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1/10 영국부터 Ryan Air타고 가는 아일랜드 더블린

오늘 더블린 가는 비행기는 아침 6시 반 출발이기 때문에 새벽 4시쯤 일어나 샤워하고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을 했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는 어디서건 아침을 주는데 워낙 본 아침식사는 6시부터인가 서빙을 하고, 우리처럼 새벽 비행기가 있는 손님들을 위해 스스로 먹을수 있도록 시리얼 정도의 최소 아침을 준비해 줬다.
어제와 같이 공항가는 셔틀버스는 1인당 2파운드. 15분 걸어가는 대신 선택할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는지 고민을 하다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호텔 길 건너에는 공항의 장기 주차를 위한 satelite parking을 생각해 냈다. 공항에서 운영하는 장기 주차장은 보통 무료 셔틀 버스가 있고 주차여부는 상관을 안 하니 가보고 행여 안되면 이 악물고 걸어가기로 했는데 다행히도 우리 생각대로 무료 셔틀 버스가 운영되고 있어 4파운드 아꼈다.

우리가 오늘 타고 가는 Ryan Air는 수많은 저가 항공중에서도 거의 최저가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치사한 부대비용도 참 많았다.
우리가 이 새벽에 고생하고 타고 가는 비행기는 1인다 왕복 20파운드도 안되는 표였다. 편도 10파운드면 18000원 정도니 가장 저렴한 표중 하나이긴 하지만 Ryan air나 Easyjet이나 사전에 잘 예약하다 보면 더 싼 표도 구할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가격에 절대 조정 불가능한 web check in fee가 인당 10파운드씩 붙고 거기에 administration fee라는 말도 안되는 수수료도 10 파운드 붙여 먹으니 한사람당 40파운드에 육박하게 되었다. 그래도 외국가는데 한 사람당 8만원도 안내고 왕복을 하니 엄청 싸긴 싸다. 특히 20파운드는 절대 조정이 불 가능한 부분이므로 아무리 1파운드에 표를 구한다 해도 실제로는 21파운드부터 시작하는 시스템이었다. 게다가 여기에 플러스로 이것저것 붙여먹는데 음식, 음료는 기본, 자리를 먼저 잡을수 있는 권한도 편도 4파운드에 판다. 이런거야 편의사항이니 우리같은 사람들은 안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가장 문제는 짐을 15키로까지 두개씩 부칠수 있는데 이 돈이 무려 첫번째 가방이 성수기는 20파운드, 비수기에는 15파운드다. 왕복을 40파운드에 하는데 짐 하나 부쳐 왔다갔다 하면 30파운드 깨진다. 비수기 기준으로 15파운드 하는 가방은 온라인으로 사전에 신청했을시 가격이고 아무 준비없이 공항갔다가 짐을 부치게 되면 이 마저도 35파운드로 올라가는 거의 벌금 수준이었다. (두번째 가방은 온라인으로 신청해도 무려 35파운드부터 시작한다)
게다가 1키로라도 오버되면 절대 봐주지 않고 가방이 두개라 해도 평균따위로 봐주는 일은 절대 없는 것으로 유명해, 줄 서 있다 보면 갑자기 그 자리에서 짐 열고 꺼내 옮겨 담고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다. 이 역시 오버되는 1키로마다 20파운드씩이니.. 암튼 중동은 기본, 유럽내에서도 다른 곳 저가항공들은 이렇지 않았는데 영국쪽 (참고로 라이언에어는 아일랜드 회사) 저가 항공사들은 잘 읽어보고 대비하지 않으면 피를 토해내야 하는 구조였다.
항간의 소문에 의하면 라이언에어 직원들은 오버차지 되는 짐값을 가장 많이 뽑아 먹은 사람은 일찍 퇴근을 시켜준다는데 그 이유때문에 눈에 불을 켜고 오버되는 짐이나 핸드캐리 안되는 짐들을 찾아낸다.
우리도 이 말도 안되는 짐값들 덕분에 런던의 민박집에 큰 짐을 다 맡겨두고 핸드 캐리할수 있는 가방으로 두개 들고 비행기를 탔다. 자리는 새벽비행기라 그런지 자리는 꽤 비워 우린 비몽사몽간에 한시간 되는 짧은 거리지만 누워 갈수 있었다.

스탠스테드 공항은 저가 전문 공항이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시설은 좋았다. 오히려 히드로 공항보다 깨끗하고 좋아 보였다. 나름 외국 간다고 면세점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게 오히려 신기했다.  영국과 아일랜드는 모두 쉥겐 조약에 가입된 국가들이 아니라 90일 체류 제약은 받지 않았다. 그리고 덕분에 입국도장들도 수집할수 있었는데 영국을 나갈때 출국 도장은 없었다. 별 까다로움 없이 도장 받고 빠져 나와 시내가는 버스를 타러 나갔다.
더블린 공항부터 시내가는 공항버스는 6유로인데 (아일랜드는 무려 유로를 쓴다!) 24시간 시내버스도 무료로 탈수 있는 데이 패스포함가니 그리 비싼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린 오늘은 시내에서 멀리 갈 계획이 없는 관계로 공항버스 대신 시내버스를 타고 들어가기로 했다. 그래봤자 공항이 시내서 아주 먼것도 아니어서 10여분 정도 더 걸리는데 가격은 2유로 정도로 상당히 저렴했다. 아침에 공항호텔에서 공항가는 셔틀버스가 2파운드였던걸 감안하면 특히 그랬다.
버스내에서 직접 내면 잔돈까지 맞춰 내야 하기에 우리는 점검차 물어도 볼겸 공항내의 tourist information데스크에서 표를 사서 버스에 올랐다.

일요일 아침이라 차는 일사천리로 달려 3-40분만에 우리의 목적지인 더블린의 다운타운에서 내렸다. 우리는 더블린에서 4박을 할 일정인데 마지막 날은 역시나 같은 새벽비행기로 돌아가야 할 운명이기에 무료 셔틀버스가 있는 공항 근처 데이즈 호텔에서 자기로 하고 이틀은 시내 중심에서 자기로 했다. 우리가 더블린 다운타운에서 묵게 된 호텔은 Russel Court Hotel이라는 무려 3성급짜리 호텔인데 가격이 1박에 35유로로 위치와 급을 생각하면 매우 저렴했다. 이유인즉슨 호텔에는 파티를 좋아하는 더블린내에서도 몇년전 1위에 꼽힐 정도로 인기가 매우 좋은 클럽이 있는데 이 클럽 덕분에 밤에 쿵쿵거리는 소음이 조금 많다고 했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지만 어쨋건 메인 수익은 클럽에서 나오고 객실장사는 거들기만 할 뿐인지 우리에겐 위치도 시내 중심이고 딱이었다. 
우린 매우 피곤했지만 9시도 안된 시간에 너무 일찍 도착한 탓에 체크인이 안되어 로비라운지에서 인터넷을 하면서 한시간 정도 기다려 체크인을 하고서야 방에 올라갈수 있었다. 더블린은 대부분이 오래된 느낌이었는데 우리 호텔도 예외는 아니라 거실은 고풍스러운게 아름다웠고, 방은 고풍스럽다기엔 조금 더 낡은 다락방같은 느낌이었지만 가격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와이파이와 아침까지 모두 무료였다.

암튼 오늘은 새벽부터 움직인 탓에 우선 잠을 조금 보충하고 더블린 시내 구경을 나섰다. 더블린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영화 Once에서 봤던 그레인 잔뜩 섞인 필름에서 오는 칙칙함과 조이스의 책의 암울한 분위기밖에 안 떠올라 매우 칙칙한 곳인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매우 밝았다. 그리고 영국과는 어딘가 느낌이 많이 다른게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것은 영어도 많이 쓰는 것은 사실이나 생각외로 아일랜드어도 현역으로 많이 쓰이고 있었다.

다만 도시엔 우리 관심을 끄는 특별한 관광포인트는 별게 없고 기네스 공장 투어 정도가 가장 인기있는 투어였는데 별거없이 비싸다는 평가때문에 가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하루를 마쳤다. 다행히도 클럽 소음은 숙면을 방해할 정도로 시끄럽지 않았다. 이정도 소음때문에 방을 싸게 준다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이른 새벽이지만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공항에 넘치는 사람들


생각보다 분위기도 좋고 시설이 좋던 스탠스테드 공항

그동안 타봤던 여느 저가항공사보다 싼티 충만한 내부. 대충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도배
뭔 문제가 있어도 무조건 제시간에 출발하는지 암튼 정시 도착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는 라이언에어. 내릴때 짜잔하는 윈도우 효과음이 은근히 중독된다

모던한 더블린 공항

일요일 아침이라 공항에서 시내 가는 텅빈 거리

위치좋고 로비도 아름답던 러셀 코트 호텔

객실은 고풍스럽다기보단 단지 낡은 느낌. 그래도 가격을 생각하면 전망도 좋고 불만은 없다

전형적인 더블린 풍경인 호텔앞 길.

생각보다 너무 활기차고 밝아 놀랬던 더블린 시내
점심으로 사 먹은 서브웨이. 물가 비싼 유럽에서 은근히 가장 자주 먹은 패스트푸드인듯

흑맥주의 본고장 더블린에 왔으니 공장구경은 못가도 슈퍼에서라도 사먹은 기네스와 기타 아일랜드산 흑맥주. 기네스를 좋아하진 않지만 동네 와서 먹으니 다른 것들보단 좀 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