이 담배를 자유롭게 핀다는 정도엿고 두바이나 큰 차이 없는 모습이었다.
대충 호텔가는 길을 숙지하고 오만 가이드북을 좀 보니 우리가 점심 먹은 소하르라는 동네가 신밧드의 모험에서 신밧드가 출항한 동네라는걸 알게되니 너무나 신기했다. 그렇게 중동은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먼 동네였다.


몰을 나와 호텔로 가는 풍경에는 잘 가꾸어진 잔디밭도 있고 그림같은 하얀 아랍식 집들이 있는 언덕도 있었고 가장 큰 모스크 중 하나라는 모스크도 지났지만 가장 인상깊은것은 역시 올드머스캣이었다. 원래는 길을 잘못 빠져 가게 되었는데 바다를 끼고 있는 올드머스캣의 풍경은 주변의 돌산과 어우러져 완전 테마파크였다. 테마파크에서 롤러코스터가 올라가는 돌산같은 이곳의 풍경을 지나며 낭만과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머스캣에 한껏 매료됐다.

이 도시는 심지어 도로의 가로등도 멋들어진다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우리 호텔도 찾았는데 아파트를 개조한 객실이 조금 쌩뚱맞고 왠지 버려진 아파트에 와서 자는 듯한 기분이 살짝 들었지만  65불 정도로 머스캣에서는 가장 저렴한 수준의 가격에 인터넷도 무료이고 위성으로 한국채널도 나와 나쁘지 않았다.


머스캣이 이렇게 멋진줄 알았다면 후자이라 건너뛰고 이곳에서 하루 더 있었을텐데 조금 아쉬웠지만 우린 다시 올드머스캣으로 나가 저녁도 먹고 이나라의 미로같은 시장(수크) 구경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왕궁으로 추정되는 곳도 들렀다가 호텔로 돌아와서 잤다.   


다음날 아침 체크아웃을 하고 낮의 올드머스캣 구경을 다시 갔다. 한 없이 맑아 보이는 바다와 돌산 언덕과 아름다운 하얀 집들이 어우러져 역시 멋진 풍경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돈 아까운 프렌치 오만 박물관을 들린 후, 다시 도심 고속도로를 타고 조금씩 시내를 벗어나다가,  그저께 후자이라의 한을 풀기 위해 오만 부페중 가장 좋다는 하얏트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랜드 하얏트 머스캣은 호텔이라기 보다는 흡사 테마파크처럼 보일만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로비에서 한층 내려가 있는 부페 식당은
기대만큼 대단한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특이하다면 월드부페가 맞긴한데 우리가 평소 많이 먹는 음식들이 아닌 조금 다른 셀렉션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머스캣에서 가장 좋은 부페라는 평은 점심은 크게 상관없고 저녁마다 한다는 시푸드 부페가 아니었나 싶다.


시내를 빠져나와 다시 어제 그길을 돌아가기 시작했는데,  가는 길에 신밧드의 소하르에서 하루 더 자고 싶었지만 오만안에는 차가격에 할증이 붙으니 잠깐 들러 그냥 UAE로 돌아가기로 햇다.
소하르 시내로 들어가 바닷가를 찾았지만 너무 여느 바다와 다를게 없었는데 알고보니 소하르항은 더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다섯시가 되어갔고 인도보다 부쩍 짧아진 해는 이미 떨어지기 시작하여 그냥 후자이라 방향으로 돌아가 숙소를 찾으려 했다.

딴데서 신밧드를 찾다 온 소하르의 바닷가


소하르에서 후자이라로 가다 보니 두바이로 직통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나와 후자이라로 가는것과 고민을 하다가 두바이로 가다 보이는 호텔에서 자기로 하고 방향을 틀었다. 그길로 조금 가다 보니 UAE국경이 나왔고 조금 더 가니 미국 하이웨이 주변 숙소같은 곳이 한개 나왔다. 새로 지어 깨끗해 보이는 이곳 가격을 물어보니 300디르함부터 시작하여 200까지 깍였지만 여전히 좀 비싼것 같아 조금 더 가보기로 했더니 두바이 시내로 들어올때까지 한개도 더 없었다.
고민끝에 시내로 가서 인터넷 카페같이 인터넷 쓸수있는데를 가서 우리의 고향 드림팰리스를 예약해보고 가능하면 가서 자자고 결정하고 데이라 방향으로 들어오다 보니 반가운 Ikea사인이 보였다.
이미 밤 열시가 다되어 갔지만 주말에는 밤 열두시까지 하는 이나라의 쇼핑몰시간을 알기에 조금 피곤하지만 차 있을때 아니면 여길 언제 오냐 하며 이케아로 향했다.
와보니 여기는 Festival City라는 대형 쇼핑몰중 하나였다. 조명도 은은하고 쇼핑몰 곳곳에 물이 흐르는 것이 분위기가 매우 고급스러웠다.
몰안에 있는 카리부커피에서 돈내고라도 인터넷을 쓰려고 무선랜을 물어보니 고맙게도 10메가는 무료여서 후딱 예약사이트를 들어가 다행히 드팰에 방이 있어 예약을 했다.


이 곳에서 보고 산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운명처럼 그 찾던 쿠폰북을 찾았다는거다.
전시용으로 마지막 남아있던 비닐도 뜯긴 그 쿠폰북을 몰안의 한 서점에서 간신히 찾아내 구입했다.
100디르함으로 삼만삼천원 정도의 쿠폰북이니 저렴하진 않지만 66000원짜리 와일드와디는 물론 수많은 음식점과 사막투어나 보트투어까지 상당히 많은 쿠폰들이 들어있다. 그리고 뭐하나 어설프게 10%할인, 음료수 무료가 아니라 모든 쿠폰이 Buy 1 Get 1 Free 이다. 정말 대단하다.

쇼핑몰 구경을 마치고 오랜만에 Ikea가서 미트볼을 먹었더니 꿀맛이었다. 미트볼 식감이 살짝 달랐지만 그래도 크림소스에 너무 맛있었다 (원래 이케아 미트볼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는걸로 알고 있는데 종교특성상 소고기로만 만들었나보다) 
별것 아닌것 같은 이 음식이 꽤나 생각난다.
밥도 먹었더니 피로감이 몰려와서 부랴부랴 드림팰리스로 갔다. 
드팰에는 고맙게도 무료 주차장까지 무료로 있어 우리 야리스를 안전히 세워줄 수 있었다. 

프론트에는 첫 날과 같은 필리핀 언니가 있었는데, 구면이라고 꽤나 반가왔다. 언니도 우리가 반가웠는지 첫날보다 좋은 뷰도 있는 더 넓직한 방을 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