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8/10 영국 최고의 놀이동산 Alton Tower

다행히도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있던 몸살 증상은 싹 사라져 있었다. 아직까진 하루 넘게 아픈 날은 없어서 다행이다.
오늘의 일정은 놀이동산 가는 것이었다. 짧은 일정에 놀이동산까지 가야했기 때문에 어제 그 먼길을 부랴부랴 달려 내려왔는데 의외의 복병으로 맨체스터 시내를 들어가야하게 생겼다.
달룡이가 관심있게 보던 가방이 있었는데 그게 맨체스터 매장에 하나 있다는 얘기가 있어 들르게 되어 조금 일찍 서둘러 9시 정도에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했다.
맨체스터는 내가 축구나 박지성에 별로 관심도 없고 도시는 그냥 공업도시라기에 가볍게 스킵을 하려 했지만 이렇게 겸사겸사 가게 생겼다.
우리가 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맨체스터 시내까진 한시간정도 걸렸다. 우선은 맨유의 Old Trafford 스타디움을 찍고 갔는데, TV에서도 별로 관심있게 본적이 없어 이름과 달리 너무나 모던한 모습에 놀랐다. 주차를 하고 잠깐이나마 사진을 찍을까 했지만 주차비도 내야 했기에 밖에서만 본 것으로 우리의 목적지인 시내로 갔다.

맨체스터의 명동이라 할 곳은 King St.으로 이곳에 유명한 패션 매장들은 다 모여 있었다. 맨체스터 시내는 별 볼일 없다고 들은 것 치고는 상당히 아름다웠다. 말을 타고 있는 경찰들이나 오래된 느낌이 조금 있는 도시는 그렇게 별 볼일 없는 도시의 모양새는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찾던 가방은 잘 못 알려진 정보와는 달리 품절이었고, 직원 언니는 상냥하게 런던 매장에 남아 있는것 같다며 알려주었다.
시내를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놀이동산이 있기에 서둘러 떠났다.

의외로 내가 놀이동산을 좋아해서 다니면서 디즈니를 제외한 큰 놀이동산은 많이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생각외로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는 그렇게 대단한 놀이동산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예전에 신혼여행으로 유럽을 왔을때도 짧은 일정을 쪼개어 독일에 있는 유럽 최대의 놀이동산이라는 Europa Park도 갔었지만 사실 그렇게 임팩트가 있지는 않았다.
그나마 유럽에서는 영국이 가장 Theme Park가 유명했고, 영국에는 유명한 놀이동산은 Alton Tower와 Thorpe Park 이렇게 두개가 있었다.
여기저기 읽어보니, Thorpe Park가 좀더 재미있는 롤러코스터가 많은 반면, Alton Tower가 더 complete한 곳이라는 평가 + 15년전 T3라는 영국 잡지에서 본 적이 있는 롤러코스터가 있어서 어렵게 알튼타워를 선택했다. 가격은 38파운드인데 온라인으로 예매를 하면 30파운드라 예매를 진작에 해놨지만, 다녀온 후 알고보니 콜라 2리터짜리 페트에 1인무료 쿠폰이 있었다 ㅠㅠ 미국에서도 콜라캔에 동네 놀이동산 할인 쿠폰은 자주 붙어있었는데 그걸 제대로 확인하지 못 한 내 실수로 둘이서 38파운드에 갈수 있는걸 60파운드에 갔다왔다. 역시 검색은 끝이 없다. ㅠㅠ

알튼타워는 우리가 지겹도록 타고 다니던 영국을 남북으로 가로질르는 M6고속도로에서 나가 상당히 멀리 가야 했다. 고속화도로를 30분 넘게 타고 나가서 또 다시 동네길을 20분 더 달렸다. 가끔 나오는 알튼타워 사인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과연 놀이동산을 맞게 찾아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름 오지에 있었는데, 동네 하나를 지나고 나니 알튼 타워 입구가 나왔다. 입구에서도 놀이동산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드디어 주차장을 들어서니 이곳이 얼마나 광활하고 넓은지 알수 있었다.
가까이 주차를 하는 것은 또 돈을 더 내야해서 우리는 차를 꽤 멀리 세우고, 무료 모노레일을 타고 공원 입구까지 갈수 있었다.

맨체스터까지 갔다가 오게 되니 이미 1시 넘어 입장하게 된 알튼 타워는 1+1 쿠폰의 힘인지 주중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알튼 타워는 지금까지 가본 다른 놀이동산과 비교하자면, 매우 인공적인 모습이 적었다.
공원은 정말 말그대로 공원같은 모습으로 여기저기 잔디밭과 호수가 많았는데 모두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들로 넘쳐났다.
오늘 하루 돈 쓰러 온 느낌보다는 동네 공원에 산책온 듯한 곳이었다.
그리고 공원 자체가 원래 사람들이 살던 동네에 그냥 세워졌는지 공원안에는 오래된 흉가나 건물이 여기저기 있고 깊은 숲도 있어 해리포터 분위기가 따로 없었다.
우린 시간이 아주 많지는 않은 관계로 내가 타보고 싶던 롤러코스터들 위주로 타고 다녔다. 밥도 라이드 기다리면서 버거킹으로 때울만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는데, 기억에 남는것은 Great America의 Iron Wolf처럼 서서 타는 Nemesis, 이 곳에선 제일 빠른, Rita, 누워서 타는 Air가 재미있었고, 예전 잡지에서 보고 이곳에 오는 꿈을 키운 90도로 떨어지는 Oblivion도 짧은 것 빼면 나쁘지 않았다. 다만 롤러코스터들이 조금 라이드가 짧은 것 같은게 흠이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숲 속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다 보니 하루가 훌쩍 갔다. 가장 재미있던  Air를 한 번 더 타고 문을 닫는 6시가 다 되어 공원을 나오게 되었는데 이미 주차장 가는 모노레일마저 사람들이 너무 많아 놀이기구 타듯 20분 넘게 줄을 기다려서야 차 까지 갈수 있었고 주차장을 탈출하기까지는 거의 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놀이기구야 세계 어디를 가봐도 Cedar Point만한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본 놀이동산 중 가장 독특한 분위기의 놀이동산이 아닌가 싶어 나중에 영국에 오더라도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다만 ride타는 시간만 좀 길었으면 좋겠는데 전반적으로 기다린 것에 비해 타는 시간들이 너무 짧았지만 뭐 숲 구경 왔다 생각하고 오면 모든 좋았다.

오늘 잘 곳은 영국에서 잔 곳 들 중에서는 가장 특이하다고도 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무려 연수원이었다. 살짝 사이비 종교나 피라미드 회사 같은 곳의 연수원을 연수가 없는 날 상당히 저렴하게 방을 빌려주는 곳이었는데 알튼 타워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내일 아침 가려고 하는 아울렛과도 가까워 우린 당연히 이곳을 선택했다. 다만 위치가 오지에 있어 내비에서도 정확한 위치를 몰라 조명하나 없는 시커먼 동네를 찾아가기가 너무 어려웠다. 몇번 길을 잘 못 들었다가 간신히 도착한 이곳은 생각보다 분위기도 좋고 방도 좋아 잘 쉴수 있었다.

미국 데이즈 인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깨끗하고 좋았던 Days Inn

맨체스터 가는 길


이곳이 그 유명한 올드 트래포드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

맨체스터 시내의 중심가. 생각외로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저렴한 가격에 사먹었지만 정말 못 먹을 맛이었던 와사비맛 프링글스. 그래도 돈이 아까워 다 먹었다 ㅠㅠ

이미 차로 가득한 알튼타워 주차장
주차장과 공원을 이어주는 트램

화려한 테마파크라기보단 진짜 동네 공원같은 느낌이 오히려 독특했던 알튼타워

서서 타는 Nemesis
90도로 수직하강하는 Oblivion

해리포터에 등장했을것 같은 성인데 이게 진짜 있던 건물을 개조한 놀이기구 시설물이었다.(라이드는 천년된 나무가 어쩌구 하는 건데 최악)
배를 타고 물총을 쏠수 있는 나름 귀여운 아이디어의 애들용 놀이기구
공원내 길들 역시 해리포터에 나올판
가장 재미있었던 Air. 말레이시아 Genting Park에서도 누워 타본 적은 있는데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굿바이 알튼 타워~
놀이동산 빠져나와 연수원 가는 길
넓고 깨끗하고 시설 좋던 연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