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7/10 우유니 투어 확정

호스텔이 워낙 춥던터라 일어나는대로 체크아웃을 하고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행 버스를 타러 갔다. 믿을수 있는 Tur Bus를 타고 가고 싶었지만 차비는 어차피 얼마 안 해 큰 차이가 안 났지만 투르 버스를 타려면 터미널까지 가야해서 택시비가 더 들었다. 그래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던 어제 볼리비아 가는 버스 알아본 곳 앞에 있는 다른 버스 회사 사무실을 찾아갔다. 버스는 많이 낡아 보이는게 남미에서 탔던 그 어떤 버스보다 상태가 별로였지만 한시간 정도만 가는 시내버스 수준이니 그냥 탔다. 웃긴것은 가격도 투르 버스보다 1000페소 더 비싼 2500페소였지만 우리같이 터미널까지 가는 교통비용과 시간이 아까워 이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아님 투르 버스 가격을 모르거나.  버스를 탈때 칠레 와서 처음으로 번호표도 없이 짐을 버스 밑에 실었는데 가는 도중에 길가에서 사람들을 태우려고 설 때마다 왠지 불안했지만 다행히 짐도 우리도 무사히 산 페드로에 도착했다.

어제 칼라마에서 오늘 갈 호스텔을 여기저기 알아보니 은근히 빈 곳이 없었다. 칠레는 모두 비수기라고 생각했는데 남부쪽과는 달리 아타카마는 성황이었다. 그나마 남아 있는 호스텔들은 가격도 호스텔 치고는 비싸 화장실이 없는 방을 38000페소까지 불렀는데 Sonchek이라는 시내에 있는 한 호스텔이 다행히 16000페소를 얘기해서 그곳으로 예약을 해 놓고는 찾아갔다. 우리는 어차피 짐 때문에 가급적이면 dorm보다는 같이 있을 수 있는 방을 주로 택하는데 칠레는 특히 더블 룸이나 dorm의 침대나 가격 차이가 없어 오히려 우리처럼 둘이 움직이는 사람들에게는 이득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화장실도 공용이었지만 꽤 많이 분산되어 있었고 음식을 해 먹을수도 있는 부엌도 있었으니 물가비싼 산 페드로에서는 가격대부 매우 훌륭했다. 다만 손첵 호스텔은 마당을 중심으로 방이 여기저기 있는 것이 라 세레나에서 갔던 El Punto 호스텔과 비슷한 형식이었는데 건물 내부로 문이 있는게 아니라 추운 사막의 밤이 걱정되었다.

남들은 우유니 갈 생각에 침낭 정도는 기본으로 챙겨오는것 같아 추위가 큰 문제가 안될것 같지만 우린 침낭도 없고 그리 두꺼운 옷이 많은 것도 아니니 사실 오늘뿐만 아니라 우유니를 가게되는 내일과 모레역시 심히 걱정되었다. 어제 칼라마 쇼핑몰에 있던 대형 마트에서 침낭을 보긴 봤었다. 나야 그렇다 치고 달룡이라도 하나 사줘 우유니를 대비할까 했었는데 가장 싼 것이 5만원을 넘어가는데 2-3일만 고생하면 더 이상 쓸일이 없어보이는 침낭을 사면 들고 다니기도 불가능할텐데라며 망설이다 내 고집으로 안 사버렸다.

호스텔에 짐을 놓고 우린 여행사를 찾아갔다. 그저께 알아봤던 곳들을 모두 다시 찾아가서 물어보니 모두 내일 출발하는 투어가 있어 협상을 해봤다. 내 생각에 내일 출발하는 투어에 자리가 남는 곳이 있다면 인원수를 채우려는 생각에 많이 할인이 될 것 같았는데 그 중 두 군데는 완고했고 한군데는 찔끔 깍아줬다. 그리고 Atacama Mistica라는 곳에서 가장 크게 깍아줘 우린 이 곳에서 투어를 하기로 했다. 어차피 저가 여행으로는 어떤 여행사를 따라가던 운전수의 재량으로 잠잘 숙소와 음식을 정한다고 봐서 복불복임을 알았기에 하루라도 소금 호텔 (호텔은 아니고 뭐 어쨋건 소금으로 지은 건물)에서 자는 지만 확인하고는 please~를 남발하여 인당 5만5천페소에 가기로 하고 결제를 했다. 오늘 갈수 있는 아타카마 투어가 있으면 같이 묶어 할인을 받으려고 노력해 봤지만 오늘 투어는 이미 다 출발했다길래 어차피 내일부터 보는 거랑 크게 다르겠나라는 생각에 아타카마 투어는 포기하고 우유니만 예약을 하는데 여행사 직원이 우유니에 내려 볼리비아의 수도인 라파즈로 가는 버스를 수수료 없이 예약을 해준다 하여 부탁을 했다. 우유니에서 라파즈가는 버스는 길이 나빠 매우 위험하다고 하는데 그 중 Todo Turismo라는 회사가 고가이긴 하지만 가장 나은 서비스와 안전한 운전을 한다고 해서 이걸 어떻게 예약해야 하는지 고민하던 터라 큰 고민을 하나 덜었다. 이 버스는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으니 우유니 도착해서 찾아가서 결재하면 그날 저녁 버스를 탈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예약을 마치고는 시내 환전소에서 볼리비아 돈인 '볼'로 남은 칠레 페소를 환전했다. 우유니 투어를 하면 그 일대가 모두 볼리비아의 국립공원이라 입장료를 내야 해서 둘이서 300볼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현금은 최소화해서 갖고 다니는 만큼 간당간당했지만 그 금액은 맞출 수 있었다.

이렇게 내일 아침 볼리비아 우유니로 갈 준비를 무사히 마치고 생각지도 못하게 우유니에서 라파즈 가는 버스까지 다 해결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다만 추울것만 걱정이 되었는데 뭐 대충 있는거 다 껴 입고 자면 얼어죽지는 않겠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날 놀라운것을 발견했으니 바로 페트 난로였다. 별건 아니지만 빈 페트에 뜨거운 물을 가득 담고 양말을 씌워 껴안고 있으니 몸이 훨씬 뜨뜻했다. 왜 이생각을 진작 못했는지 암튼 그래도 오늘이라도 알게 된게 너무나 반가웠다. 열때문에 페트의 뚜껑이 헐거워져 물이 새는 것만 조심하면 언제나 쉽게 찾을수 있는 빈 페트병으로 추위를 이길 수 있었다. 우리에게 있어선 불의발견만큼이나 의미있는 놀라운 발견이었다.

이렇게 상당히 급작스럽게 칠레와의 작별이 찾아왔다. 아타카마 올때만 해도 우유니는 사실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다가 비자문제까지 있으니 엊그제만 해도 볼리비아를 가게 될지조차 몰랐었었다. 칠레는 가기 쉽지 않은 남쪽 동네까지 갔다 오게 되어 무려 25일이라는 긴 시간을 있게 되었던 나라였다. 이정도면 우리 여행 중에 매일 바쁘게 이동한 기억밖에 없던 거대한 인도를 제외하고는 단일국가 중 최장 기간인것 같다. 오래 있은 만큼 정도 많이 가고 또 무엇보다 가장 우리가 무지해서 놀랐던 나라가 칠레가 아니었을까. 지진이나 자주 나는 정도로만 알았지 특히 남미에서 남다른 개념을 갖고 있는 곳이라 마치 유럽같은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었다. 예전에 세계에서 가장 큰 수영장이 칠레에 있다는 얘기를 읽고는 대체 왜?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는데 이제 조금 있어보니 어찌보면 특이한 호텔들로 가득한 칠레이기에 당연하다 싶다.

(사실 칠레 여행을 짤때 이 가장 큰 수영장이 있는 곳도 가려고 했었다. San Alfonso del Mar라는 이곳은 호텔은 아니고 콘도식으로 분양을 한 리조트였는데 콘도 사무소에서 이곳들을 관리하며 단기 렌트도 해주고 있었다. 생각보다 간단하게 리조트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고 우리가 칠레에 있는 7월의 가격도 1박당 만5천페소면 제일 작은 곳을 갈 수 있었으니 그리 비싼건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야외 수영장을 들어가기에는 절대 불가능한 날씨가 문제였다. 그리고 이곳을 가려면 차도 렌트를 해야하고 호텔이 아니라 돈을 내고 침대 시트도 따로 빌려야 하는데다가 리조트가 아직 완공도 아니라 유령도시 같다는 사람들의 평때문에 고심끝에 포기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이 한겨울에 거기를 갔었으면 돈만 아까울뻔 했다.)


깔라마에서 한 현지 프랜차이즈 식당에 들어가서 먹은 아침. 사진에 비해 고기가 너무 부실한점만 빼고는 가격도 싸고 괜찮았다.


방을 찾기 힘들던 산 페드로에서 저렴한 가격에 우릴 재워준 Hostal Sonchek

바로 바깥으로 연결되어 있어 추울까 걱정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밤에 페트난로를 몰랐다면 추워서 못 잤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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