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3/10 라 세레나에서 대신 만나게 된 모아이, 그리고 남미 최고 등급 버스인 Cama Suite

오늘 저녁에는 아타카마로 떠나야 했기에 호스텔에 짐을 맡겨두고 시내를 돌아가니다가 저녁에 찾아가기로 했다. 체크아웃을 하며 방값을 지불하려는데 히터 이용료를 따로 내라는 것이었다. 우린 호스텔이라 해도 에어컨도 아닌 히터를 별도의 비용을 내라는 것도 처음 들어보는 거였고 특히 어제는 아무말 없었다고 하니까 다행히 큰 문제 없이 히터이용료는 빼줬다.

라 세레나 시내에는 작은 박물관이 있는데 그곳에는 모아이 석상이 있다고 하여 이스터 섬도 못 간 마당에 이거나 구경하자며 찾아갔다. 박물관은 매우 작은 규모로 밖에서 보면 그냥 어디 동사무소 온 느낌이었다. 그래도 미이라도 있고 꽤 볼만했다. 특히 박물관의 하이라이트인 모아이를 보니 이스터 섬에 못간 아쉬움이 들었다. 뭐 칠레는 참 좋은 나라니 다음에 와서 이스터섬도 가자.. ㅠ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이 모아이 석상은 뉴욕 프랑스등 세계를 돈 스타석상이라고 한다. 이스터 섬에서 공수하는 것보다는 여기 있는걸 보내는게 쉬워서 그런가보다. 모아이 석상들은 제작 년도에 따라 얼굴의 비중이 달랐는데 라 세레나에 있던 것은 얼굴이 상당히 짧았다.

박물관 규모가 워낙 작아 30분만에 뚝딱 해치우고 근처의 관광상품을 파는 시장을 돌아 다시 중심 광장으로 돌아왔다. 라 세레나를 다시 올일은 별로 없을것 같지만 만약 다시 온다면 아마도 이 광장 주변의 분위기가 좋아서일듯 하다. 매우 활기차고 분위기가 어울리는 카페도 있고 노상 연주를 하는 연주가들도 있으니 어찌보면 남미 도시의 정석이었다. 점심도 근처에 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세트로 먹었는데 가격도 3000페소밖에 안 하니 우리에게는 칠레에 와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저렴한 물가였다. 만약 이 정도 음식을 산티아고나 푼타 아레나스에서 먹었으면 적어도 6-7천 페소는 할듯 한 고급 레스토랑인데 참 쌌다.

밥을 먹고는 천천히 호스텔로 돌아와 짐을 챙겨 터미널로 향했다. 6시 버스이지만 이곳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아니라 만약 일찍 오면 과연 그 시간까지 맞춰 대시하고 있을지가 불안해서 조금 일찍 갔다. 오늘 타는 버스는 드디어 남미에서 가장 좋은 급이라는 Cama Suite. 우리가 타는 투르버스에서는 Premium이라고 부르던데 뭐 암튼 같은 것으로 의자가 180도 누울수 있는 비행기 first class 부럽지 않은 버스라더니 정말 그랬다. 2층 버스의 1층이 모두 이 좌석이었는데 워낙 앞뒤로 공간을 많이 둬야 하니 6석밖에 없었다.  1층에는 운전석 공간도 있고 출입구에 계단도 있고해서 공간이 좁긴 하지만 그래도 좌석이 두 줄밖에 없다는건 놀라웠다. 좌석이 편하고 뭐 그런것은 당연한데 그것보다 더 좋은 점은 좌석이 적으니 시끄러운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다. 다만 칠레 버스의 식사는 아르헨티나같은 제대로 된 따뜻한 식사가 아닌 도시락 박스 같은 것에 간식 수준으로 준다니 식사는 아르헨티나가 최고구나.

버스는 잠잘 시간이 되니 승무원이 와서 의자위에 패드를 깔아줬다. 그냥도 워낙 편편해 잘 잘것 같았는데 위에 패드까지 깔아주니 정말 침대가 따로 없었다. 덕분에 다음날 정오에 아타카마까지 편히 갈 수 있었다.


라 세레나에서 묵은 엘 푼토 호스텔의 최고 장점은 호스텔의 기본 식사로는 매우 훌륭한 아침식사가 아닐까 싶다. 호스텔에서 저만큼 단백질을 주는 곳은 남미에서는 찾기 힘들었다.


활기차고 아름다운 라 세레나 시내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박물관.

모아이를 제외하고 가장 신기했던 유리 진열대에 대충 모셔둔 미이라

그리고 모아이



점심을 먹을까 하고 찾았던 시장. 하지만 별로 땡기는 곳이 없고 아직 시간도 일러 스킵

시내 광장 바로 옆에 있던 카페.

오래된 시립극장 건물 한켠에 있는데 억지로 만들지 않은 고풍스러운 멋이 아름다웠다


음료와 디저트까지 포함해 우리나라 돈으로 6500원 정도밖에 안 하던 놀라운 점심식사

주로 야외 가든에 앉던데 우린 추워서 실내행

정이 딱히 든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루 잘 지내고 떠나는 엘 푼토 호스텔

아타카마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우리 버스 도착


자리를 1자로 쭉 펴도 넉넉한 공간. 뒤로는 180도 젖혀진다.

브라질은 밥을 아예 안 주고, 아르헨티나는 비행기 부럽지 않게 주고 칠레는 간단한 샌드위치 정도만 줬다. 이것도 문화의 차이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