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8/10 독일속의 미국. 미군부대 PX구경과 뉘른베르크

오늘까지 2주간 휴가였고 내일부터 다시 출근을 해야 한다는 Keith씨가 우리를 위해 기꺼이 하루를 할애해 줬다.
아침먹고 먼저 간 곳은 Keith씨가 근무하는 미군부대내의 PX. 내일부터 출근을 해야 하는 곳을 가기는 죽기만큼 싫을것 같지만 우리를 위해 희생을 하셨다. ㅜㅜ
유진씨네가 살고 있는 집에서 부대까지는 한적한 시골길을 달려 30분 정도로, 바로 앞에 살고 있지는 않았다. 파견된 날짜가 뭐가 잘 안 맞아 부대 근처는 집을 못 찾고 이렇게 꽤 멀리 살게 되었다고 한다.
부대 앞에 차를 잠시 주차하고 우리의 여권을 맡기고 임시출입증을 받는데 고등학교때 보던 반가운 과자 자판기들이 있었다. 동전도 미국것만 먹는게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다.
출입증을 받아들고 차를 타고 부대 안쪽으로 들어가 PX앞에 섰는데 예비군 훈련때 보는 작은 가건물 같은게 아니라 완전 미국 월마트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한 모습+푸드코트였다.
주유소부터 모든 물건 가격이 달러로 붙어있고 과자나 그외 생필품은 물론 심지어 생수마저도 미국것을 공수해다가 놓고 파는데 기가 질릴 정도였다. 가전제품도 당연 모두 110볼트 미국전압이었다.
원래 외부인 구입은 안된다 하여 Keith씨가 대신 내가 사랑하는 버터핑거와 돼지껍대기 튀긴 과자등과 reese's 그리고 우리의 늘어나는 짐을 위해 망사로 된 비상용 백팩 하나 사줬다.
그러고는 즐거운 식사시간.  파파이스, 타코벨 사이에서 답이 나올수 없는 고민에 빠졌다가 결국 두가지 다 먹었다.ㅋ 역시 흑인이 튀겨주는 치킨은 다른 곳에서 먹는 프라이드치킨보다 맛 있고 타코벨 역시 두바이에서 재수좋게 먹을수 있었지만 역시나 언제 먹어도 타코벨 만의 맛이 있다. 7월에 이태원에도 드디어 생긴다니 한국에 들어가도 먹을수 있다는게 너무 행복하다. 

 

정말 조용하고 한적한 유진씨네 동네 Hirschau

가운데 건물이 유진씨네 집. 원래는 병원인데 아파트로 개조해 그런지 공간이 넓고 인더스트리얼한 맛도 있는게 멋졌다

부대캠프 도착해서 가장 먼저 나를 사로잡은 자판기. 반갑다 친구야 ㅠ

주유소가 기름값도 달러로 미국가격 비스무리해서 바깥세상 독일과는 거의 두배 차이난다 

이것이 PX. 구멍가게 수준이 아니구나..
안의 모습은 영락없는 월마트. 가격역시 미국 월마트가격에 가까운듯. tv부터 생수까지 없는게 없어보이지만 만약 없더라도 뉴욕주소로 된 PO 박스가 있어 대부분의 물건을 미국 배송비만 내면 살수 있다니 미군들 benefit은 참 대단하다.
미국 쇼핑몰 푸드코트를 연상케 하는 PX 푸드코트

오랜만에 보는 무식한 컵. 음료수 기계에서 마음껏 따라마실수 있는데 죄다 이컵을 산다. 우린 평소대로 스몰로 share 


밥을 먹고 나서 부대를 나와 한시간정도 차를 타고 뉘른베르크로 갔다. 뉘른베르크는 가끔 튜닝된 자동차들 창문에 붙어 있는 스티커에서만 봐 왔던 곳이었다.
뉘른베르크는 히틀러 시절 나치 전당대회가 열리던 곳으로 주요 도시였다는데 가보니 대도시라기엔 작고 고요한 모습이었다. 시내 중심인 광장 근처에 차를 세우고 도시를 걸어 구경을 하는데 작아보이는 사이즈에 비해 에르메스 매장까지 있는게 인상적이었다.
그외에도 광장근처 시내에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샵들이 많이 있었는데 특히 수제 봉제인형을 파는 매장에 가니 한국에 두고온 이젠 네명이나 되는 조카들이 생각났지만 손바닥 만한게 40유로는 기본으로 하는데 삼촌/이모부/고모부는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두어시간의 시티투어를 마치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저녁을 먹자며 유진씨네 집 근처의 피자리아에 가려 했지만 그동안 동유럽에서 무엇보다 피자를 너무 많이 먹은지라 양해를 구하고 집으로 돌아와 사리곰탕면을 끓여 실로 오랜만에 꿀맛처럼 먹었다


아름다운 중세 느낌의 뉘른베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