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3/10 외국인용 관광이자 교통수단인 잉카 익스프레스 타고 쿠스코로 이동

교통 치안이 별로 안 좋다는 페루에서 푸노와 쿠스코를 연결해주는 관광버스가 바로 잉카 익스프레스였다. 페루에서 가장 좋다는 고속버스인 Cruz del Sur은 이 구간을 직행으로 운행을 안 하는 데다가 잉카 익스프레스를 타면 가는 길에 여기저기 관광도 시켜주고 점심도 포함되어 있는 꽤나 독특한 시스템이었다. 우리는 아침 8시에 출발한다는 버스 시간에 맞춰 버스의 출발지인 터미널로 갔다.

인기가 좋아 쉽게 매진된다고 해서 진작에 예약을 해놓고 그것도 못미더워 사무실이 있는 푸노에 도착하자마자 발권도 했는데, 이것들 한대를 더 증편해서 아침에도 표를 팔고 있었다. 대신 왠지 우리는 더 좋아보이는 마르코폴로 2층버스에 오르고 새로 산 사람들은 1층짜리 버스에 타는것 같았다. 잉카 익스프레스 버스는 일반 세미까마 고속버스와 똑같이 생겼는데 다른점이라면 무려 고산 지대에서는 산소도 나온다고 했다.

 버스로 버스는 출발하자마자 투어 가이드께서 이것저것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설명 대부분은 잉카 문명에 대한 자랑 비슷한 것들이었다. 이 투어는 다섯가지 포인트를 관광을 하고 쿠스코에 가는데 첫번째 스톱은 Pukara라는 동네에 있는 잉카 박물관이었다. 사실 이 박물관은 대단한건 없었다. 보아하니 어떻게 관광 상품을 만들어야 해서 중간에 끼어 넣은게 아닌가 싶었다. 우리는 그래도 좋았던 것이, 버스표를 예매할때 비싸다고 투덜거리니 그러면 입장료를 제외한 티켓을 판매했는데, 원래 구분이 애매해서 그런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우리에게도 입장권을 다 줬다, 10불씩 아꼈다. 박물관 이후 들른 두군데는 버스에서 하차조차 안 할정도로 그냥 가이드가 말로 때우고 지나가는 수준이었다.

어느덧 그렇게 다섯군데 중 세군데 관광지를 시치고 나서는 점심을 먹으러 한 식당에 멈췄다. 식당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부페 식당이었다. 식당은 특히 단백질류가 많이 부족했고 전반적으로 메뉴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차라리 부페 스타일로 이것저것 현지음식을 먹어볼수 있어 나쁘지는 않았다. 음식만 투어에 포함이고 나머지 음료수는 별도인데도 참 많이들 마신다.

밥을 먹고 난 다음 들린 곳은 Raqchi라는 곳으로 꽤 잉카 도시의 모습이 잘 남아있는 곳이었다. 동네 가운데에는 Wiracocha라는 잉카신을 모시던 신전이 있었는데 잉카 시절 가장 큰 지붕이 있던 건물이라고 한다. 지금은 짚으로 되어있던 지붕을 남아있지 않고, 건물의 양 벽과 가운데 기둥이 되었던 벽만 남아있었다.

쿠스코 거의 다가서 마지막 들른 곳은 Andahuaylillas라는 곳. 여기에는 스페인들이 쳐들어 오고 초창기 지은 San Pedro 성당이 있었다. 스페인들은 잉카 마을들의 동네 가운데 있던 잉카 사원들에다가 교회를 지어 개종을 시도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당사자였으면 참으로 끔찍한 말살정책 아닌가.  성당의 외관은 그냥 일반적이었는데, 내부는 스페인들의 흑심이야 어쨋든 정말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나무로 지었다는 성당의 내부는 교회보다는 절에온 듯 상쾌한 나무 향기가 맴돌았고, 잉카인들이 금을 좋아해서인지 스페인애들이 좋아해서인지 암튼 금으로 거의 떡칠을 해놓은게 러시아식 교회보다도 훨씬 화려했다.

산 페드로 성당을 끝으로 투어는 모두 끝났고 30분 정도 달리다 보니 쿠스코가 가까워졌는지 집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로 주변의 식당들에는 쿠스코의 별미라는 기니아 피그를 통째로 튀긴 음식들이 많이 보였다.  도시 중심은 아닌듯한 곳에 위치한 잉카 익스프레스의 버스 사무소 앞에 모두 하차를 했는데 시간이 6시라 이미 어두워 지고 있어 우리는 버스 내리던 곳에 진을 치고 있던 택시 한 대를 잡아타고 호텔로 갔다.

결국 잉카 익스프레스는 나쁘지 않았다. 관광 중 초반 3군데는 매우 실망스러웠지만 뒤의 잉카 마을 방문이나 성당 구경은 값어치가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밥도 뭐 나쁘지는 않았기에 하루 관광삼아 어차피 와야하는 길 천천히 구경하며 좋은 버스 타고 오는 것으로 값어치는 충분한듯 했다.


오늘 우리를 맡길 잉카 익스프레스 버스

 
비디오, 음악, 화장실, 안전벨트, 히터 등 달룡이 좋아하는 것은 다 붙어 있구나. 그중 가장 눈의 띄는 건 산소 주입 사인 

안녕 푸노

첫번째 관광 포인트 Pukara의 박물관 가는 길


이것이 박물관


여기가 세번째 관광지로 보여준 만년설.. 이것들이 칠레-아르헨티나 국경을 넘어봐야겠구나

식당이라기엔 민속촌 같던 점심먹으로 들른 곳

Raqchi의 잉카 신전. 단일 지붕으로는 잉카 시절 건물중 가장 넓었다 한다

여기는 저장소

사람들이 생활하던 주거 지역

오래된 잉카 마을에는 어김없이 성당이 있다고 한다...

이곳에 있던 신기한 계단들

그리고 가장 인상깊던 마지막 포인트 산 페드로 성당. (하지만 내부는 촬영금지)

투어를 모두 마치고 쿠스코 시내에 들어오는데 엄청난 놀이시설이 보였다. 얼핏보면 물놀이장의 대형 슬라이드 같지만, 밑은 그냥 땅바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