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10/26 심라 Wildflower Hall

윌로우뱅크에서 일박을 보낸 우리는 심라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와일드플라워홀로 갈 준비를 했다.
와일드플라워홀은 심라 시내에서 약 15키로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있는 호텔로 예전 영국군 사령관의 저택으로 알려져 있다는데, 어차피 지금 건물은 1995년쯤 새로 지은 것이라 큰의미는 없고 예로부터 빼어난 경관 때문에 인기가 좋은 곳이라 한다.

우리는 거기서 일박을 하고 다시 심라로 와서 기차를 타고 델리로 가야 하기에 되도록이면 라이트하게 갈 수 있게 손가방인 위크엔더 하나에 필요한 짐을 넣고 트렁크들은 윌로우뱅크에 맡기고 가기로 했다.
와일드플라워홀 가는 택시를 알아보니 역시나 바가지 요금으로 500을 부른다. 그나마 어렵게 50깍아 450에 가기로 했다. 운전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가격을 정하는 사람은 따로 있어 깍기도 참 힘들다. 그럼 내일 돌아오는건 얼마냐니까 그건 또 픽업 차지가 붙어 600이라고 한다. 지네는 힘이없고 조합이 정하는대로라고 뻥을 친다. 어쨋건 그렇게 택시를 잡아타고 심라에서 산을 지나고 다른 동네를 지나 와일드플라워홀로 갔다.

심라지역에서는 지형때문에 짐을 이렇게 사람이 나른다. 프로판가스통은 물론 장롱, 냉장고등 못 나르는게 없다.


이 호텔은 인도의 오베로이 호텔 체인으로, 오베로이는 Taj, Leela와 함께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 체인 중 하나다.

예전 스리랑카 있을 때 지금은 Colombo Plaza가 된 오베로이 호텔과 그 옆 Crescat 쇼핑몰 덕분에 친숙한 이름이었다.

와일드플라워홀은 건물은 별 특색이 없다면 없는 심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영국풍 건물이었다. 하지만 단아한 로비가 매우 따뜻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이 나라 특급 호텔이라면 숙박객이라도 피해 갈 수 없는 Security Check를 지나서 로비에 잠깐 앉아 Welcome Drink를 마시고 있었더니 우리를 방으로 두명이서 안내를 해줬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경치 좋은 쪽으로 부탁한다고 했더니, 우리가 예약한 방은 가든뷰이고, 히말라야 뷰는 원래는 더 비싸지만 객실이 남았으니 special offer로 천루피만 내면 된다고 친절히 설명해 주셨다.

많은 곳에서 전망 업그레이드 정도는 잘 해주기 떄문에 가장 싼 방인 가든뷰로 예약하고 당일 업그레이드를 기대했건만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그럼 히말라야뷰로 우선 가고 가든뷰 방도 볼 수 있겠냐 했더니 of course라고 시원시원 말한다벌써부터 팁 줄게 걱정되었지만..


히말라야뷰 룸은 객실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 전망은 역시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탁 트인 창 밖으로 보이는 산맥 중 가장 뒤쪽에 마치 구름처럼 만년설로 뒤덮혀 병풍처럼 보이는 산맥이 히말라야라니, 다른 산이라도 멋졌겠지만 히말라야는 더욱 특별하다. 특히나 우린 마닐리나 맥클로드간즈로 더 깊이 들어 갈 예정이 아니므로 더욱 그런듯 하다.


방도 번쩍번쩍 금으로 치장된 스타일은 아니지만 따뜻한 느낌이 강한 인테리어와 특히 넓디넓은 옷방과 화장실이 특히 멋졌다
.

달룡이와 짐을 방에 두고 나만 가든뷰룸을 보러 갔다. 호텔 반대쪽에 위치한 가든뷰룸은 호텔 앞 쪽에 뜰이 보이는 방으로써 사실 그리 나쁘진 않았지만 이미 이곳까지 온 마당에 천루피의 엑스트라 사치를 누리고 히말라야를 바라보며 잠을 자기로 했다.

우리방으로 돌아오는 길에 팁을 주려 지갑을 꺼내니 이곳은 개별 팁은 안 받게 되어 있다고 줄게 있으면 나중에 체크아웃할 때 봉투에 담아 프론트에 전달하면 호텔 전직원이 나눠 갖는다고 했다.

호텔에 오면 팁 주는 것 때문에 사소로운 것은 안 시킬때가 많았는데, 아예 안 받으면 더욱 좋겠지만 이정도만 되도 인도에서는 상당히 획기적인 방법인듯 했다.

오베로이 호텔들이 모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마음에 드는 서비스이다.

나쁘지 않았던 가든뷰와 더욱 나쁘지 않았던 히말라야뷰


점심은 가볍게 방에서 마지막 남은 컵라면을 한 개씩 먹었다
.

창문을 활짝 열고 먹는 맛있는 라면과 신라면은 어제 윌로우뱅크에서보다 좀 맛 있었다.

그러곤 좀 있다가 호텔의 수영장을 갔다. 아름다운 분위기에 온수가 나와 1년 내내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수영장도 충분히 멋졌지만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면 탁 트인 전망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천 자쿠지탕이 있다.

추운 날씨에 수영복 차림으로 바깥에 누워 있는게 어려울 것 같았지만 햇빛은 매우 따스했기에 그늘에만 안 들어가면 충분히 있을만 해서 자쿠지 옆에 자리를 피고 누워 있다 탕에 들어가면 천국이 따로 없었다. 물에 들어가서 바라보는 경치는 정말 최고였다. 이곳의 서비스역시 그어떤 수영장 서비스보다 만족스러웠는데, 1인당 큰 사이즈의 히말라야 생수를 한병씩 가져다 주고 자쿠지 들어가면 에어펌프를 켜주고, 나오면 꺼주고 우리가 누워 있을때는 조용히 발소리도 줄여 돌아가곤 했다.

탕에 있다가 다시 나올떄 온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워지면 실내 수영장 가서 살짝 놀다가 나오곤 하며 장시간을 즐겼다. 사람들도 우리말고는 한 커플만 누워있어 소음없이 이곳에 빼어난 경치에 젖어들수 있었다. 인도에서 이렇게 시끄러운 현지 애들 없는 천국에 오기도 쉽지 않다.



저녁은 호텔에 유일한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이 곳은 a la carte만 가능했다. 달룡이는 Trout를 시키고 난 치킨커리를 시켰다.

고급호텔에 와서 먹는 카레는 돈이 아까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로컬식당에서 먹는것과는 맛이 많이 틀리다. 이곳의 치킨 커리도 훌륭했는데, 특히 사이드로 나오는 3가지 다른 커리와 Chutney등이 함꼐 어우러져 매우 풍성하고 맛 있는 저녁식사가 되었다. 애피타이저로 시킨 탄도리 양을 같이 먹으니 인도와서 먹은 카레 중 가장 맛 난 식사였다.

달룡이가 먹은 트라웃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구워와 살짝 징그러울수도 있었는데 인도와서 자주 못 먹는 생선이라 그런지 맛 있게 먹었다.

식사 후 마신 차도 인도와서 마신 것중 가장 훌륭했다.

수영장에 우리말고 한 커플밖에 없어서 방이 많이 비었나 싶었는데 저녁을 먹으러 나타난 사람들을 보니 상당히 많았다. 아무래도 연세가 높으신 분들이 대부분이라 수영장엔 안 왔었나보다.



저녁을 먹고 잠시 바깥을 거닐다 상당히 차가운 밤공기 때문에 방에 들어와 창밖으로 경치를 구경했다
.

껌껌해진 산속으로는 불빛도 거의 없는 어둠이었지만 그와 반대로 하늘은 빼곡한 별빛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우리 머리 바로 위에 있듯이 가까운 별들은 선명히 빛 나고 있었고, 그 수가 엄청나게 많았다.

암튼 호텔 주위로 사방팔방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뿐인 곳이다.

아침에 일어나자 커튼을 열고 보는 히말라야는 그림자 방향덕분인지 어제 와서 본 것보다 더욱 선명하고 멋졌다.



 

조식은 어제와 같은 유일한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이 한 개뿐인 레스토랑을 실내, 중간테라스, 바깥으로 3단 분리해 지겨움을 덜 하도록 해놨다. 음식도 부페가 아닌지 어제 저녁과의 유사성은 전혀 없었다.

우리는 오믈렛, 베이컨, 돼지!소세지, 팬케익등을 시켜 햇빛을 받으며 야외에서 맛 있게 먹었다. 특히 오랜만에 먹어보는 진짜 돼지 소시지가 최고였다. 세가지 시럽과 함께나온 월넛팬케익도 맛났다.



어제 체크인 하면서 우리의 기차시간이 5시반이라 늦게 체크아웃을 부탁해 3까지 있게된지라 아침을 먹고 시간 여유가 많아 다시 수영장을 갔다 3 다 되어 체크아웃을 하고 어제 예약해둔 택시를 타고 심라 시내로 돌아왔다. 와일드플라워홀은 스태프들의 최고 수준의 서비스와 친절함, 그리고 훌륭한 시설 + 무엇보다 멋진 전망으로 인도에서 간 곳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 아닌가 싶다.

가격은 300불 정도로 싸진 않지만 라자스탄 쪽의 거품 섞인 700불 이상씩 하는 호텔들을 생각하면 이 곳의 특별함을 생각했을 때 다시 오고 싶은 곳임에는 틀림없다. 특히나 팁을 나중에 한꺼번에 주는 방식은 다른 인도 특급 호텔에서도 모두 적용했으면 좋겠다.

택시가 약 한시간 정도 지각한 덕분에 시내로 돌아오니 이미 4시반이라 늦은 점심을 먹으려던 우리의 계획은 파토나고, 부랴부랴 윌로우 뱅크에 맡겨뒀던 짐을 찾아 역으로 향했다.


와일드플라워 홀에서부터 타고온 택시한테 역까지 가면 얼마냐 했더니
150이라고 해 좀 아껴보겠다고 심라 시내에서 엘리베이터를 7루피씩 내고 역이 있는 시내의 살짝 아래까지 내려와 택시를 잡아탔다.
하지만 여기 택시값도 100루피.. 36루피 아꼈다


우리가 타고 돌아갈 기차는 여기서부터 칼카까지는 우리가 올떄 탄 기차보다는 훨씬 럭셔리한 기차로 밥도 주는 기차였다. (인도에서의 고급 기차는 밥을 공짜로 주느냐 안 주느냐로 나뉘는듯..)

자리도 올떄 보다는 많이 편했지만 그래도 덜컹거리는 산악기차라 결국 여기서 먹은 치킨커리먹고 달룡이는 살짝 병이 나 당분간 현지음식을 못 먹게 되었다.

그러고 칼카부터는 침대 기차를 타고 12부터 아침 7까지 달려 올드델리역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