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2/10 이름과는 사뭇 다른 La Serena

새벽 4시 정시에 라세레나에 도착해버려 우린 잠에 취해 헤롱거리며 버스에서 내렸다. 우리가 오늘 예약 해 놓은 호스텔은 아침 7시에 문을 연다고 하니 3시간을 터미널에서 버텨야 했는데 쉽지는 않았다. 춥기도 추운데다가 딱히 누울만한 의자가 별로 없었다. 그나마 간신히 차지한 의자도 조금 누워 있으려니 security같은 사람이 와서 자면 안된다고 해서 그때부터는 앉아서 시간 가기만을 기다렸다. 6시반까지 앉아있다가 이제 슬슬 가면 시간이 맞겠지 하고 길을 나섰지만 10분만에 El Punto 호스텔에 도착했으니 다시 길 앞에서 7시가 되기만을 기다리며 덜덜 떨어야했다.

아직 어두운 시간이라 길에 서 있는 것이 조금 겁이 났지만 출근길에 우리에게 해꼬지 하는 사람은 없었다. 간신히 시간을 맞춰 7시 땡 하자 마자 벨을 눌렀지만 깜깜무소식. 5분 단위로 몇번 더 벨을 눌렀더니 3-4번 울린 후에야 직원이 한명 나왔다. 우린 아침부터 체크인이 된다길래 이제 바로 방으로 가서 좀 쉴 수 있겠지 했지만 빈방이 없다고 한다. 뭐 진짜 빈 방이 하나도 없는지 아니면 원래 체크인 시간을 엄수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체크인 시간인 12시까지 라운지 겸 식당으로 쓰는 공간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이 호스텔은 독일인이 운영한다고 알려져 독일에서 오는 투숙객이 상당히 많다고 들었는데 덕분에 비수기인 지금도 꽤 방이 차나보다.

남미에서는 예상외의 지역에서 너무나 추웠는데 상파울로의 아파트가 그랬고, 라 세레나가 그랬다. 아무런 난방 장치 없는 식당에 앉아있으려니 못 자고 못 먹어서인지 너무나 추웠다. 게다가 8시부터 슬슬 사람들이 밤 먹으러 올때 현관문을 아무 생각없이 열어 놓고 들락거리는데 우린 얼어죽는줄 알았다. 밥을 사먹으면 조금 났을수도 있었겠지만 쓸데없는데서는 꼭 아끼고 싶은 난 왠만해서는 방값대비 비싼 호스텔의 음식은 안 팔아준다는 심보이기에 미친듯이 덜덜 떨며 꾸벅꾸벅 졸면서 시간을 보내자 어느덧 우리 방이 준비되었다고 한다. 방은 약간 골방 스타일이었지만 그래도 히터가 있냐고 물으니 전기 라디에터를 하나 갖다 줘 마음에 들었다.

잠부터 편히 자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우선은 밥부터 먹자며 시내로 나갔는데 시청앞에 있는 로컬 식당은 가격이 상당히 착했다. Menu del Dia라고 써 있는 것이 우리 백반집처럼 그날그날 알아서 주는 식단이었는데 2000페소밖에 안 했다. 같은 시골이라도 저 밑에 동네같은 오지랑은 물가가 다르구나. 음식은 가격을 생각하면 매우 훌륭하게 전체요리로 수프까지 나왔는데 밥알도 들어있는것이 춥고 배고픈 우리에게는 딱이었다. 메인도 선택이 있어 소고기만 알아 듣고 한가지, 생선이라기에 한가지 시켰는데 생선은 생선튀김같은 것이었고 소고기는 스튜비슷한 것이었다.

밥을 먹고 걸어간 시내 중심부는 매우 활기찼다. 아르헨티나 코르도바 생각도 나는 꽤 남미스러운 도시 모습이었는데 중앙 광장에서는 여러 음악도 연주되고 있었다. 나는 도시 이름이 La Serena라길래 뭔가 조용한 바닷가 휴양지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다른 모습에 놀랐다. 그리고 또 한번 놀랄 일이 있었으니 남미에서 본 그 어떤 바닷가보다 형편없는 바닷가가 여기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라는 칠레는 당연히 그만큼 긴 코스트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것 치고는 유명한 바닷가 휴양지가 안 보이는 것이 의아했는데 라 세레나 와서 바다를 보니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갔다.

암튼 바닷가에 적잖히 실망도 한데다가 몸도 상당히 무거워 일찍 호스텔로 돌아와 쉬었다.

 

새벽 7시


우리를 추위에 떨게 했던 호스텔의 식당

엄청난 추위에 우리를 떨게 했던 식당 한켠

방은 저기 보이는 공간이 다 일정도로 작았지만 그래도 라지에타 덕분에 따뜻했다.

라 세레나의 시청

2000페소에 훌륭했던 점심식사

콜로니얼 풍이 아름답던 라 세레나의 중심가


시내 중심에서는 3키로 정도 떨어져 있던 바닷가 가는 길

갔더니 너무 별것 없어 사진 한장 찍고는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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