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5 테헤란에서 소포 부치고 동네 구경 더 하기

테헤란에서 이튿날은 원래 스키징에 가려고 했다.
이란에서 스키라니 생각도 안해본 일이고 설질도 세계수준급이라하니 구미가 땡겼지만 한시간정도 걸리는 교통편이 택시외에는 대중교통이 없었고 더이상 현금인출이 불가능하고 카드도 안되는 이란에서 어제 예상치 않은 카페트를 사서 결국 고민끝에 스키장을 포기했다.
대신 다른 할것을 찾아야 했는데 테헤란은 앞서 말한대로 특별한 관광거리가 없었다. 결국 고민끝에 우체국에 들러 카페트를 보내고 어제갔던 북쪽동네를 다시 가보기로 했다.

선진국이 아니면 해외로 부치는 소포같은것은 중앙 우체국같은 큰 곳으로 가는것이 안전하고 수월하기 때문에 찾아보니 시장 근처 쪽에 있다하여 카페트와 다른 부칠것을 짊어지고 우체국을 찾아갔다.
호텔에서 물어보니 당연히 걸어가라고 해서 걸어가기 시작해으나 꽤 무거운 짐을 들고 이십분 정도 가서 몇번 물어본끝에 간신히 찾아갈수 있었다. 그래도 호텔에서 우체국에 전화를 해주고 담당자까지 적어줘서 도착해서는 어렵지 않게 부칠수 있었다. 살땐 잘 몰랐지만 개인이 외국으로 부칠수 있는 카페트의 사이즈는 엄격히 제한되어 있었고 우린 두개 합쳐도 사이즈 미만이라 별 문제없이 부쳤다. 물건들을 상세히 스캔한뒤에 자기네들이 우체국 전용 박스에곰꼼히 싸주고 박카스 박스 쌀때 쓰는 딱딱한 테이프같은걸로 봉해준니 한결 신뢰가 갔다. 하지만 현실은 배로 부친 우리 짐은 현재 네달이 되가는데도 소식도 없다. ㅠㅠ (그러다 정말 기적같이 박스가 걸레가 되어 그저께 도착했다고 한다!!) 보통배로 부쳐도 안전히 받아봤는데 분실이라니 가슴이 미어진다. 그렇다고 무거운 카페트를 항공으로 부칠수도 없고...

어쨋건 이땐 우리 소포의 운명을 모를때니 짐을 생각보다 수월히 부친것에 아주 흡족해하며 우체국을 나와  vanak이라는 어제 갔던 곳보다 좀 더 북쪽인 타즈리쉬라는 동네까지 갔다. 코메이니광장에서 서비스택시를 타니 일인당 천원도 안하는 가격에 태워다 줬다. 중동지방의 다양한 서비스택시들은 처음에 알기가 어려워 그렇지. 알고나면 저렴한 가격에 매우 편리한 교통수단인것같다. 우리나라 택시들도 합승 좋아하는데 차라리 이렇게 일인당 가격으로 모셔줬음 좋겠다.
타즈리쉬를 무작정가서 택시 종점에 내렸다.한층 가까워 보이는 뒷동산에 쌓인 만년설을 바라보니 스키장이 따로 없었다.
하긴 타즈리쉬에서 뒷쪽 산으로는 관람 케이블카도 탈수 있고 더 올라가면 스키도 가능하다니 일종의 스키장이긴 하다.
동네도 매우 까끗해 보이고 저택들도 많은게 상당히 고급스러웠다. 우리는 근처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고 바낙으로 이어지는 중간길로 걸어 내려갔다. 로터리쯤 kfc도 보여는데 카부키 프라이드 치킨이었다. 조금전 밥만 안 먹었어도 kfc를 먹어보는건데 아쉬웠다. 동네를 구경하다보니 커피전문점도 있고  디저트 가게도 엄청 큰게 있고 특히 다른 매장들보다 카페트 매장들이 많이 보였다. 시장표 우리가 산 발깔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화려하고 거대한 카페트들을 전시해놨는데 장당 가격이 백만원 가까이 하는 엄청난 거금이었다, 그래도 아마 외국가면 적어도 열배는 더 할듯 싶었다. 상가가 즐비하 메인도로는 걸어서는 끝이 안보여 바낙가는 중간지점에 있다는 쇼핑몰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이란와서 시내버스는 처음이었는데 우리가 탄 굴절버스는 앞쪽은 남자만 뒷쪽은 여자만 타도록 분리되어 있어 우리부부는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생이별을 해야했다. 버스가격은 지하철과 비슷한것 같은데 돈을 안 받고 티켓만 받는데 모르고 탄 우리는 표를 뒤에 아저씨가 대신 내줬다. 당연히 돈을 드리려 했지만 한사코 받지 않았다. 이란와서는 첫날 국경에서 탄 택시 말고는 나쁜 사람을 단 한명도 못 본것 같다.
  버스를 타고 10분정도 가다 보니 쇼핑몰 앞에 있다는 공원이 나와 버스에서 내렸다. 언덕위에 조성되어 있는 공원도 아름다웠고 그 옆에 졸졸 흐르는 물도 좋았지만 정작 몰은 없었다. 이리저리 물어보고 찾아보니 Jam-e-jam이라는 이름의 이 쇼핑몰 역시 상가 같은 사이즈의 작은 곳이었다. 이것으로 이란에 제대로 된 쇼핑몰은 없다는 것으로 판명이 되었다. 내부에 들어가보니 보세옷집, 고급 슈퍼, 수입상가등 어딘지 모르게 희안하게 우리나라 20년전쯤 아파트 상가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몰 찾기에 실패한 우리는 슈퍼에 들어가서 200원내고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고 우리가 온 버스길을 따라 내려가 바낙까지 와서 서비스 택시를 타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얼마안되는 거리 같지만 테헤란이 상당히 커 본의아니게 꽤 많이 걷게 된 우린 저녁도 못 먹고 쓰러져 잠이 들었다. 오기 힘들었던 만큼 기대도 컸던 이란이었지만 일주일이라는 정해진 시간에 쫓기다 보니 두어군데를 포기해야 했던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고생해서 오기를 너무나 잘했던 곳이 아닌가 싶다. 내일은 다시 그리운 두바이로 간다.

카페드 들고 소포 부치러 가는 길


우체국에서 잘 포장해준 우리 소포.. 잃어버린줄 알았던 이 소포가 거의 4개월만에 도착했단다

코메이니 광장 앞 택시 스탠드

시원하게 탁 트인 아름다운 타즈리쉬에서의 풍경


테헤란의 패스트 푸드 체인중 하나였던 Heeva. 케밥의 나라라지만 실제로 보면 햄버거등의 패스트푸드점이 훨 많아 보인다 

KFC ㅋㅋ

테헤란의 부촌왔더니 나름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점도 있다. 맛은 별로

북적거리길래 들어간 디저트집. 말린과일, 너트, 케익, 아이스크림등을 총망라한다 

타즈리쉬에서 바낙까지 이어지는 테헤란의 고급 번화가

우리가 탔던 남녀가 분리되어 타는 굴절버스



비록 매장은 볼게 없었지만 인테리어는 미친듯 화려한 테헤란의 쇼핑센터
고대 중국그림과 닮아있는 페르시아스타일 그림들.. 이렇게 이란은 생각보다 동양과 가깝고 다른 중동과는 닮으면서 달랐다

테헤란에서 보니 왠지 섬찟했던 수류탄 룩 음료수. 이름도 Bom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