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세계일주 후 첫번째 해외여행지 - 세이셸

장기여행의 가장 큰 병폐는 경제적인 타격과 더불어 평생 끊을수 없는 역마살이 아닐까. 세계일주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온 후 두세달이 지나자 슬슬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카타르 항공에서 100번째 도시 취항 기념 이벤트로 1+1 행사를 한다는 비보를 접했다. 보통 항공사에서 하는 이벤트중에서 특별히 싼 티켓은 별로 본적이 없는지라 별로 기대를 안 하고 메일을 열어 봤다. 먼 미국과 남미는 제외이고 사실 별로 갈 곳은 없겠다고 생각하며 취항지 맵을 구경하는데 세이쉘이 눈에 들어왔다.

세계일주 중 아프리카 일정을 케냐에서부터 육로로 남아공까지 가던가 세이셸, 마다가스카 또는 모리셔스 같은 동아프리카 앞의 섬나라를 보고 항공으로 남아공으로 들어가려 했었으나, 말라리아 약의 부작용때문에 시간은 촉박해 짧아졌는데 위의 루트로 비행기를 타면 둘이서 무려 3500불이나 나오는 비행기 가격 때문에 결국 이도저도 못하고 마일리지를 이용해 바로 케냐에서 남아공으로 날아간 아픈 기억이 있기에 저기 셋중에 한 군데는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카타르 항공이 세이쉘을 갔다. 게다가 1+1 프로모션 요금을 하니 가격은 무려 둘이서 왕복 210만원. 정말 평상시 가격의 절반밖에 안 하는 비용이 아닌가. 시간도 안되고 돈도 안되었지만 결국 주체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일정을 짰다.

하지만 여러 트러블끝에 시간을 만들어 냈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발권은 그리 쉽지 않았으니 프로모션의 힘이었는지 카타르 항공의 발권 사이트는 거의 디도스 공격을 받은 수준이었다. 행선지 넣고 날짜 넣고 클릭을 하면 그대로 멈춰버리고, 몇번의 시도끝에 간신히 넘어가면 그다음 페이지에서 멈추기를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반복했다. 결국 신용카드 결제의 문턱에서 사이트는 완전 뻗어버리고 서버 장애로 프로모션을 며칠 후 다시 하겠다는 공지만이 화면을 채웠다. 하룻밤을 꼴딱 새고 괜한 삽질이 아니었나 싶었지만 오히려 오기가 생겨 며칠후 미뤄진 날짜에 약속 시간 10분 전부터 쑤신 결과 티켓 구입에 성공을 했다. 고만끝의 득템이라 더욱 기쁘긴 했지만  편도당 20시간에 육박하는 트랜짓과 생각치도 못한 물가와의 전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