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1/10 세계일주를 마치며..

드디어 집에 돌아가는 날이 밝았다. 평생 오지 않을것 같은 날이 이렇게 순식간에 오다니.. 약 400일 되는 기간이 우리가 낼수 있는 맥시멈 기간이었지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날들이었다. 마지막으로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들러 스타벅스 한잔과 그 옆의 유명한 치즈가게인 Beecher's Handmade Cheese에서 grilled cheese를 하나 사서 아침삼아 먹으며 시애틀 공항으로 향했다.

유럽에서는 너무 커버할 곳들이 많은데 비해 시간이 짧아 생각대로 일정이 나오지 않았던 점 아프리카에서는 말라리아 약 때문에 귀중한 1주일을 그냥 나이로비에서 휴식을 하게 되어 결국 남아공으로 바로 가버리게 된 점. 남미에서는 도시간 이동 거리가 너무 오래 걸려 한곳에 가면 오래 있게 된 점등 아쉬운 점들 투성이다. 하지만 그 어떤 여행이 아쉬운 점이 없을까. 또 아쉬운게 많은 만큼 생각치도 못했던 일로 눈물이 날 만큼 고마웠던 순간들도 많았고 자연에, 사람에 감동받을 일도 많았다.

여행을 출발하며 모든 세부 계획을 세우지 않고 다니며 일정을 짰던것은 결과적으로 잘 한 것 같다, 어차피 짜여진 일정을 그대로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했을것 같으니 말이다. 사실 인도 이전 아시아와 호주 그리고 캐나다도 못 갔으니 세계일주라 부르기 부끄러운 점도 많아 상황이 허락해 준다면 파트2로 나머지 부분을 돌수 있으면 좋겠는데 과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하고 제3의 고향인 스리랑카에서 그랜드 피날레로 마치고 싶은데 하며 또한번 꿈만 꿔 본다.

여행을 하며 가장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역시 인생의 동반자인 와이프와 함께 무사히 마쳤다는 것이다. 물론 몇번 크게 싸우기도 했지만 이정도면 생각했던 것보다는 의견충돌도 많이 없었고 가끔은 체력이 딸려 힘들때도 궁시렁거리면서라도 따라와 준게 고맙고 그리고 같이 감동을 느낄땐 그 감동도 배가 되는 시간이었다. 약 400일*24시간을 거의 떨어지지 않고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같은 시간들이었다. 이제 비행기를 오르면 마치 꿈에서 깨어나듯 현실의 세계로 돌아간다.

 

가는 날이라고 오늘의 시애틀 날씨는 보기 드믄 매우 맑음

우리와 아이스란드와 여기에서 같이 해줬던 Aveo


Beecher's의 유명한 치즈로 만든 그릴드 치즈

특별한 첨가물 하나 없지만 너무나 맛있었다

스타벅스까지 to go해서 공항으로 출발

1년여만에 타보는 한국 비행기

무엇보다 비빔밥이 반가웠다

진짜 집으로..

 

ps. 글을 쓰는 것도 최대한 현실감 있도록 실시간으로 쓰려는 의지는 있었으나 결국 여행기간의 두배인 1년에 더 걸려서야 다 쓰게 되었습니다. 중간중간 매우 지루한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여행 하루하루를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ㅋ 오타도 교정하지 못하고 포맷도 보기 불편하고 내용도 엉망인 부분도 많지만 부족한 글을 그동안 꾸준히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앞으로 하나둘씩 천천히 수정해 나갈 계획입니다.