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1/10 프랑스 보르도의 벼룩시장

툴루즈를 출발해서 두시간이 안되게 달려 도착한 곳은 1차 목적지였던 보르도였다. 달룡이가 어디선가 보고 보르도가 아름답다며 가보고 싶다 하여 오게 되었는데, 들은대로 도시는 고풍스러운게 아름다웠다.
마침 오늘은 일요일이라 시내 중심에 있는 성당 앞에서는 제법 규모가 있는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잡동사니 구경을 좋아하는 우리는 당연히 근처에 주차를 하고 시내구경및 벼룩시장 구경을 나섰다. 하지만 팔고있는 대부분의 물건들은 잡동사니의 수준을 넘어선 고철에 가까운 물건이 많았다. 녹도 대충 쓸고 누가 봐도 10년전에 변기 갈다가 떼어놨던 시트같은것도 모두 내놓고 팔고 있었다. 하지만 돈을 버는 것이 목적만은 아닌듯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일요일의 한가한 오전을 이것저것 들여다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벼룩시장이 있는 곳+시내를 여기저기 돌아다닌 후 점심을 먹기 위해 맛 있다고 봐둔 한 레스토랑을 찾아 근교로 운전을 하고 갔는데 일요일이라고 문을 닫았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프랑스의 대표적인 저가 패밀리 레스토랑인 Flunch가 보이길래 들어갔다. 쇼핑 플라자에 대형마트 옆에 주로 붙어 있는 플런치는 메인이 4-6유로정도밖에 안해 패스트푸드와 가격은 큰 차이가 안나는데 그보다는 양질을 먹을수 있었고 게다가 사이드를 무제한 먹을수 있어서 상당히 괜찮았다. 메인은 대단하지 않으나 평소에 공급받기 어려운 야채 위주로 사이드를 잘 먹고도 둘이서 10유로 남짓인데다가 셀프서비스라 봉사료도 걱정할게 없으니 매우 괜찮은 가격에 조만간 다시 올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밥을 먹고는 계속 운전을 하고 오늘 자기로 한 Vannes라는 동네까지 왔다. 오는 동안 프랑스의 도로사정에 대해 느낀점은 길은 나쁘지 않으나 대부분의 고속도로 톨이 10키로당 1유로 정도로 상당히 비싸다는 점과 주유소는 카르푸등 대형슈퍼에서 운영하는게 조금 싸나 저녁이나 주말에 사람이 없는 시간에 가면 카드밖에 안되는데 일반적인 신용카드는 안되고 해당 슈퍼 카드만 되는지라 우리에겐 적용이 안된다는 점이었다. 신용카드를 잘 받지 않는 것은 슈퍼 주유소 뿐 아니라 무인 주유소들은 거의 모두 그랬다. 그래서 대낮에 슈퍼주유소에서 넣는게 가격도 그나마 싸고 현금을 많이 안 쓰는 방법인것을 깨달았다.

오늘 자기로 한 곳은 F1 또는 Formule1이라는 곳으로 소피텔, 노보텔, 이비스등을 갖고 있는 Accor 호텔 계열의 가장 낮은 체인이었다. 가격은 35유로로 온라인 세일을 하고 있는 B&B와 같았으나 원래는 5유로 정도 싼 곳이었는데, 대체 뭐가 다를까 했더니 놀랍게도 방에 화장실이 없었다. 세면대만 하나 있고 화장실은 복도에 샤워실과 분리되어 있는 공용공간을 쓰게 되어있었는데, 다행히도 열심히 청소를 하는지 더럽지는 않았다.

저녁은 하루종일 운전한 탓에 멀리 가기도 힘들어 달룡이는 호텔에 놔두고 나만 근처 KFC를 갔다. 나라마다 패스트푸드 체인들이 조금씩 다른데 프랑스 KFC의 특징은 치킨 종류가 crispy 없이 오리지날 한가지 밖에 없다는 점과 세트가 아닌 단품으로 치킨을 살때는 3피스가 묶음중 젤 큰것이라 6개를 사려해도 3피스짜리를 두개를 사야해서 많이 싸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KFC에서는 치킨 이외 샌드위치등은 별로 안 좋아하기에 치킨과 사이드만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보르도의 중심에 있던 개선문 같은 문


잡동사니 수준을 넘어선 물건 위주의 주말 벼룩시장

일요일 오전이라 한산했던 보르도 시내

점심을 먹기위해 찾아간 교외의 레스토랑. 하지만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대신 찾아간 Flunch. 프랑스에서 가격대비 가장 만족스러운 곳 중 하나. 여기 있는 사이드들은 마음껏 모두 먹을수 있다.

풍경화 같이 아무것도 없는 프랑스 시골 풍경

우리가 간 곳은 아니지만 지나가다 또 보이는 플런치. 이것도 지역마다 흔한곳이 있고 잘 없는 곳이 있었다.

35유로에 무료 주차가 되는 F1호텔

간단한 스낵을 파는 호텔내 자판기와 그 근처엔 전자레인지도 있다.

더블+벙커로 3인은 기본 잘수 있는 방이 대부분이었던 프랑스의 도로변 저가호텔들

오리지널밖에 없는 충격적인 프랑스의 KFC들. 스페인은 참 맛있었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