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9/10 스스로 하는 골든 서클 투어+블루 라군

아이슬란드를 오는 관광객들은 누구나 하는 관광은 바로 golden circle tour와 blue lagoon이다.
레이캬빅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3곳을 보고 오는 것이 바로 골든 서클 투어인데, 하루 코스로 할수 있어 그런지 거의 아이슬랜드의 필수코스이다.
블루라군은 공항에서 조금 더 먼 곳에 있는 온천인데 시설도 좋고 경치도 멋 있어 하다못해 공항가는 길에라도 들렀다 가는 곳이다.
레이캬빅에서 골든서클 투어나 블루라군은 모두 여행사를 따라 가야 해서 가격이 꽤 비쌌다.
골든서클은 인당 10000크로나정도로 9만원 정도였고, 블루라군은 교통비만 3200크로나였다.
결국 얄팍한 나의 계산법으로 골든 서클만 둘이서 가도 20만원이니 렌트카가 차라리 더 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아이슬란드는 렌트카도 그리 싸지 않아 작은 차도 하루에 10만원씩 했다. 그래도 기름값 포함해도 여행사 상품보다는 쌌다. 게다가 거리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골든 서클 갔다가 블루라군까지 엮어서 다녀오면 훨씬 이득이라 렌트카를 알아보게 되었다.
여기저기 살펴보다보니 아이슬랜드에서 가장 싸게 렌트를 할수 있는 곳은 Budget이었는데 글로벌 사이트인 budget.com으로 들어가면 가격이 다른 렌트카회사랑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아이슬란드 홈페이지인 budget.is로 들어가니 가장 작은 차 자동으로 보험포함 5만5천원밖에 안했다.
렌트카 위치가 조금 이상한 곳이었지만 그것이야 문제가 되지 않으니 시내버스 홈페이지로 검색을 해서 가기로 하고 레이캬빅에 있는 처음 6일 중 가장 중간인 화요일날 다녀오기로 하고 그날이 바로 오늘이다.

아침에 일어나 어둠컴컴한 8시쯤 일찍 집을 나서 버스 정류장을 가서 버스를 타고 렌트카 사무실을 찾아갔다. 버스회사 홈페이지를 참고한 탓에 헤매는 것 없이 잘 찾아가긴 했는데 렌트카 사무소 가 보니 레이캬빅 시내안에서는 무료로 픽업 서비스를 해준다고 했다. 우리가 빌리게 된 차는 Chevy Aveo로 대우 젠트라X였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때문인지 이곳의 대부분의 차량은 대우 수출형 쉐비 또는 쌍용이었다.
앞으로 유럽으로 돌아가면 렌트카를 하게 될 경우 자동과 수동의 가격이 많이 나고 해서 이곳에서도 수동으로 빌려 연슴이라도 해 볼까 하다가 얼음길에 미끌어질수도 있겠다 싶어 자동으로 빌렸다. (기본 collision damage 보험은 포함이었지만 사고시 내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매우 컸다)

암튼 차로 빌려 시내 반대쪽으로 꺽어 1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다 오른쪽으로 꺽어 우선 Þingvellir라는 곳을 갔다. (이름 맨 앞의 p닮은 저 알파벳은 Th와 Ph 비슷한 소리가 나는 아이슬랜드에만 있는 알파벳으로 영문으로는 Th로 표기하기도 한다.)
Þingvellir는 900년도부터 있던 오래된 국회의사당이라고 들어 오래된 유적같은것을 기대했는데 특이한 지형의 맨땅이었다.
아이슬랜드 사람들은 1년에 한번씩 이곳에 집합해 2주간 야영을 하면서 국회 참석도 하고 그 앞에 열리는 장에서 물건도 사고 팔고 했다고 한다.
Þingvellir를 들러 화산 분화구 호수인 Kerid를 잠깐 보고 그 다음으로 들린곳은 Geyser로 골든 서클 투어의 하이라이트였다. 뜨거운 온천수가 물기둥으로 높이 솟는 곳이었는데 영어로 보일러를 얘기할떄 쓰는 단어인 이 단어의 어원이 이곳일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다.
주변은 다 얼음인데 기저가 있는 지역은 모두 김이 나고 있는게 겨울철 보는 기저의 묘미였다. 주변에 작은 기저도 몇개 있지만 가장 큰 놈이 솟아 오르는 것은 정말 장관이었다. 늦어도 5분에 한번은 올라 오는것 같았는데 나오기전 물이 불룩해졌다가 몇 미터인지 가늠도 안 될 정도로 솟아 오른다. 우린 날 계란을 싸 갖고 왔으면 온센다마고라도 해먹었을텐데 하며 매우 아쉬워했다.
기저를 본 후 10분 거리에 있는 Gullfoss 폭포를 갔다. 폭포는 아름다웠지만 엄청 크거나 높지는 않았고 겨울이라 거의 얼어있었다. 얼음으로 된 폭포를 보는 것도 아름다웠지만 성수기에 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Þingvellir, geyser, gullfoss 이렇게 세군데가 golden circle투어의 핵심이었다.
 개인적으로 기저를 뺴고는 조금 아쉬웠지만 그곳까지 가는 주변환경들이 워낙 모두 아름다워 사실 저 포인트들은 거의 무의미하고 시외로 나온것만 해도 값어치는 충분한것 같다.
우린 이렇게 나름대로의 골든 서클 투어를 끝내고 더 늦기 전에 블루라군으로 향했다. 지도를 보니 여기서 블루라군 까지는 두개의 길이 있었는데 어째 내비에서 가르쳐 준 길보다 다른 길이 해안가 도로로 경치도 더 좋고 거리도 짧아보였다.
그래서 그쪽으로 갔는데.. 그곳은 차도 한대도 없는 양쪽에는 끝없이 녹색 이끼 카페트 같은게 깔려 있는 사이에 놓인 아주 작은 비포장 도로였다. 거리상으로는 30분이면 갈것 같았지만 달릴 수 없는 길이라 한시간 넘게 걸리고 작은 돌 튀는 소리에 돈이나 뱉어내게 되는것 아닌가 조마조마했다. 암튼 그렇게 달려 블루 라군에 도착했을때는 오후 5시가 다 되어 가서 해가 거의 지고 있었다.

블루 라군은 지금까지 가본 그 어떤 온천보다 더 환상적인 곳에 있었는데 경치도 일품이고 시설도 일품이었다. 이곳은 바닥에 하얀 치약같은 진흙이 있었는데 이게 피부에 좋다고 화장품으로도 만들어 팔고 있었다. 우리는 뭄 여기저기 진흙을 발라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지만 8시에 문을 닫아 아쉽게도 돌아와야 했다. 기회가 닿으면 또 가고 싶었지만 4500크로나의 높은 입장료+교통비가 들어야 하기에 결국 다시는 못 갔다. 만약 다음에 아이슬란드를 가게 되면 블루라군에 호텔도 있어 호텔에서 1박하며 충분히 있고 싶을 정도로 정말 천국같은 곳이었다. 호텔은
우리가 갔던 겨울철에는 130유로로 싸지는 않았지만 두명의 입장료가 포함된 가격이고 머무르는 동안 몇번이라도 갈수 있고, 문을 열고 닫는 시간말고도 이용을 할수 있는 혜택이 있었다. 게다가 private 한 탕이 따로 있다하고 조식 포함가이기 때문에 2주 있는 숙박을 다 예약해놓지 않았었더라면 꼭 하루 자봤을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첫날 공항에서 오던 길에 봤던 KFC와 타코벨이 함께 있던 곳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역시 타코벨은 언저 먹어도 너무 맛있다. 집에 돌아와 조금 쉬다 보니 차를 렌트한 김에 오로라도 볼수 있으면 보고 오고 싶어졌다. 오로라는 날씨만 좋으면 레이캬빅을 벗어나 어두운 곳에 가면 볼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무작정 차를 다시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 가기 시작한지 10분만에 비가 툭툭 떨어지기 시작해 다시 돌아와야했다.

 
아파트 근처에 있던 버스 정류장


우리랑 함께 하게 된 빨간 Aveo. 작은놈이 기름을 많이 먹는 것만 빼고는 불만는 없었다.

어디를 봐도 그림같은 아이슬란드

오래된 유적같은 건물을 기대했건만.. 이것이 최초의 국회의사당


꽝꽝 얼어있던 Kerid 분화구

아이슬란드 관광의 하일라이트 Geyser

Gullfoss 폭포

간식사러 들른 우리들의 친구 보너스

블루 라군 가는 길 양쪽으로 끝없이 펼쳐졌던 녹색이끼 카페트

파란 물부터 하얀 진흙까지 모든것이 신비로운 블루 라군

싱가폴, 두바이에 이어 미국을 제외하고는 처음 보는 유럽의 유일한 타코벨(이젠 이태원에 생겼다니 기대된다!)
2인용으론 조금 적어 치킨도 함께 먹으니 좋구나. 근데 치킨이 오리지널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