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7/10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가는 페리+버스

남아공 케이프 타운에서 아르헨티나 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체크인 하면서 돌아오는 티켓이 없다고 저리를 당한 후 급하게 다음 국가로 나가는 티켓을 보여줘야 해서 라운지에서 두시간도 안되는 시간동안 광속으로 찾고 예약하게 된 케이스였다. (www.minmay.com/219 ) 그후로 아르헨티나 와서 이쪽에 대한 조사를 해보니, 루트로 보나 뭐로 보나 살짝 삽질한 느낌이 들었다. 우루과이는 작은 아르헨티나라고 할 만큼 아르헨티나와 비슷하다고 하고, 우루과이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라는데 이번에 처음 들어본 몬테비데오는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다. 그외에 작은 나라인 우루과이의 주요 관광지는 아르헨티나와 붙어 있는 콜론이라는 지역과 해변가 Punta del Este가 유명했다. 그런데 콜론은 어쩌다보니 오늘 몬테비데오 가는 길에 지나가게 되어 다시 돌아오기는 좀 그랬고, 푼타 델 에스테는 시즌이 영 아니라 가는게 무의미해 보였다. 결국 몬테비데오에서 2박을 하고 그길로 바로 이구아수로 가기로 했으니, 그냥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버스타고 가면 될 이구아수를 엄청 돌아가는 셈이 되었다. 그래도 그때는 찾아서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는 국제 교통편 중 가장 싼것을 찾다 하게 된거니까..

우리가 몬테비데오를 가기로 예약한 곳은 Buquebus라는 곳의 홈페이지로, 주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사이의 페리를 운영하고 있었다. 페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출발해서 몬테비데오로 직행하는 4시간짜리와, 콜론까지만 가서 그곳 부터는 버스를 타야하는 총 6시간 짜리가 있었다. 당시 가장 싼 편을 찾던 우리는 당연 6시간 짜리를 예약했었다.  아침 9시반 출발인데 출국 수속도 있는 국제편이니 7시반쯤 키를 1층 경비에게 맡기고 나왔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아직 이른 시간인지 꽤나 어두컴컴했고 살짝 무서웠지만 지나가던 라디오 택시를 잡아탔다. 사실 마음같아서는 콜을 하고 싶었지만 스패니시가 젬병인 우리는 그냥 쉽게 잡아타는 것을 선택했다. 리스크는 조금 있었지만 곧 사람들이 많이 활보하는 시간일텐데 뭔일이 생기겠냐고 생각했다. 다행히 기사 아저씨는 우리를 안전하게 배가 출발하는 부퀘부스 터미널까지 데려다줬다.  터미널은 레콜레타에서 좀 더 바닷가쪽에 있어 우리 아파트로부터는 24페소 들었다.

바깥에 봐도 한눈에 여느 공항 못지 않게 좋아보이는 터미널은 안에도 깔끔했는데 특이한 것은 유로스타처럼 이곳에서 출국도장과 우루과이 입국도장까지 모두 찍는다는 것이었다. 터미널에는 환전소도 있었는데 보통 이런 곳 환전소는 바깥보다 많이 환율이 안 좋으니 당장 필요할 택시비정도만 바꿨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나쁘지 않은 환율이었다.  우루과이 화폐 단위는 아르헨티나와 같은 히스패닉 국가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페소였는데 100우루과이 페소는 약21페소로 6000원 정도였다.

페리는 북유럽에서 다니던 크루즈선 같은 느낌은 아닌 배였지만 마카오에서 홍콩 왔다갔다 하는 사이즈보다는 큰 배로 느껴졌다. 우리는 2층에 가장 안 흔들릴 가운데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배는 상당히 천천히 가서 멀미같은 것은 없었다. 배가 출발한 지 얼마 안되어 한 외국인이 우리에게 어디서 왔냐고 하길래 한국이라고 하니 '안녕하세요?' 하면서 반갑게 말을 걸었다. 캐나다 인으로 여행중이라고 했는데 오랜만에 보는 영어권 사람이라 매우 반가웠다. 혼자 여행중이었는데 남미만 세번째라며 우리에게 앞으로 갈 국가들에 대해 많은 좋은 얘기를 해줬다. 우루과이는 미국 전자제품이 면세로 들어와 남미에서는 가장 싸다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사라는 등 다방면에 도움이 되었는데 우리가 이란을 다녀왔다는 것에 완전 놀라며 자기가 꼭 가보고 싶은 나라라며 위험하지는 않냐 비싸지는 않냐 등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여행을 다니다 보니 이란과 시리아를 다녀온 것에 놀라는 사람들이 꽤 많은것이 중동은 역시 모두에게 먼 나라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흥미로운 것은 캐나다인은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과 같이 몇몇 국가나 공항같은 곳에서는 입국시에 비자값 또는 reciprocal fee라는 명목의 '너네 나라가 우리 나라 사람들한테 비자비용을 받으니 우리도 그만큼 받겠다'라는 비용을 내는데 대부분 미국과 캐나다인들에게만 징수했다. 돈을 버는 국가야 상관없겠지만 실제로 여행하는 여행객으로써는 한 국가 당 100불을 왔다갔다 하는 이 돈이 꽤나 한다고 했다. 그래서 어떤 공항이나 국경으로 넘어서 왔다갔다 할까까지도 고민을 한다고 하는데, 반면 우리나라는 남미 대부분이 무비자라는 것이 참으로 고마웠다. 암튼 오랜만에 만나는 말이 통하는 사람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떠들다 보니 어느덧 콜론에 도착했다. 

콜론이 시골느낌이 아름답게 남아 있어 손꼽히는 관광지라고 하는데 우린 스킵하게 되는 것이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이미 예약해놓은 앞으로의 일정을 모두 날릴 수도 없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터미널 밖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인도에 기차가 있다면 남미에는 버스가 있다고 해야 할만큼 남미 교통의 중심인 장거리 버스와의 첫 만남이었다. 자리는 깜짝 놀랄 만큼 넓고 편하니 그동안 다니며 가장 좋은 버스를 탔었던 터키와 비교해도 훨씬 좋았다. 터키는 버스 시설이 좋기는 했지만 살짝 앞뒤가 좁았는데 여기 버스는 휙휙 넘겨도 될 만큼 넓었다. 총 6시간이 넘게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덕분에 편안하게 몬테비데오까지 들어왔다. 어디선가 시간 손실이 있었는지 예상보다 늦은 4시가 되어서야 몬테비데오 터미널에 들어왔다.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시내에 있어 도심 외곽에 있던 터미널부터는 택시를 타고 왔다. 택시비는 미터기 올라간 것이 금액이 아니라 가격조정표를 대고 조정을 했는데 거리로 봤을때 아르헨티나보다 조금 비싼 느낌이었다. 

택시를 타고 지나가며 보이는 도심의 느낌은 아르헨티나와 비슷하긴 한데 뭔가 더 칙칙한 느낌이었다.  호텔은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두번째로 평이 좋던 Sur Hotel을 이틀 예약했는데 가장 놀라운 것은 그래도 호텔이고 평도 좋으니 사람들도 많이 올 텐데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 심지어 숫자마저 모를 정도로 우리에게 써서 방번호를 보여줬으니 말 다했다. 객실은 콜로니얼스러운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결정적으로 미친듯한 거리 소음과 침대 매트위에 책받침처럼 깔려 있는 플라스틱 패드가 에러였다. 점심도 못 먹은 탓에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사전에 찾아놓은 레스토랑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 Al Fogon이라는 곳으로 이 역시 상당히 유명한 곳이었다. 메뉴는 당연 남미의 상징 parrilla(스테이크)다. 남미 어디든 소고기 안 유명 한 곳이 없겠지만 특히 그중 우루과이가 좋다고 한다, 특히 우루과이의 baby beef 스테이크는 반드시 먹어봐야한다길래 이것을 하나 시켰다. 메뉴에서는 가장 비싼 스테이크로 250페소니 한국돈 만5천원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LA갈비 구이인 아사도를 시켰다 아사도는 170페소밖에 안 했다. 다행히 이 레스토랑은 영어를 꽤 했는데 메인에는 사이드가 안 나온다길래 애피타이저겸 사이드로 샐러드도 하나 시켰다. 아사도야 이제 워낙 익숙한 맛이고, 새끼 소 스테이크(veal과는 왜 다르게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암튼)는 명성대로 맛 있었다. 꼭 탄수화물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면 스테이크 만으로도 충분한 사이즈로 확실히 내 갈비보다 비교도 안되게 부드러웠다.

밥을 매우 만족하게 먹고 체크를 달라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우리가 시킨 것보다 뭔가가 많이 적혀 있었다. 많은 국가가 cover charge라든가 심지어 시리아의 한 식당에서는 냅킨가격까지 받은 적이 있어 여기도 그런것이 있다면 그걸 안내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의심쩍어 하나씩 이게 영어로 뭐냐고 물어봤더니 2인의 커버차지 대신 4인이 들어있었고 시키지도 않은 사이드도 2개나 들어있었다. 죄송하다며 다시 제대로 계산을 해줘 돈을 냈을 때만 해도 실수였나보다 했다. 하지만 나중에 어디선가 남미에서 관광객들에게 잘 쓰는 사기 수법이라니 세상에는 참 여러가지 악질이 있구나 싶었다. 몬테비데오 다운타운은 상당히 을씨년스럽고 무서워 보였기에 밥을 먹고는 호텔로 돌아와 플라스틱 패드에 몸을 맡겼다.


Buquesbus 터미널이 있던 지역.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가장 신식 느낌이 나는 동네인듯 


공항보다 더 좋은 페리 터미널

돈 액수가 커진 우루과이 돈

우리가 타고 갈 배

꽤나 넓고 쾌적했다

물은 흙탕물 색으로 그리 아름답지는 않았다

다시 세시간동안 타고 가야 하는 버스. 버스가 좋을 거란 생각은 안해봤는데 시설이 너무 좋아 놀랐다.

넓찍한 레그룸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 몬테비데오

다운타운이지만 매우 조용하고 한적했다

몬테비데오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던 Hotel SUR. 하지만 소음과 플라스틱 패드는 최악

아침을 새벽같이 해먹고 점심도 못 먹어 이른 저녁을 먹으러 온 Al Fogon

저거 줘놓고 couvert charge받아먹는것도 아까운데, 2이 먹은걸 4명이라고 표시했다.

이제는 왠지 스테이크 전에 꼭 먹어야 할것 같은 소세지

그 유명하다는 우루과이의 baby beef 스테이크

나는 싼 갈비로.. 음식 모두 맛은 괜찮았지만 사기 처먹으려 하는 행동이 괴씸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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