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1/11 Constance Ephelia Resort, Seychelles (2/2)

세이셸 가는 항공권을 구매하고 호텔을 알아보러 여기저기 예약사이트 들어갔다 깜짝 놀랐다. 가격이 그만 상상초월 수준으로 가장 싼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도 200불씩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세이셸 전문 호텔 사이트들은 글로벌 예약사이트들보다 많이 싼 곳들이 있어서 반은 게스트하우스, 나머지 반은 호텔로 예약을 하게 되었다. 오늘 자고 가게 된 콘스탄스 에필리아 리조트는 글로벌 사이트에서 예약하게 되었는데 다른 사이트들보다는 몇백불 싸게 해서 아침, 저녁이 포함되는 half board로 택스 포함 380불이었다. 하룻밤에 380불이면 싼 곳은 아니지만 호텔 급이 있고 (나중에 알게된 것이지만) 밥도 당연히 비싼 이나라에서 두끼나 포함해 주면 방 가격은 상당히 쌌다. 하지만 그래봤자 섬이니 공항에서 멀어봤자 얼마나 멀겠냐며 예약을 했는데 하필 공항에서 가장 반대쪽 끝에 있는 호텔인지라 택시비도 당연히 비싼 세이셸에서 버스를 타고 환승포함 3시간에 걸쳐 드디어 호텔앞에 도착해 짐을 끌고 들어갔다.

우리가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약 12시였다. 공식적인 체크인 시간은 3시이었지만 12시면 대부분의 호텔들이 체크인을 해줄 시간이라 당연히 바로 될 줄 알았는데 방이 준비가 안되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로비에 앉아 있다보면 조금이라도 방을 일찍 해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럴 분위기가 아님을 깨닫고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비치로 갔다. 최근에 생긴 특급 리조트답게 상당히 넓은 지역에 퍼져 있는 리조트라 호텔내 바닷가도 북쪽과 남쪽 양쪽 모두 있었다. 우리 방은 남쪽에 있을거라고도 하고 북쪽 해변이 더 좋다고 해서 리조트내 유일한 교통수단인 전기 카트를 타고 해변으로 갔다.

세계 3대 휴양지라고들 하는 세이셸의 바다를 본 느낌은.. 그냥 평범했다. 사실 우리가 아직 상태가 정상이 아닌것도 있겠지만 해변은 어딜가나 큰 차이는 없는 것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세이셸은 날씨가 좋았다. 낮에는 32도 밤에는 27도 정도를 거의 1년 내내 유지해 주시면서 습하지 않아 밖에서 놀기 딱 좋은 날씨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해변가 의자에 누워 바람을 살랑살랑 맞으며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떴더니 놀랍게도 2시간이나 자고 있었다. 슬슬 방이 준비되었을 시간이라 다시 로비로 돌아와 언니의 안내를 받아 방으로 갔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이 호텔에서 가장 싼 junior suite룸으로 독채는 아니고 한건물에 네 집이 들어 있었다. 젤 작은 방이라고는 하지만 방은 상당히 넓었고 방의 분위기와 바다가 보이는 전망등이 모두 만족스러웠다. tv에는 맥미니가 연결되어 있어 인터넷도 할수 있고 영화들도 들어 있었고 무엇보다 무료 wifi가 있다는 점이 좋았다. 침대 위에는 남자용 폴로티와 여자용 비치스카프 같은 게 펼쳐져 있었는데 이래놓고 마음에 들면 얼마라고 하는 곳들이 많아 우선 경계를 했다. 그런데 어디를 봐도 가격 안내가 없길래 프런트에 전화까지 해서 확인해본 결과 무료 선물이 맞다고 한다. 어딜 가도 기념품은 잘 안사는 우리한테 이런 선물도 주고 참 좋은 곳이었다 ㅋ

리조트에는 5개의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우리가 예약한 하프보드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은 3개가 있었다. 그외 나머지 두군데도 아주 이용을 못 하는 것은 아니고 1인당 40유로까지 크레딧으로 인정해줘 차액을 내는 방식이었다. 세이셸 현지식이라는 Creole (미국 뉴올리언즈쪽 크레올과 프랑스인+흑인 혼혈이라는 뜻은 비슷하지만 음식은 카레위주로 완전 달랐다) 레스토랑과 그냥 부페중 고민하다가 우린 언제나처럼 부페를 선택했다. 특별한 것 없으면 부페로 속 편히 먹는게 장땡.

야외 식당으로 된 부페는 분위기도 리조트 느낌 물씬나고 음식도 생각보다 다양해 좋은 선택이었다. 결국 살인적인 물가로 세이셸에서 가장 럭셔리하게 먹게 된 날이 되었다. 참고로 하프 보드로 온게 너무 잘 한게 주변에는 개미 한마리 없고 밤에 차 없으면 나갈수도 없으며 걸어갈수 있는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호텔에서 돈내고 밥을 먹으면 아마 방 값만큼 나올수 있다. 참고로 아까 바닷가에서 코코넛 까주는 게 10유료였고, 트립어드바이저보면 바닷가에서 밀크 쉐이크 하나 시켜 먹었더니 50불 정도 나왔다는 믿지 못할 얘기까지 전해져오는 무시무시한 곳이 바로 세이셸이었다. 지구 반바퀴를 돌아 30시간 넘게 걸려 세이셸이라는 낯선 곳에 와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한 첫날이었다.



산넘고 물건너 온 고생을 말끔히 씻어준 웰컴 드링크

드디어 보는 세이셸의 첫 바닷가

우리 객실이 있던 junior suite 객실동

가장 기본 방이라기에는 상당히 넓고 좋은 junior suite룸


넓은 땅 덕분에 수영장도 여기저기 있어 많이 붐비지 않아 좋았다

결국 우리 세이셸 여행중 가장 럭셔리한 식사가 되었던 이날 저녁

세이셸에서 이렇게 신선한 야채를 많이 보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며칠 지나고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