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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스본 가는 비행기는 오전 7시 40분 출발. 체크인 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늦어도 6시까지는 가야했기에 어제 저녁 무료 셔틀을 새벽 5시반에 예약해뒀다. 방값에 포함되어 있는 아침식사는 7시부터 가능하다며 대신 도시락을 싸줬다. 쥬스와 과자, 사과 한개씩 들어있는 귀여운 도시락이지만 안주는것보단 언제나 좋다.
낮에 출발하는 비행기 였다면 이곳에 와서 자지 않았을 수 있었을테니 결론적으론 마드리드를 하루 못 보고 소매치기도 당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비행기 가격은 둘이 78불로 매우 쌌다.
우리가 타는 항공사는 Air Europa라는 스페인의 저가항공기였는데 밥은 안 주지만 비행기도 오래 되지 않았고 짐도 추가비용 없이 부칠수 있어 좋았다.
비행기는 정시 출발해 딱 한시간만에 리스본에 도착하고 나니 한시간 시차가 있어 결국 시간은 거의 그대로였다.
공항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리스본 사이트들에 따르면 공항 버스를 타고 그 티켓으로 24시간 시내 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다고 하는 사이트도 있고, 어떤데서는 그날밤까지만 무료라고 했다. 내일 아침에 차 렌트를 하기 위해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야 하는 우리는 고민끝에 차 빌리러 올 시간을 맞춰 9시까지 공항에 앉아있다 타보기로 했다.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내버스의 무료는 당일 밤까지여서 결국 다음날 공항버스 다시 돈주고 타게 생겼다.
공항이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아 20분 걸려 시내에 도착했는데 가는 길에 보니 리스본은 언덕이 장난아니었다.
내일 차를 빌려 다시 수동을 운전해야 했기에 겁이 덜컥 났지만 이제 반클러치도 제대로 익혔겠다 될대로 되겠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오늘 있는 호텔은 Residencial VIlla Nova라는 이름답게 정식 호텔은 아니었는데, 마드리드 같은 쓰레기가 또 걸릴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고맙게고 새로 지어 엄청 깨끗했다. 체크인 시간이 한참 남은 아침 일찍인데도 체크인도 바로 해주고, 위치도 다운타운 한 복판은 아니지만 Marques de Pombal이라는 큰 로터리 근처에 큰 공원도 있어 가격대비 아주 훌륭했다.
같은 가격에 마드리드에서 그런곳에 있었다는게 억울할 정도였다.
짐을 놓고 우린 시내 구경을 나갔다. 지하철역도 바로 있었지만 공항버스 티켓으로 무료로 탈수 있는 것은 트램과 버스에 국한되어 있어 지하철 대신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갔다. 대로를 따라 1자 길이라 버스도 어렵지 않게 대충 타면 갈수 있었고 근처 번화해 보이는 곳에서 대충 내렸다.
왠지 포르투갈은 작은 나라고 대국인 스페인에 붙어있어 상당히 비슷할 줄 알았는데 단순히 리스본과 마드리드만 비교해 보자면 매우 달랐다. 리스본은 아직도 아프리카나 캐리비안 같은데서 선박이 오고 그 선원이 나와 있을것 같은 느낌이 살아있는게 그 느낌이 매우 독특했다. 유럽에서 보기 힘들었던 흑인도 상당히 많이 보이고 날씨도 마드리드보다 훨씬 더운게 만화 보물섬에 나오던 중세시절 선원들이 모여 놀던 그런 부둣가의 느낌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우린 리스본의 명물이라는 28번 트램을 타러 가다보니 중국인들이 모여 사는 차이나타운이 보였다. 왠지 허름해 보이는게 본토인들 전용같은 식당에 이끌려 들어가 주문을 했다. 처음에 우리가 중국인인줄 알고 반가워하더니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는 조금 뚱했지만 음식은 끝내주게 맛 있었다. 그나라에 맞게 현지화 안된 중국음식을 얼마만에 먹는지도 모를 정도였는데 바닷가답게 해산물 볶은 것도 완전 맛있었고 특히 마파두부를 입에 넣으니 눈물이 뚝뚝 날 정도로 최고였다.
결국 밥을 볶음밥에 나중엔 흰밥까지 더 시켜 소스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이 모든게 16유로라니 역시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은 그외 서유럽에 비하면야 물가 천국이었다. 물가지옥 코펜하겐과 비교하면 얼음띄운 수돗물 다섯 잔 가격이구나.
밥을 먹고 근처에 있는 28번 트램이 시작되는 정류장을 찾아갔다. 28번 트램은 목조로 되어 있는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명물스러웠는데, 더욱 대단한것은 차 한대가 간신히 갈것 같은 좁은 도로를 타고 리스본의 관광지를 죽 돌아준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공항버스 티켓으로 추가로 돈도 안내고 탄다니 대단했다.
트램은 꼬불꼬불 계속 길을 오르다 차를 만나면 차가 언덕길 위로 후진을 하기 기다렸다 다시 오르기를 반복해 우리도 많은 사람들을 따라 경치좋은 곳에서 내렸다. 아름다운 리스본의 모습에 숨인 탁트이는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치를 보고 다시 트램을 타고 유명한 성당을 찾아가다 어디서 놓쳤는지 다시 다운타운으로 돌아왔다 -_-
시내라고 평지는 아니어서 카페와 매장들이 가득한 시내의 중심지마저도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 다닐수 있었다. 여기를 돈후 어디를 갈까 하다가 리스본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이나라식빵집이 있다길래 다른 트램을 타고 Belem이라는 그 동네를 찾아갔다.
시내에서 트램을 타고 10분 정도 가니 나온 그 동네는 박물관이 많이 모여있는 동네였는데, 우리가 찾던 Pasteis de Belem이라는 빵집은 큰길에 꽤 크게 있어 쉽게 찾을수 있었다. 거의 한가지 pastel de nata라는 타르트처럼 생긴 것만 팔고 있었는데 줄을 서서 보니 이것을 몇개씩 사먹고 있었다.
우리도 우선 두개를 사서 맛을 봤는데 완전 맛 있었다. 맛도 타르트랑 비슷한데 암튼 계피가루나 파우더슈가를 뿌려 먹는 이놈은 매우 부드럽고 맛 있었다. 역시 카스텔라를 만들어낸 민족답구나.
나오는 길에 다시 두개 더 사먹으려고 했더니 그새 줄이 엄청 늘어 가게 밖까지 길게 늘어서서 한참만에 두개를 더 사서 옆 스타벅스에서 먹고는 근처에 있는 리스본의 현대미술관으로 갔다.
현대미술관은 무료였는데 가장 인상깊은 것으로는 생리대로 만든 샹들리에였다.-_-
미술관에서 호텔로 돌아와 잠깐 휴식을 하며 호텔에서 받은 지도를 보고 있노라니 마드리드에서 갔었던 El Corte Ingles 백화점이 집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닌가. 사실 그저께 안 산 트렁크를 조금 후회하고 있었던지라 이나라에도 같은 백화점이 있는데 혹시 여기도 세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게다가 만약 50%라도 하는 날에는 어휴..
암튼 확인이라도 해보자며 백화점을 찾아 나섰다. 호텔 뒤의 언덕위로 크게 있는 공원을 뚫고 올라가니 멋지게 생긴 아파트 옆으로 백화점이 보였다. 들어갔더니 우리의 희망대로 세일도 하고 있었고 무려 50%였다. 다만 색상이 우리가 원하던 블랙이 없고 실버만 있었는데 가격이 문제지 색상이 문제이겠냐며 냉큼 집었다. 백화점 가장 윗층에 올라가 면세에 필요한 서류도 다 받고는 신이나서 새 가방을 끌지도 않고 들어서 호텔로 모시고 돌아왔다. 하지만 아무리 세일을 해도 우리에겐 비싼 가방을 질렀으니 오늘 저녁은 없다.
마드리드 공항
Air Europa 비행기. 가격도 한시간 가는데 40불도 안 하고 완전 저렴하고 좋다
마드리드보다 훨씬 화창했던 리스본
로고가 아름다운 리스본 공항
앞에 보이는 로타리가 우리 호텔이 있던 Marques de Pombal
마드리드 숙소와 가격은 같지만 시설은 천지차이였던 리스본에서의 호텔
물결치는 바닥 타일과 화창한 날씨가 잘 어울리는 리스본
오랜만에 먹는 제대로 된 중국 음식.
28번 트램은 이 길을 타고 올라간다
옛날옛적에 미국에서 수입했다는 클래식한 28번 트램
아름다운 리스본 뷰
포루투갈 어디를 가나 피할수 없는 언덕들. 내일부터는 수동운전을 해야하는데.. ㅠㅠ
빵집찾아 온 Belem이라는 지역
완전 맛 있던 포르투갈 식 타르트
인기좋은 집 답게 확장에 확장을 했는지 먹는 공간은 미로처럼 나뉘어져 있다
다시 사려고 보니 줄이 엄청 늘었다
공짜라 들어갔던 현대 미술관.
생리대로 만든 샹들리에
호텔 바로 위에 있던 Parque Edwardo VII 공원. 이 공원도 언덕에 있어 올라가서 보면 시내에서 바다까지 한눈에 다 들어온다
백화점 옆에 있던 특이한 U자 형 아파트
드디어 우리 식구가 된 트렁크! 직원 언니가 기스나지 말라고 비닐도 씌워줬기에 집까지 들고 왔다
T-Tech 라인이지만 역시 Tumi가방의 아름다운 자태
밥도 못 먹었지만 아름다운 밤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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