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3/10 Rancho Palos Verdes & Dave Koz의 감동의 쇼케이스

wa어제 저녁을 먹기 전 형네 집에서 가까운 Century City 쇼핑몰을 잠깐 들렀는데 쇼핑몰안에 있던 Borders서점에서 놀라운 것을 보게 되었다. 바로 Dave Koz가 팬사인회겸 쇼케이스를 하러 내일 이곳에 온다는 것이었다. 데이브 코즈는 Kenny G이후 가장 유명한 색소폰 연주자라 할수 있는데 암만 LA라 해도 동네 서점에까지 나타나 주신다니 그 자체만으로 대단했다. 한국에도 꽤 자주 방문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 특히 우리는 그의 앨범중 Lucky Man이란 앨범을 가장 좋아하는 앨범중 하나로 꼽을 만큼 나름 광팬이라 이런 우연한 기회에 그를 볼수 있게 되었다는게 너무나 꿈만 같았고 다음날 일정은 이것에 맞춰 짰다. 

오늘은 형도 휴일이라 오전부터 함께 다니며 형이 좋아하는 곳이라고 Rancho Palos Verdes라는 LA 남서쪽에 있는 동네를 보여줬는데 절벽위에 있는 경치가 아름다운 한눈에 봐도 부촌으로 보이는 동네였다. 그리고 그곳에는 Wayfarers Chapel이라는 작은 예배당이 있었다. 마치 숲속같은 울창한 가든속에 전체가 유리로 지어진 마치 동화속에 나올것처럼 생긴 곳이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아름다운 결혼식장으로 손꼽히는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찾아보니 이 예배당을 지은 사람은 무려 시카고를 건축의 도시로 만든 세계 3대 건축가로 꼽히는 Frank Lloyd Wright의 아들인 Lloyd Wright였다. 역시 피는 못 속이나보다.

팔로스 베르데스를 구경한후 점심으로 선택한 곳은 King's Hawaiian The Local Place라는 하와이 음식 전문 식당이었다. 달달한 맛으로 유명한 Hawaiian Roll이라는 미국 전역에서 다 아는 하와이 빵 전문 회사인 King's Hawaiian에서 자기네 공장 옆에서 하외이 식당도 운영하는데 The Local Place는 두개의 레스토랑중 캐주얼한 곳이었다. 하와이 빵이라 하니 당연히 공장은 하와이에 있을줄 알았는데 LA에서 만들어지는 거였다.

하와이 놀러갔을때도 딱히 먹어본 기억이 없는 하와이 전통 음식이라니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미국에서 스팸의 소비량이 가장 높다는 지역답게 김밥에 스팸을 집어넣은 Spam musuvi, 일본 인스턴트 라면을 삶아 야채등과 버무린 라멘 샐러드, 치킨 카츠등 일본음식의 변형인듯한 음식들이 많았다. 인구의 25%가 일본인이고 관광객도 일본인이 가장 많을테니 어쩌면 당연한걸지도 모르겠다. 어쨋건 앞에 말한 것들+치킨 카라아게 같은 닭튀김과 바베큐 포크등을 시켰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특히 그래봤자 김으로 싼 밥에 스팸한조각 들어있는 것 아닌가하고 폄하하던 스팸 무스비가 달짝지근한 소스와 어우러져 상당히 인상깊었다. 하지만 빵도 달고 밥도 달고 치킨도 달고.. 단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전체적으로 다른 맛은 없는것이 아쉬운 구성이었다.

점심을 먹고 간 곳은 베벌리 힐스 근처에 있는 THe Grove라는 쇼핑몰이었다. 쇼핑몰이라기 보다는 마치 작은 도시의 다운타운을 보는것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는데 그래서 영화 세트장으로 딱이어서인지 우리가 간 날도 뭔가를 촬영하고 있었다.

쇼핑몰을 돈 후 시간 맞춰 Dave Koz의 쇼케이스가 열리는 Century City로 갔다. 서점안에는 간의의자를 대여섯줄 정도 깔아놓고 있었고 우리도 다행히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서점 한가운데에서 훤한 서점 조명 그대로인 무대라 할 위치는 세계적인 연주자에게 어울릴만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데이브 코즈도 이동네 사람인지 그냥 동네 마실 나온 분위기로 편히 진행을 했다.. 레파토리는 주로 이번 앨범의 신곡위주였는데 Lucky Man까지는 아니어도 생각보다 곡들이 괜찮았다. 무엇보다 지나가던 우리에게 우연하게 이런 시간을 갖게 해준것이 너무나 꿈만 같았다. 쇼케이스는 주로 개인 솔로연주였고 초대손님인 앨범에도 참여한 기타리스트인 자기 친형과의 앙상블도 있었으며, 이번 앨범에 최초로 자기가 노래를 부른 트랙이 있다며 직접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는 진귀한 공연이었다.  한시간정도의 쇼케이스가 끝나고 모든 관객들에게 일일히 사인도 해주는데 우리 차례가 되어 장난스레 널 보기 위해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도 한국 너무 좋아한다며 매우 좋아했다. 한국을 자주가서 까먹지도 않았는지 'Kamsahapnida'라고 적은 후 우리 이름까지 적어서 정성스럽게 사인도 해주고 기념촬영까지 해주셨다.  이제는 미국 전역에도 대형 레코드 매장들은 거의 다 사라져서인지, 쌩뚱맞게 서점에서 펼쳐진 약 한시간정도의 데이브 코즈의 작은 공연 역시 평생 못 잊을, 우리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인적도 드문 조용하고 아름다운 Rancho Palos Verdes


Palos Verdes의 아름다운 해안가 절벽위에 꽃과 나무에 둘러싸여 동화같은 결혼식을 할 수 있는 Wayferers Chapen

무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아들인 로이드 라이트가 지었다는 것을 알고나니 더 놀라웠다. (예배가 진행중이어서 내부 사진은 못 찍었다. http://www.wayfarerschapel.org/ )


하와이식 빵 공장 옆에 함께 있는 빵공장 직영 하와이안 레스토랑

하와이 음식은 생소해도 이빵은 많이 먹어본 기억이 있다

바베큐한 돼지고기를 찢어 양배추와 함께 먹는 음식

카라아게와 흡사한 이집의 닭튀김

라면 면에 야채를 넣어 먹는 라멘 샐러드

그리고 하와이 음식하면 빼놓을수 없는 스팸김밥 (스팸 무스비)

아기자기하게 작은 동네 마을처럼 되어 있는 The Grove 쇼핑몰

영화세트장을 방불케하는 분위기 덕분인지 오늘도 촬영중

The Grove옆에 있는 Farmer's Martket에 입점해 있던 핑크베리라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가게

핑크베리는 한국의 레드망고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한 교민의 작품이라는데 여기저기에 상당히 많이 매장들이 보였다.

오늘 메인 이벤트인 데이브 코즈의 쇼케이스에 맞춰서 돌아온 Century City Mall

책발표회도 아니고.. 밝은 서점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쇼케이스

이렇게 가까이서 그것도 공짜로 Dave Koz를 보고 그의 음악을 들을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대중들앞에서는 처음 노래해 본다는 색스폰 연주보다도 더 진귀한 관경

자신을 음악인의 길로 인도했다는 기타리스트인 그의 형님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